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디스트릭트Y·파워플랜트·오버더디쉬 등 각종 공간 잇따라 성공시킨 OTD 손창현 대표

 

국내 최초로 맛집 편집숍인 ‘셀렉트 다이닝’ 개념 도입
손대는 곳마다 인기몰이…미국·홍콩서도 입점 제안 받아
방문객 중심으로 공간 재창조…소상공인 상생까지 고려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여의도에서 직장을 다니면서 ‘정말 먹을 데 없다’고 생각하던 기자의 흥미를 단숨에 사로잡은 곳이 생겼다. 우연히 점심 약속으로 들르게 된 디스트릭트Y는 술집, 빵집, 커피숍, 밥집 등 각양각색의 맛집들로 가득 차 있었다. 흔히 식당들이 모여 있는 다른 건물과 다르다고 느낀 건 그동안 많이 봐왔던 대형프랜차이즈가 아닌 처음 보는 이름의 가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대체 이런 곳을 만든 사람은 누구일까’ 하는 궁금증에 찾아보니 그가 손 댄 곳은 여기뿐만이 아니었다. 디스트릭트Y를 비롯해 광화문 D타워의 파워플랜트, 시청의 오버더디쉬 등 손대는 공간마다 잇따라 성공시키며 ‘미다스 손’으로 일컬어지는 그는 바로 셀렉트 다이닝(Select dining) 전문 업체 OTD 손창현 대표이다.

손 대표는 곳곳에 숨겨진 유명한 맛집을 공간에 재배치함으로써 죽어있던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덕분에 손님들은 한 공간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음식을 아주 흡족하게 고를 수 있게 되니 그가 손대는 공간마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렇듯 그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사람’을 먼저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철저히 손님 입장에서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먹고 싶어 하는 지만 생각한다. 다른 식음매장들이 인기를 끌만한 아이템을 먼저 선별하고 그 아이템에 맞는 장소를 물색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행동이다.

손 대표가 잊지 않는 점은 또 있다. 그는 자신이 만든 공간이 상생의 시발점이 된다는 생각 아래 주변의 상권을 살리고 소상공인들과 상생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투데이신문>에서는 이처럼 ‘사람 냄새’ 나는 손 대표와 논현동 그의 사무실에 얘기를 나눠봤다.

 

Q. 국내 최초로 ‘셀렉트 다이닝’ 개념을 도입했다고 들었다.

: ‘셀렉트 다이닝’이 외국에서 들어온 개념인 줄 아시는 분이 많은데 이 단어 자체는 제가 만든 고유명사다. ‘오버더디쉬’를 론칭하면서 우리 브랜드의 성격을 좀 명확하게 인지시키기 위해서 만든 단어였다. 그런데 그 개념이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생각해 많이 쓰기 시작하면서 업계에서 일반 명사화됐다. 외국에서 ‘셀렉트 다이닝’과 가장 비슷한 개념의 단어가 ‘푸드홀(Foodhall)’이다. 옛날에 음식점이라고 하면 하나의 브랜드가 하나의 매장을 운영하는 게 기본 콘셉트였는데 지금은 여러 가지 브랜드들이 복합적으로 공간을 구성하고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배치되는 그런 트렌드를 외국에서는 푸드홀이라고 지칭하고 있다.

Q. 셀렉트 다이닝을 한 마디로 정리한다면.

: 기존의 푸드코트와 달리 방문객들의 성향에 맞게 유명 맛집을 큐레이팅(Curating)하는 것이다. 저도 예전에 직장생활 할 때 점심시간이면 항상 ‘뭐 먹지’하고 생각했다. 그럴 때마다 먹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서 이것저것 같이 먹을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에 푸드코트를 가면 너무 퀄리티(quality)가 떨어지는 곳이 많았다. 그 때 ‘푸드코트에 들어가지 않은 좋은 브랜드들만 모아놓은 복합공간이 없을까’ 생각했던 게 셀렉트 다이닝을 하게 된 시작이 아니었을까 싶다.

