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논란⑳] 엄마사랑 간편식 ‘식사에 반하다’, ‘랩노쉬’ 표절 논란
[원조 논란⑳] 엄마사랑 간편식 ‘식사에 반하다’, ‘랩노쉬’ 표절 논란
  • 윤혜경 기자
  • 승인 2017.09.2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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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이그니스의 랩노쉬 (우)엄마사랑의 식사에 반하다 <이그니스 공식 홈페이지 캡처>

엄마사랑 ‘식사에 반하다’, ‘랩노쉬’ 모방 논란
“표절이다”vs“아니다” 양측 팽팽한 진실 공방

【투데이신문 윤혜경 기자】 물을 넣고 흔든 뒤 마시기만 하면 간단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간편식’이 인기인 가운데 업계 후발주자인 엄마사랑이 표절 논란으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엄마사랑은 지난 8월 간편식 ‘식사에 반하다’를 출시한 뒤 국내 대형마트인 홈플러스를 통해 제품을 판매해왔다.

그런데 최근 홈플러스가 전 매장에서 엄마사랑의 제품을 철수하기 시작했다. ‘식사에 반하다’가 이그니스의 ‘랩노쉬’를 표절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비롯한 각종 SNS에서는 ‘간편식 업계 후발주자인 엄마사랑의 식사에 반하다가 이그니스의 랩노쉬를 모방한 제품으로 보인다’라는 내용이 담긴 게시물이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으며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 <이그니스 공식 홈페이지 캡처>

랩노쉬‧식사에 반하다, 다른 건 가격뿐?
디자인부터 제품 특징, 메뉴까지 유사

이그니스의 랩노쉬는 지난 2015년 10월에 출시된 제품으로 투명한 보틀에 맛별로 다양한 분말이 들어있으며, 보틀에 적당량의 물을 넣고 흔들면 간단한 한 끼 식사가 완성된다.

맛도 다양하다. 랩노쉬는 ‘허니콘’, ‘블루베리요거트’, ‘자색고구마’, ‘그린씨리얼’, ‘그래놀라요거트’, 우바밀크티‘, ’쇼콜라‘, ’플랫애플모링가‘, ’플랫바나나‘, ’플랫그레인‘, ’플랫토마토‘ 등 11가지 맛으로 구성됐다.

디자인도 깔끔하다는 평이다. 허니콘 제품의 경우 옥수수가 연상되는 노랑색을, 블루베리 요거트의 경우 블루베리가 떠오르는 연보라색 등 보틀에 담긴 분말과 관련 있는 색상을 그라데이션 방식으로 제품에 입혔다.

또 용기 전면부에 백색 직사각형을 넣은 뒤 잘 보일 수 있도록 검은색으로 제품명을 기입해 제품의 이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이뿐만 아니라 용기 옆면에 물 붓는 양을 표기해 소비자의 편의성도 높였다.

그런데 문제는 이 같은 랩노쉬 제품 특성과 디자인이 식사에 반하다 제품에서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메뉴 이름과 맛도 겹치는 부분이 상당 있었다. 식사에 반하다는 총 6개(크랜베리요거트, 블루베리요거트, 다크쇼콜라, 밀크티, 5곡선식, 플랫바나나)의 제품을 판매하는데, 그 중 블루베리요거트와 플랫바나나, 다크쇼콜라, 밀크티 등의 메뉴가 랩노쉬와 동일했다.

상당 부분이 겹치지만 두 제품의 가격은 큰 폭으로 차이가 났다. 식사에 반하다는 홈플러스에서 6개 1만원에 판매됐다. 1개당 1700원꼴인 셈이다. 랩노쉬는 올리브영에서 7개 1만9900원(플랫 그레인‧플랫 바나나‧애플 모링가)~2만6900원(쇼콜라 등 나머지 제품)에 판매된다. 개당 2800원~3800원 정도인 것이다. 이처럼 한 병당 많게는 2100원 정도까지 차이가 나다 보니 가격 경쟁력 부분에서 식사에 반하다가 우위를 선점하게 된다. 비슷한 제품이라면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심리가 작용할 수밖에 없다.

▲ 랩노쉬 제품 <이그니스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그니스 “‘식사에 반하다’, 랩노쉬 모방 제품”
엄마사랑 “유사품 多…랩노쉬와 다른 부분 있어”

두 제품이 유사한 탓에 소비자가 식사에 반하다를 랩노쉬로 오인 및 혼동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그니스가 엄마사랑의 식사에 반하다가 시중에 유통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경위도 홈플러스에서 판매하는 식사에 반하다가 이그니스의 제품이냐고 묻는 소비자들의 문의 때문이었다고 한다.

잇단 소비자 혼동에 결국 이그니스 측은 자사 공식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홈플러스를 통해 판매되는 ‘식사에 반하다’ 제품은 형상, 모양, 색채, 광택 등 당사의 랩노쉬 제품을 거의 모방했다”라고 입장을 밝히며 엄마사랑 측에 ‘부정경쟁방지법’ 관련 내용증명을 보냈다.

