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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한정욱 기자】 국방부는 육군 6사단 소속 일병 총격 사망 사건이 사격장에서 직선으로 날아온 유탄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국방부는 9일 "고(故) 이모(22) 상병은 인근 사격장으로부터 직선거리로 날아온 유탄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지난 9월 26일 강원도 철원에서 전투진지공사에 투입됐다가 도보로 복귀하던 병사가 총상을 입고 목숨을 잃은 사건이 발생하자 같은달 28일 송영무 국방장관의지시로 특별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 

당초 군 당국은 사격장에서 날아온 탄두가 다른 물체와 충돌해 튕겨 나간 도비탄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조사본부가 현장감식과 이 상병 부검 등을 통해 내린 결론은 유탄이었다. 

국방부는 "사격장 구조상 200m 표적지 기준으로 총구가 2.38도만 상향 지향돼도 탄이 사고 장소까지 직선으로 날아갈 수 있다"면서 "사격장 사선에서 280m 이격된 방호벽 끝에서부터 60m 이격된 사고 장소 주변의 나무 등에서 70여개의 피탄흔이 발견된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유탄인 것으로 판단됐다"고 밝혔다. 

이어 "탄두에 충돌 흔적과 이물질 흔적이 없고 다른 물체와 충돌 없이 사망자의 머리 속에 파편화돼 박혀있어 도비탄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조준사격 가능성에 관해서는 "사격장 끝단 방호벽에서 사고장소까지 약 60m 구간은 수목이 우거졌으며 사선에서 사고장소까지 거리는 약 340m로 육안에 의한 관측 및 조준사격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국방부는 이 상병을 향한 탄두가 어느 총에서 발사됐는지에 대해서는 밝혀내지 못했다. 탄두가 사입부에 들어가면서 강한 마찰로 강선흔이 훼손돼 비교가 불가능해져 누가 쏜 건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국방부는 이번 사건이 병력인솔부대와 사격훈련부대, 사격장관리부대 등의 총체적인 관리 소홀로 인해 발생했다고 시인했다. 
 
특별조사 결과, 병력인솔부대는 사격총성을 청취하고도 병력이동을 중지하거나 우회하지 않았으며 사격훈련부대는 경계병에 의한 통제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격장관리부대는 사격장과 피탄지 주변에 경고간판도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사격훈련부대 중대장, 병력인솔부대 소대장과 부소대장 등 3명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또한 사단장 등 사단 사령부 책임간부 4명과 병력인솔·사격훈련·사격장관리 부대 지휘관 등 간부 12명 등 16명에 대해서는 징계 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아울러 국방부는 이번 특별조사를 통해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격장에 대한 보완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 190개 사격장 가운데 50곳에서 안전 위해 요소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해당 사격장에 대해 즉각 사용중지를 명령하고 보완 작업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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