▲ 이마트위드미 김성영 대표이사 ⓒ뉴시스

신세계 편의점 ‘이마트24’, 골목상권 침해 이어 변종 SSM 논란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 강갑봉 회장 “이마트24는 새끼 이마트”

【투데이신문 윤혜경 기자】 “지금 있는 편의점만 해도 포화상태인데, 프리미엄이란 명목으로 새끼 이마트인 ‘이마트24’를 운영하는 것은 신세계의 탐욕이다”

신세계그룹이 기존 ‘이마트위드미’에서 ‘이마트24’로 사명을 변경하고 앞으로 3년간 3000억원을 투입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키워나겠다고 추진한 편의점 사업이 시작부터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공세적인 경영전략을 두고 소상공인들의 골목상권 침해 우려가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를 비롯한 소상공인들은 신세계그룹의 이번 편의점 사업이 단순 사명 변경에 그치는 게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사실상 이미 포화상태인 시장에 공격적으로 점포 수를 확장하는 것은 골목상권 침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 위드미 편의점 ⓒ뉴시스

브랜드 인지도 높이기 위해 상호에 ‘이마트’ 내세워
신세계 측 “올해 안에 점포 수 1000점가량 늘릴 계획”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위드미는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의 편의점 육성계획에 따라 브랜드 파워를 높이기 위해 이달부터 기존에 운영하던 편의점 ‘위드미’를 프리미엄 편의점 ‘이마트24’로 변경하고 있다.

이마트24의 전신인 위드미는 신세계그룹이 지난 2014년에 론칭했다. 비록 편의점 업계의 후발주자지만, 공격적인 출점과 ▲24시간 영업 ▲로열티 ▲영업 위약금이 없는 이른바 ‘3무 전략’으로 주목 받았다. 이 같은 전략에 힘입어 위드미는 론칭 1년 만에 점포 수 1000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그러나 점포 수 1만 점이 훌쩍 넘는 CU와 GS25 등 편의점 선두주자들보다 점포 수가 적다보니 브랜드 인지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평이 꼬리표처럼 뒤따랐다.

이에 신세계그룹은 사명은 물론 경영전략 등 편의점 사업의 대대적인 변화를 추진했다. 이마트위드미 김성영 대표는 지난달 13일에 열린 ‘이마트위드미 기자간담회’에서 “위드미의 사명을 이마트24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이마트’를 상호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에게 신세계 그룹이 운영하는 편의점이란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다.

신세계그룹은 기존 2133개(올해 6월 기준)의 점포를 올해 안으로 1000점 가량 더 늘릴 계획이다. 위드미의 공격적인 전략을 이어가는 것이다.

이어 김 대표는 “가맹점주에게 실패 없는 창업 기회를 주기 위해 신규 점포를 내면 실적이 검증되는 시점까지 가맹계약을 맺지 않고 직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보다 적극적인 경영방침도 내비쳤다. 다만 소상공인 반발을 예상한 듯 “골목상권 논란이 있을 수 있어 직영 운영 기간은 최소한으로 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소상공인의 시각이 곱지만은 않다. 가뜩이나 포화상태까지 이른 편의점 시장 확대로 소상공인을 비롯한 전반적인 자영업자가 설 곳을 잃어 가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그룹마저 공세적으로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강갑봉 회장 ⓒ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기존 SSM 이마트에브리데이 변형·축소판에 불과
강 회장 “겨우 연명하는 자영업자에 폭탄 던져”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강갑봉 회장은 신세계그룹의 이마트24 출점과 관련해 “골목상권을 침해한다”고 비판했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강갑봉 회장은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편의점도 이제는 포화상태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업종 중에서 편의점 영업이익이 제일 낮았다”라며 “편의점주 대다수가 월 200만원도 못 버는 실정에 신세계그룹이 공격적으로 (출점)하는 것은 ‘우리만 살겠다’는 이기주의이자 탐욕이다. 죽지 못해 연명하는 자영업자에게 폭탄을 터뜨리는 것과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골목상권 논란성 때문에 신규점포 운영을 최소한으로 하겠다는 신세계그룹의 향후 전략에 대해 강 회장은 “직영점을 하든 가맹점을 하든 (골목상권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

상호 중 ‘24’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위드미로 편의점 사업을 시작 할 당시 3무(無) 전략 중 하나로 24시간 운영을 안 하겠다고 내세운 바 있다. 하지만 24라는 숫자를 상호에 넣으면서 약속을 어기고 24시간 운영으로 방침을 변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마트위드미 김성영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점주에게 24시간 영업을 강제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며 기존 방침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이마트24는 이름만 바꾼 편의점이 아닌 이마트 PB 상품을 적극 판매하는 사실상 ‘변종 SSM’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강 회장은 이마트 24를 “작은 새끼 이마트”라고 표현했다.

이마트24에서는 소비자의 눈에 가장 잘 보이는 ‘골든존(Golden Zone)’에 이미 대형마트로 브랜드를 구축한 이마트의 PB 상품인 ‘노브랜드’, ‘피코크’를 진열 및 판매하고 있다. 기존 SSM 이마트에브리데이의 변형, 또는 축소판에 불과하다는 시각이다.

사업등록만 편의점으로 돼 있을 뿐 매장에 가성비 좋다는 호평이 이어지는 이마트 PB 상품인 노브랜드, 피코크가 주를 이뤄 사실상 이마트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현재 SSM은 규제에 따라 의무적으로 월 2회 휴점을 시행하고 있지만, 편의점은 어떠한 제재도 받고 있지 않다.

이와 관련해 신세계그룹 측은 이마트24는 SSM이 아니라고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SSM이 아니다. 논란이 있고, 문제가 된다고 하는 것은 다 언론뿐 ‘실제 논란이 있다’라고 얘기하시는 분도 안 계신다”라며 “엄연히 편의점업계고, 관련 점주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데, 사명만 이마트24로 바꿨다고 해서 SSM이라 하는 건 잘못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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