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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이 도시바 반도체사업부(도시바 메모리)의 인수 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0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시바는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미국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탈이 이끌고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한미일 연합에 도시바 메모리를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은 없다”며 “이사회 의결이 됐다하더라도 인수 확정 단계는 아니고 인수대상자로 선정된 정도”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한·미·일 연합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협상과정에서 도시자가 입장을 선회한 전력이 있는 만큼 최종적으로 어떤 결론을 내릴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앞서 SK하이닉스는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이끌고 애플과 델, 시게이트, 킹스톤테크놀로지 등이 참여한 한미일 연합을 통해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경쟁 상대는 미국 WD(웨스턴디지털)이 소속된 ‘신(新) 미·일 연합’과 대만 홍하이정밀(폭스콘)이다.

당초 유력한 인수후보였던 한미일연합이 지난 6월 우선협상대상자로도 선정됐지만 이후 WD가 소송전을 벌이며 강력히 반발, 한때 협상 축이 옮겨지기도 했으나 지난달 말 한미일 연합에 미 애플이 참여하면서 혼전을 거듭했다.

도시바 인수자 선정 기대감에 주식시장에서는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반응이 뜨겁다.

이날 오후 1시48분 현재 SK하이닉스는 전일대비 0.25% 오른 7만9400원에 거래 중이다. 오후 장중 한때 8만11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썼다.

SK하이닉스로서는 세계 2위 낸드플래시 생산업체인 도시바를 간접적으로나마 품게 되면 그동안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낸드플래시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계기를 만들게 된다. 올해 2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도시바의 점유율은 삼성전자(38.3%)에 이은 2위(16.1%)였다.

한편, 이번 인수로 낸드플래시 경쟁력 개선에 대한 기대감 만큼이나 성과와 재무적 부담 등 우려섞인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도시바 경영권 지분을 온전하게 직업 인수하는 형태가 아니라 얼마나 실효적 성과로 이끌어 낼지는 과제로 꼽히고 있다.

이날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인수 참여 목적인 도시바의 기술이나 생산량에 얼마나 접근이 가능할지 여부가 관건”이라며 “인수 성공 후에도 지분의 50.1%를 보유할 일본 측에서 SK하이닉스에 대해 기술이나 생산량 유출을 엄격히 제한할 경우 하이닉스 입장에서 투자의 실익이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인수과정에서 발생할 자금유출 등으로 재무적 악영향 가능성도 제기됐다.

NICE 신용평가는 이날 “SK하이닉스는 컨소시엄이 인수에 성공할 경우, 사업상 긍정적인 영향 외에 부정적인 영향도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NICE신용평가는 “결과와 관련해 상반되게 나타나는 사업적, 재무적 영향을 감안할 때, 도시바 반도체 매각이 SK하이닉스 신용도에 미치는 즉각적인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되지만 진행 상황이 가변적이라 지속적인 모니터링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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