Q. 건축을 전공했는데 건축디자인이 아닌 부동산개발과 식음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 서울시립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설계사무소에서 1년 정도 일을 했었다. 그 때 미국에서 느낀 건축가의 모습은 디벨로퍼(developer)에 가까웠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와서 좋은 디벨로퍼가 돼야겠다고 생각하고 아예 진로를 부동산 쪽으로 바꿨다. 이후 외국의 컨설팅 펌이나 건설 회사에서 부동산 일만 쭉 했고 그 중에서도 특화된 상업시설 만드는 일을 많이 했다. 그때 백화점, 쇼핑몰 만드는 일을 많이 하면서 자연스레 식음업에 관심이 더 많아지게 됐다.

Q. 처음 셀렉트 다이닝을 전문적으로 해보려했을 때 주변 반응은 어땠나.

: 처음에 회사를 다니다 그만둔다고 했을 때 주변 반응은 별로 안 좋았다. 삼성물산에서 일했었는데 복지도 좋고 급여 수준도 좋아서 사실 저도 은퇴까지 열심히 다녀야지 생각했었다(웃음). 그런데 대기업 조직이 저랑은 안 맞았고 답답하게 느껴졌다. 일에 대한 성취감을 많이 느끼고 싶어도 그 안에서는 내 역량을 다 펼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오게 됐는데 주변에서는 ‘왜 그런 짓을 하니’라는 반응이 많았다.

Q. 현재 운영하고 있는 외식벤처 OTD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나.

: 원래 부동산 전문가였기 때문에 부동산 관련한 건물의 가치를 높여서 그걸 다시 매각하는 일을 하려고 직장을 그만뒀었다. 그런데 프리랜서로 일할 때 우연히 건국대 재단이 소유한 자양동 스타시티 건물 3층(230평)이 오랫동안 비어있었으니 활성화시켜 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그 때 내가 직장인이었을 때 세련된 인테리어에 가볍게 점심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에서 착안해 건국대 인근에 있는 만큼 주머니가 얇은 대학생, 젊은 직장인을 타깃으로 셀렉트 다이닝 했다. 그 공간에 젊은이들이 좋아할만한 수제버거, 떡볶이, 스시를 파는 가게들을 채워 넣었고 큰 인기를 끌었다. 건대점의 인기가 계속되자 한 건물주가 시청 근처 건물도 채워달라고 제안했고 오버더디쉬 시청점이 만들어지게 됐다. 건대점과 시청점이 연달아 성공하면서 이를 계기로 2014년 오버더디쉬(OVER THE DISH)의 앞글자를 딴 OTD를 창업하게 됐다.

 

Q. 가장 최근에 작업한 여의도 디스트릭트Y의 특별한 점이 무엇인가.

: 지하에 고깃집이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원래 큰 오피스 건물들은 냄새 난다고 고깃집을 건물에 넣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깃집을 배치한 이유는 한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게 고깃집이기 때문이다. 다양하게 드실 수 있도록 양고기, 돼지고기, 한우집 세 개를 붙여 놨다. 디테일도 굉장히 신경 썼다. 보통의 고깃집을 가면 유리창에 기름이 껴있고 환풍도 잘 안되지 않나. 우리는 그렇지 않도록 배기 시설에 투자를 많이 했다. 사람들이 마치 쾌적한 야외에서 고기를 먹는 분위기를 낼 수 있도록 테라스 분위기로 꾸며 놨다. 그렇기에 건물 지하에서 먹는 느낌이 전혀 안 든다.