이그니스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소비자들이 제품 유사성 때문에 (식사에 반하다를) 당사 제품으로 혼동하는 경우가 있어 엄마사랑 측에 내용증명을 보냈다. 그런데 엄마사랑 측이 ‘많은 유사제품이 있기 때문에 우리 제품만 유사품으로 보긴 어렵다’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지금 소송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제품과 관련해 특허 출원이 돼 있냐고 묻자 이 관계자는 “사전 정보가 부족해 (특허등록을) 하지 못 했다. 디자인 특허는 출시 후 6개월 이내에 등록해야 하는 것으로 안다. 그래서 디자인과 관련해서는 소송을 진행하지 못한다”라고 답했다.

현재 올리브영, CU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랩노쉬의 디자인은 2017년 3월에 리뉴얼됐다. 그러나 디자인 특허 출원을 받지 못 했기 때문에 디자인과 관련한 소송은 진행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엄마사랑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했지만 닿지 않았다. 다만 엄마사랑 측도 자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당사의 제품은 랩노쉬와 다른 부분이 있다고 입장을 내며 표절 논란을 반박했다.

엄마사랑 측은 “랩노쉬 타입의 보틀은 이미 타회사에서도 사용돼 왔고, 그라데이션 기법과 물 붓는 선의 표현 방법도 랩노쉬만의 특허가 아니다”고 표절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면서 “랩노쉬(이그니스)의 (모방)주장으로 인해 엄마사랑 ‘식사의 반하다’ 론칭이 지연돼 막대한 피해를 감수하고 있다. 앞으로 사실관계 확인 없이 악의적인 무분별한 댓글 시 강력한 법적 대응 하겠다”고 밝혔다.

▲ 엄마사랑의 반박 내용 <엄마사랑 공식 홈페이지 캡처>
▲ 엄마사랑 측이 자사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반박글 중 일부 <엄마사랑 공식 홈페이지 캡처>

법조계서도 각기 관점 달라 의견 분분
“법적보호 힘들어”vs“콘셉트·모티브 유사”

이처럼 이그니스와 엄마사랑이 자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모방이다”와 “아니다”로 갑론을박을 벌이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도 이를 보는 관점이 각기 달랐다.

특허사무소 소담 서교준 변호사는 표절 논란이 불거진 게 음식이기 때문에 이그니스가 법적으로 보호받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 판단했다.

서 변호사는 “육안으로 봤을 때 외형적으로 흡사하다는 느낌을 받더라도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록 선발주자가 제품을 먼저 출시했다고는 하나, 그 이전에도 간편식 시장에서는 구체적인 성분은 다를 수 있지만 비슷한 제품들이 있었다. 따라서 (랩노쉬가) 최초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만약 두 제품의 성분이 같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성분이므로 법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는 선발주자가 먼저 그 성분을 사용했는지, 후발주자가 카피했는지도 불분명하다. 법적으로 보호받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디자인에 정통한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그니스 랩노쉬의 손을 들며 엄마사랑의 식사에 반하다가 디자인이 흡사해 일반 소비자에게 혼동을 줄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관계자는 “디자인(콘셉트와 모티브 등 포함) 카피 이슈가 문제 되는 경우, 완전한 데드 카피(dead copy, 타사제품을  모방해 만드는 것)가 아닌 한, 먼저 양 디자인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구체적으로 비교 판단해야 한다. 즉, 양 디자인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파악한 후 상대적으로 판단했을 때 공통점이 우세하면 카피이고, 차이점이 우세하면 카피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본 사안에서는 차이점이 우세하다고 주장하는 입장(엄마사랑) 제품이 공통점이 우세하다고 주장하는 입장(이그니스)의 제품과 콘셉트 및 모티브가 유사하다고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부정경쟁행위 여부에 초점을 뒀다. 법무법인 KCL 김범희 변호사는 “이그니스의 상품 용기가 특허청에 상표나 디자인으로 등록돼 있지 않다면, 부정경쟁행위 여부가 문제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의 부정경쟁행위와 (자)목의 부정경쟁행위가 충족된 상태라면 (이그니스 측은) 이(랩노쉬) 용기와 출처의 오인이나 혼동을 가져올 수 있는 유사한 용기에 대해서는 침해중지나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첨언했다.

제조사 양측에 이어 전문가들도 설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논란이 불거진 제품을 유통한 홈플러스는 “유통사이기에 관여할 게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 제품은 홈플러스에서만 판매한 게 아니라 다른 대형마트에서도 판매됐다”며 “(이번 이슈는) 제조사끼리의 카피 문제라 판단해 우선 판매를 중단했다. 잘 합의가 되면 판매 재개를 검토해 보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