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뉴시스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경찰이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자택 공사 과정에서 불거진 횡령 의혹과 관련해 관련 임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총수일가에 대한 소환 조사 방안도 검토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앞서 지난 주 유사한 혐의로 압수수색을 받은 이건희 회장 등 삼성그룹 총수일가에 대한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경찰청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한진그룹 건설부문 고문 김모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4일 밝혔다. 김씨의 영장실질심사는 16일쯤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경찰은 더 나아가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씨와 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도 이번 사건과 관련돼 있을 것으로 보고 소환 조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달 7일 특수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 등)혐의로 대한항공 본사와 칼호텔네트워크를 압수수색했다. 칼호텔네트워크는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자회사로 호텔 업무를 담당한다.

경찰은 대한항공이 지난 2013년 5월부터 2014년 8월 사이에 조 회장의 자택 인테리어 공사비용 중 일부를 같은 시기 진행되던 인천 영종도 그랜드 하얏트 호텔 신관 신축공사 비용인 것처럼 위장해 회삿돈을 횡령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발생한 횡령금액이 최소 5억원에서 많게는 3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이번에 구속영장을 신청한 김씨가 이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있다. 이와 함께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씨와 딸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도 소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따로 입장을 밝히긴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조 회장 일가와 함께 자택 공사비 횡령 의혹을 받고 있는 이건희 삼성그룹 총수 일가에 대한 수사로 확대 여부도 관심을 받고 있다.

삼성 측 또한 지난 2008년 10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이 회장 가족 주택의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 공사 업체에 정식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고 차명계좌에서 발행한 수표 등으로 대금을 지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이달 7일 이 회장 자택 관리사무소에 압수수색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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