Q. 디스트릭트Y 안에 있는 오버더디쉬는 어떻게 보면 큰 푸드코트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기존의 푸드코트와 어떤 차별점이 있는 건지.

: 공간에 대해 깔려있는 생각이 다르다. 기존의 푸드코트라고 하면 그냥 음식을 먹고 가면 끝나는 공간으로 여겨진다. 회전율을 높여서 고객들에게 더 많은 밥을 파는 게 목표이기에 고객이 밥을 빨리 먹고 가게 공간이 만들어져 있다. 그런데 여의도 디스트릭트Y 안의 오버더디쉬는 모양새는 푸드코트랑 비슷하지만 사람들이 오래 머물다 갈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스타벅스가 많은 커피숍들 사이에서 크게 성장한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공간에 대한 철학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고객이 굳이 커피를 마시지 않고 쉬다가 사람을 만나고 가도 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그들은 이미 공간을 사람들에게 제공하는데 가치를 두고 커피는 부수적으로 판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고객이 죽치고 노트북을 할까봐 플러그를 못 쓰게 해놓은 카페가 많은 상황에 이러한 스타벅스의 공간에 대한 철학이 고객들에게 통하면서 가장 인기 많은 커피숍으로 거듭났다. 오버더디쉬도 이와 비슷하다. 푸드코트처럼 보이지만 테이블마다 플러그를 배치해 놨다. 보통 음식점들은 고객들이 배고픈 욕구를 채우고 나면 빨리 나가게 만들려고 의자를 딱딱한 걸로 놔두는데 고객들이 편하게 쉬다가 가라고 소파도 있다. 어떻게 보면 기존의 푸드코트, 패스트푸드를 운영했던 사람들과 완전히 반대되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주변에 거주하시는 분들이 편하게 공간을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바람 때문이다.

Q. 시청, 명동에도 디스트릭트C, 디스트릭트M을 만들 계획이라고 들었다. 여의도까지 세 곳이 각각 위치에 따라 차이점이 있는지.

: 있다. 명동 11월말, 시청은 내년 3~4월 정도에 완성될 예정인데 위치에 따라서 공간의 배치가 굉장히 많이 다를 것이다. 위치에 따라 공간에 오는 소비자층이 달라지기에 그 분들의 성향에 맞게끔 공간 구성, 디자인, 브랜드 음식의 장르도 다 바꿀 예정이다. 명동점만 하더라도 여의도점과 많이 다르다. 명동은 여의도에 비해 연령층이 좀 어린 편이라 고깃집 개수를 줄이고 감각적인 브랜드를 많이 넣을 생각이다. 또한 외국인들이 많은 편인만큼 오버더디쉬를 여의도점 사이즈의 3배가량 늘려 한식을 주제로 매장을 꾸미려고 한다. 한식이 주제인 만큼 굉장히 유명한 지역 해장국집, 국수집, 부대찌개집 이런 게 들어올 예정이다. 시청점은 여의도점이나 명동점과 달리 프리미엄 콘셉트로 가려고 한다. 아마 명동점의 0.5배 정도 비싼 가격대로 매장들이 형성될 듯싶다.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지향하려고 한다.

Q. 그동안 여러 공간들을 탄생시켰고 성공적이라는 말을 듣고 있는데, 스스로 꼽는 성공비결이 있는지.

: 사실 우리 회사는 대기업처럼 대단한 자본이나 조직, 재원을 가진 게 아니다보니 매번 프로젝트를 할 때 마다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한다. 또한 그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발전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한다. 매번 공간을 만들 때마다 이전에 우리가 부족했던 게 무엇이었는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게 어떤 게 있는지 더 파악해서 개선해나가고 있다. 그렇기에 ‘처음보다 많이 발전했다, 달라졌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 수많은 고민들을 바탕으로 매번 바뀌어나가는 그런 유연함이 발전의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Q. 공간을 재창조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이 무엇인가.

: 철저하게 공간에 방문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생각한다. 가장 많이 신경 쓰는 건 사용자들의 감성이다. 일본의 츠타야 서점의 경우 기존의 서점과 뭐가 다르냐면 책을 운영하는 사람의 입장이 아닌 서점에 온 고객들의 입장에서 책을 분류해놨다는 점이다. 보통 단행본, 간행본 등 책을 카테고리별로 나눠 운영하는 사람이 관리하기 쉽게 책을 비치하지만 츠타야 서점은 그 공간 안에 방문한 사람들이 좋은 책들을 만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끔 공간을 꾸며 놨다. 그런 것처럼 나도 단순히 ‘공간을 개발해서 돈을 벌자’가 아니라 공간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이 어떤 걸 원할지 예상해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만들려고 노력한다.

▲ 디스트릭트Y 내부 모습ⓒ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Q. 지금까지 탄생시킨 공간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곳은 어디인가.

: 가장 최근에 오픈한 디스트릭트Y 여의도점이다. 감사하게도 공간을 꾸미는 프로젝트의 규모가 처음에 시작했던 것에 비해 나날이 커지고 있는데 디스트릭트Y는 저희가 그 동안 쌓아왔던 모든 역량을 보여준 곳이 아닐까 싶다. 디저트 전문점인 헤븐온탑, 맛집 편집숍인 오버더디쉬, 수제맥주 및 양식 전문점인 파워플랜트 등 자체 브랜드도 들어가고 그 외 다른 브랜드를 선별해 배치하는 역량까지 새롭게 선보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저희의 역량이 집약적으로 가장 많이 모인 곳이라 애착이 남다르다.

