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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시중은행보다 높은 예대마진을 거둬온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이학영 의원이 금융감독원, 케이뱅크 및 카카오뱅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의 예대금리차가 2.5%로 시중은행 및 인터넷전문은행 전체를 통틀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예대금리차는 금융기관이 대출로 받은 이자에서 예금에 지불한 이자를 뺀 나머지를 말하는 것으로 은행 수입의 원천이다. 예대금리차가 크면 클 수록 은행의 수입은 늘어나게 된다. 반면 돈을 빌린 대출자나 맡긴 예금자는 그만큼 큰 부담을 지게된다.

올해 2분기 4대은행 (신한 우리 KB국민 하나)의 예대금리차는 1.75%포인트에서 1.96%포인트 사이에 형성돼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7월~8월 예대금리차는 1.76%포인트, 1.73%포인트 였다. 하지만 올 4월부터 영업을 시작한 K뱅크는 7월~8월 2.50%의 예대금리차를 기록했다.

올해 2분기 시중은행은 2년만에 최대 예대금리차를 기록해 예대금리 적정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그런데 케이뱅크의 예대금리차 수준은 이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비슷한 시기에 출범한 카카오뱅크와도 차이가 크다.

이와 관련해 이학영 의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 목적은 금융소비자의 수요 충족 및 대한민국 금융서비스 수준의 발전이지 은행의 폭리형 수익 창출이 아니다”라며, “케이뱅크는 인가 때부터 특혜의혹이 있는 만큼 이번 예대금리차 문제 또한 국정감사에서 제기해 금융당국의 조사를 요청하겠다”고 지적했다.

앞서 케이뱅크는 높아지는 대출금리가 논란이 돼왔다. 최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케이뱅크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5.59%로 전달(3.76%)보다 무려 1.83%포인트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4.2%인 것과 비교하면 1.39%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다.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의 지난달 말 기준 신용대출 평균금리(3.6%)와 비교해도 1.5배가량 높다.

반면 저금리 시장은 줄었다. 지난달 케이뱅크가 4%미만 금리로 대출한 비중은 21.6%로 전달(70.7%)보다 49.1%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8%이상 이자를 받는 비율은 0.8%에서 2.6%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당초 중금리 대출 활성화라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취지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금리 상승 배경에는 몰려드는 대출수요를 감당하지 못한 케이뱅크의 자본력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초 케이벵크가 확보한 자본금 2500억원이 대부분 소진돼 추가로 자금을 확충해야 하는 상황이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10일 이사회를 열고 주당 5000원, 2000만주 규모의 신주발행을 결정했다. 보통주 1600만주, 전환주 400만주로 총 1000억원 규모다. 이와 관련해 케이뱅크는 오는 27일 증자결과에 따라 주주별로 최종 신주배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분위기는 녹록치 않다. KT 등 주요 주주사들은 은산분리 완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은행법 개정이 어려워 지자 증자에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은 은산분리 원칙을 완하하는 법 개정을 요구해 왔지만 재벌의 사금고화 방지를 위한 원칙에 특혜를 줄 이유가 없다는 반발이 만만치 않다.

반면 후발주자이자 경쟁업체인 카카오뱅크가 무리없이 자본확충을 해 나가고 있다. 지난 5일 카카오뱅크는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 지어 자본금을 기존 3000억 원에서 8000억 원으로 대폭 늘리는데 성공했다.

이렇다 보니 업계 일각에서는 케이뱅크의 악화된 재무환경을 이용해 은산분리 완화 돌파구로 삼고자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은산분리 등 규제 문제를 논하기 전에 케이뱅크의 경영상 문제점은 없는지 따져봐야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실제 올 상반기 케이뱅크는 설립 자본금 2500억원의 16%인 405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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