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송선희 기자】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이 새로운 살인범의 등장으로 잊혀졌던 살인습관이 되살아나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원작 소설을 쓴 김영하 작가는 자신의 소설이 영화화된 것에 대한 설레는 마음과 함께 영화에 대한 극찬을 쏟아냈다.

지난 2013년 출간된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은 사전 예약 판매만으로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은 물론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이라는 파격적인 설정과 빠른 전개, 반전 결말까지 고루 갖춘 소설은 출간 직후 영화화 제안이 쏟아졌고, 그 동안 스릴러 액션 장르에서 탁월한 감각을 선보여 온 원신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김영하 작가는 “소설에 없던 생각지 못한 설정들이 매우 흥미로웠다. 소설을 그대로 재현했다면 만족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원작의 신선한 설정은 지키면서 전체적인 구성을 새롭게 한 원신연 감독의 연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원신연 감독은 소설에서 70대로 묘사된 ‘병수’를 50대 후반으로 바꿔 ‘태주’와의 대결을 더 긴장감 있게 담아냈다. 또한 소설 속 ‘태주’가 차갑고 냉혹한 사냥꾼으로 묘사되어 있는데 반해 영화에서는 평범한 순경으로 등장시켜 그가 진짜 새로운 연쇄살인범인지, 기억을 잃어가는 ‘병수’의 망상인지 끝까지 헷갈리게 만들었다. ‘병수’의 오랜 친구이자 파출소 소장 ‘병만’을 필두로 새로운 캐릭터들도 추가해 극의 긴장감과 드라마의 밀도를 더욱 높였다.

김영하 작가는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극찬도 아끼지 않았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병수’로 독한 변신을 선보인 설경구에 대해 “배우의 연기가 소설에 묘사된 그대로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설경구를 보고 느꼈다. 처음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제격이라 생각했는데, 내가 생각한 ‘기억을 잃어가는 살인자’의 모습을 아주 잘 잡아냈다”며 놀라움을 드러냈다.

‘태주’로 분해 선과 악을 넘나드는 연기를 펼친 김남길에 대해서는 “내가 감독이었더라도 우선 캐스팅을 고려했을 것 같다. 여러 겹의 표정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좋은 얼굴을 가졌다”라고 극찬했다. 이어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은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맛이 있다. 특히 설경구와 김남길의 대결 장면은 압도적이다”고 전했다.

“소설과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보며 관람하는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김영하 작가의 말처럼,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은 소설과는 또 다른 볼거리로 관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영하 작가의 소설을 영화화하며 주목을 받고 있는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은 오는 9월 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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