Q. 맛집을 선별해 모으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다.

: 초장기에는 OTD란 회사에 대한 트랙 레코드(track record)가 없어서 많이 힘들었다. 또한 당시에는 시장에 이런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 없어 맛집에 가서 입점 제안을 하면 사기꾼 취급당하는 일도 있었다. 사실 백화점 같은 데는 이름이 있으니까 브랜드를 입점 시키기 쉬운데 처음 시작한 우리는 그렇지 않으니까 힘들었는데 지금은 많이 수월해졌다. 좋은 맛집은 선별하기 위해 SNS를 통해 트렌드를 많이 파악하는 편이다. 이 일을 계속 하다 보니 인기를 끌고 있는 트렌드를 보면 잠깐 반짝하고 말 것, 꾸준히 오래 갈 것을 선별해내는 능력이 생겼다. 트렌디한 게 중요하긴 하지만 F&B쪽은 가장 기본적인 부분을 놓치지 않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 ‘음식은 맛있어야 한다’는 기본에 충실해야 쉽게 사라지지 않더라. 그래서 기본을 지키는 맛집을 주로 모으는 편이다.

Q. 셀렉트 다이닝 숍 시장의 전망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 이 시장은 계속 커나갈 것이라고 본다. 예전에는 프랜차이즈화 된, 대량으로 생산되고 복제 된 브랜드에 대한 사람들의 선호도가 컸다. 예로 들면, 동네빵집이 사라지고 대기업 빵집들이 흥행한 게 사람들이 대기업이 하는 빵집의 빵이 동네빵집의 빵보다 더 위생적이고 퀄리티도 더 좋다고 생각하면서 동네빵집이 많이 사라졌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잘 알려지지 않은 동네빵집이 획일화된 대기업 빵보다 맛도 좋고 특색 있다고 생각해서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소비에 대한 전체적인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맛집들은 개인이 운영하다 보니 확장이나 출점에 대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소비자들은 작지만 퀄리티 좋은 맛집을 원하다보니 디스트릭Y처럼 맛집들이 모여 있는 편집돼 있는 곳들에 대한 니즈가 점점 커져가고 있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셀렉트 다이닝 숍 시장은 계속 성장할 거라고 생각한다.

Q. 사람들 사이에서 셀렉트 다이닝숍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옛날에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다보니 대량생산이 가치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렇다보니 제품을 최대한 많이 생산해서 단가를 낮추고 소비자들의 소비를 만족시켜주는 게 가치 있는 행동이었다고 하면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으로 넘어가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지면서 소비자들의 고민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옛날에는 공급이 많이 없다보니 단순히 내가 원하는 것을 사는 것 자체가 목적이었다면 지금은 공급이 넘쳐남에 따라 나에게 보다 더 잘 맞는 것을 찾는 게 목적이 됐다. 옷 같은 경우도 예전에는 사람들이 유명브랜드라고 하면 너도 나도 다 똑같이 입는 걸 좋아했는데 지금은 길 가다가 똑같은 옷을 입고 있으면 싫어하지 않나. 이처럼 소비자의 니즈, 개성, 유니크함에 대한 가치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기에 프랜차이즈화 되지는 않았으나 개성있는 맛집들이 모여 있는 셀렉트 다이닝숍이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다.

Q. 그렇다면 공간을 배치할 때 대형프랜차이즈는 배제하는 편인지.

: 무조건 그런 것은 아니다. 균형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대형프랜차이즈들이 주종(主宗)이 되면 매력적이지 않은 곳이 되지만 감성적인 맛집들, 유니크한 브랜드들이 중심이 되고 대형프랜차이즈 몇 개가 있다고 하면 문제될 게 없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의 편의에 관한 문제이다 보니 필요에 따라 대형프랜차이즈 몇 개는 필요하다. 그렇기에 대형프랜차이즈도 여전히 중요하지만 공간을 배치함에 있어 그게 주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유니크한 매장을 중심으로 대형프랜차이즈들은 편의에 따라서 부수적으로 공간을 배치하는 편이다.

