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시스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첫 단추인 자구계획안이 채권단으로부터 반려됐다.

박 회장은 회생에 실패할 경우 우선매수청구권까지도 포기하겠다며 승부수를 던졌지만 채권단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13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전날 중국 공장 매각, 유상증자 등을 담은 자구계획안을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박 회장은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금호타이어가 보유한 1300억원 규모의 대우건설 지분을 매각하는 한편 중국 사업을 정리하는 방안 등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회장은 이 같은 자구계획안이 실패할 경우 금호타이어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한다는 내용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채권단은 박 회장의 제출한 자구계획이 구체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유상증자의 경우도 누가 어떤 구조로 하는지 또 목표치를 실현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고 매각을 제시한 대우건설 지분도 이미 채권단이 담보로 설정한 것들 뿐”이라고 자구계획안의 부실함을 지적했다. 이와 함께 중국 공장의 경우도 차입금이 많아 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채권단은 다음주께 열리는 주주협의회 이전에 보다 상세한 자구계획안을 제출받아 적절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채권단의 반려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최고 경영진은 오늘 자구안과 관련해 그룹 차원의 구체적 이행 계획에 대해 설명하겠다고 나섰다.

자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박 회장의 경영권이 박탈될 수 있다. 앞서 채권단은 자구계획을 제출하지 않거나 주주협의회의 동의를 얻지 못할 경우 경영진에 대한 즉각적인 해임 절차를 진행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채권단은 경영진단이나 실사를 통해 회사의 회생 가능성을 따져보고 필요할 경우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까지도 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