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전자랜드(현 SYS리테일)의 실적 악화가 지속되는 상황에도 오너 일가가 계열사로부터 높은 배당금을 챙겨 도마 위에 올랐다.

SYS리테일과 SYS홀딩스가 지난 10년간 실적 악화가 계속된 가운데 경영에 대한 책임이 있는 오너 일가는 거액의 배당금을 수령하면서 무늬만 책임경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이 뿐만 아니라 홍봉철 회장의 2세들이 지분을 취득한 후 매출이 급성장하면서 회사 경영 상황이 호전될 것을 알고 두 자녀에게 지분을 승계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이다.

SYS홀딩스·리테일 경영 악화 지속

13일 업계에 따르면 SYS리테일은 지난 10년간 경영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07년 매출 6433억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매출 5226억원을 기록하면서 18.8%나 감소했다. 이처럼 경영 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면서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28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경쟁사인 롯데하이마트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지난해 하이마트는 지난해 매출 3조9394억원, 영업이익 1745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롯데하이마트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11%, 8.97%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하이마트가 2012년 롯데그룹에 인수되면서 반사이익을 본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지만 전자랜드 역시 지난해부터 메가마트나 하나로마트 등에 입점하며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하이마트 혼자만 반사이익을 봤다고 볼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또한 지난 10년간 롯데하이마트의 매출 상승률은 176.39%에 이른다. 2007년 1조4253억원에서 지난해 3조9394억원을 기록하면서 매출이 두 배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 때문에 같은 기간 역성장한 전자랜드와 비교된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실적 악화 속에서도 홍봉철 회장은 계열사로부터 거액의 배당금을 챙겼다는 점이다. SYS리테일의 최대주주는 현재 48.3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SYS홀딩스로 이 회사는 2011년 SYS리테일(당시 전자랜드)에서 인적분할 됐다.

현재 용산에서 임대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SYS홀딩스는 지난해 매출 186억원, 영입이익 25억원, 당기순이익 11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지분 63.16%를 보유한 홍봉철 회장이다. 이어 홍 회장의 친형인 고려제강 홍영철 회장과 ㈜고려제강이 각각 15.54%와 12.0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SYS홀딩스 역시 SYS리테일과 마찬가지로 2009년부터 매출 하락으로 인한 영업 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거듭해온 상황이다. 그러나 SYS홀딩스는 그해 중간배당 7억2660만원을 포함해 총 14억5320만원의 배당금을 지급, 최대주주인 홍 회장과 2대주주인 홍영철 회장은 각각 9억2000여만원과 2억3000여만원의 배당금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회사는 적자가 계속됐지만 오너 일가는 2012년까지 매년 배당금을 챙겼다.

2010년에는 18억원대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나 12억1100만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2011년에는 그해 영업이익인 3억1410만원의 3배가 넘는 9억6680만원을 배당했다. 2012년에는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지만 중간배당액 2억4240만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처럼 실적 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경영 악화에 대한 책임이 있는 홍 회장 일가가 거액의 배당금을 타가면서 이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2세들 지분 취득 후 영업이익 급성장?

이 뿐만 아니라 홍 회장은 2세들이 지분을 취득한 것과 관련해서도 세간의 입방아에 올랐다.

SYS리테일은 2015년까지 30억원에 가까운 누적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당시 주요 주주는 SYS홀딩스 48.3%, 홍봉철 회장 29.8%, 기타 21.9% 순이었다.

그러나 2016년 홍 회장의 장남인 SYS리테일 홍원표 부장이 18.89%, 장녀 SYS글로벌 홍유선 이사가 11.45%의 지분을 취득하면서 새롭게 주주에 포함됐다. 반면 홍 회장의 지분은 7.44%로 감소했다.

문제는 이후 발생했다. 홍 회장의 2세들이 지분을 취득한 후 영업이익이 급성장한 것이다.

이듬해 SYS리테일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28억9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것과 달리 32억8000만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새롭게 주주에 포함된 홍 회장의 자녀들이 상당한 시세차익을 거두게 됐을 것이란 의혹의 눈초리가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2세 승계를 위한 편법 증여가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2016년 회사 경영 상황이 호전될 것을 알고 두 자녀에게 지분을 승계했다면 위법 소지가 있는 만큼 상황에 따라서 편법 증여로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SYS리테일 “경영 악화 아냐”

편법증여 의혹에 대해 SYS리테일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SYS리테일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경영 악화는 아니다. 매출은 SYS리테일쪽이 줄어든 것은 사실인데, 농구단을 갖고 있는데 농구단에 들어가는 비용이 매년 50억원 정도 된다. 금액이 숫자적으로는 그렇게 보이지만 그 부분을 빼면 사실 회사는 적자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공시 지표에는 (농구단에 들어가는 비용이) SYS홀딩스 전체 손익에는 포함돼있지만 그걸 하나하나 (공시해 놓은 건 없고) 통합해서 보시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배당금은 경영 자금에서 준 건 아니고 주주총회 통해서 SYS홀딩스에 잉여금이 있었는데 잉여금을 가지고 기업을 운영하는 세금이나 이런 걸 오너가 내야하니까 세금 유지 차원에서 잉여금 범위 내에서 (배당금을) 받아서 세금으로 낸 것”이라며 “오너 분이 사적으로 활용한 건 아니다. 2012년도 이후로는 배당을 안했고 2016년에는 흑자가 났는데도 배당 안했다”라고 설명했다.

배당금 내에서 세금으로 들어간 비용이 얼마나 되는 지 묻자 “그건 정확히 파악된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홍 회장 2세가 지분 의혹과 관련해서는 “(2세들의 지분 취득 후에) 매출이 급성장한 건 아니고 이익이 좀 났다. 15년도 16년도 매출 차이는 별로 안 나고 16년도는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매년 흑자를 내려고 하는데 흑자가 안 나는 것뿐이었고 지난해에는 정부에서 여름에 10% 에너지효율 1등급 환급 제도나 정부의 지원이 있어서 판매량이 늘고 그래서 비용 절감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 일뿐) 주식 증여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증여를 하면서 뭔가 혜택을 보려고 한 부분은 없다. 세금 문제나 그런 건 국세청에 다 신고하고 세금절차 납부를 하고 증여를 한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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