 

Q. 주변 상권이나 상생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는 건가.

: 그렇다. 오더더디쉬는 작은 소상공들의 연합체이다. 소상공인들이 길거리에서 개별적으로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을 땐 무언가를 같이 할 수 해낼 수 있는 힘이 없다. 그런데 한꺼번에 모이면 힘이 생긴다. 시너지 효과가 생기면서 공간이 더 좋게 변하고 그렇다보니 주말에도 사람들이 많이 오게 된다. 오버더디쉬 시청점만 해도 오버더디쉬가 들어서고 나서 길거리에 더 많은 소상공들이 생겨났다. 왜냐면 오가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항상 우리가 짓는 공간이 상생의 시발점이 된다고 생각하고 더 잘하려고 한다.

Q. 상생과 연관 있는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

: 성수동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오버더디쉬가 맛집의 편집숍이라고 한다면 성수동에 만들 곳은 빵집의 편집숍이라고 할 수 있다. 현행법상 동네 유명한 빵집이 동네 유명한 커피숍에 빵을 그냥 납품할 수 없다. 납품을 위한 별도의 공장 있어야 하는데 사실 동네 빵집은 그런 여력이 없다. 그렇다보니 빵집 소상공인들이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걸 저희가 풀어보고자 동네 빵집들을 한 데 모아 편집숍을 만들려고 한다. 빵공장을 만들고 동네 유명한 빵집들을 입점 시켜 그들이 빵을 만들어서 판매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일층에는 빵공장을 만들어서 소비자들이 공장도 구경하고 이층에서 쉬다가 빵도 사갈 수 있게끔 공간을 꾸며보려 한다. 그 동안 우리가 추구해왔던 상생의 플랫폼 성격을 한 층 더 배가시키는 한 차원 높은 프로젝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

Q. 해외 진출 계획도 있다고 들었다.

: 원래 계획대로라면 올해 진출했어야 하는데 국내에서 할 게 너무 많아서 내년에 진출할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적극적으로 제안을 받은 곳이 뉴욕과 홍콩이다. 내년에는 꼭 해외에 진출해 한국만의 셀렉트 다이닝을 선보이고 싶다. 한국 소비자만큼 변덕스럽고 섬세하고 까다로운 소비자들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만큼 외국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Q. 셀렉트 다이닝 숍을 이끌고 있는 선두주자로서 이쪽으로 창업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건네고 싶은 말이 있다면.

: 굉장히 많은 기업이 시도를 했으나 지금 다 도태된 상태라 눈에 띄는 후발주자가 없는 상황이다.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본 결과 돈만 쫒아가다 보니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돈에 집착하지 말고 사람을 먼저 생각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Q. 후에 문화 공간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의 복합문화공간을 꾸미는 게 꿈이라고 들었는데 대표님이 꿈꾸는 복합문화공간은 어떤 곳인가.

: 셀렉트 다이닝 숍이 물론 맛집을 모아놓은 공간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잘 만들어진 공간에서 밥만 먹기엔 너무 아깝지 않나. 그렇기에 거기에 다른 문화적인 요소들을 결합해 더 매력적인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다. 서점처럼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나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도 함께 꾸며보고 싶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목표, 계획이 있다면.

: 지금은 벤처로 인정을 받아 VC(벤처캐피탈) 투자도 받았지만 처음엔 먹는 것을 다룬다는 이유만으로 VC 투자 프로그램에 지원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었다. ‘IT가 아닌데 그게 벤쳐야? 창업이야?’라고 말하면서 인정을 안 해줬다. 우버가 사람이 차를 타고 다니는 것을 새롭게 해석한 사업이고 에어비앤비가 숙박을 새롭게 해석한 사업이라고 하면 우리는 F&B를 새롭게 해석한 건데 인정을 해 주지 않아 많이 힘들었다. 그렇게 힘든 시기를 다 겪고 일어선 만큼 먹는 걸로 가장 혁신적인 회사가 되고 싶다. 또한 앞으로도 지금처럼 잘해서 시장의 리더로서 대기업이 하지 못했던 더 혁신적인 것에 도전해보고 싶은 꿈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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