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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삼성전자 권오현(65)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전격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13일 권 부회장이 반도체사업을 총괄하는 부품부문 사업책임자에서 물러나는 것과 동시에 삼성전자 이사회 이사, 의장직도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 수행하고 연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권 부회장의 용퇴가 여전히 삼성전자가 총수 부재 상황이지만 실적 개선을 이뤘고 위기 상황을 후배 경영진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판단이 작용한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권 부회장은 이번 발표와 관련해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IT 산업의 속성을 생각해 볼 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할 때라고 믿는다”고 의사를 밝혔다.

권 부회장은 공식 용퇴 입장 외에도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장고 끝에 후배 양성을 위해 결정을 내렸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권 부회장은 또 현재 삼성이 처한 상황을 냉정히 진단해 ‘미래 먹거리’를 향한 경영 쇄신을 위해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의 혼란기에 임무를 다해 온 권 부회장이 상황이 진행 중이긴 하나 회사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신성장 동력 발굴과 새로운 투자, 사업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후배 경영진에 길을 열어 호실적을 이어갈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각 부문별 전문경영인이 사업을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의 DS부문 김기남 사장과 CE(가전) 부문 윤부근 사장, IM(모바일) 부문 신종균 사장, 무선사업부문 고동진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일각에서는 총수 부재 상황에서 권 부회장마저 자리에서 물러날 경우 경영 리스크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권 부회장이 내년 3월까지 임무를 수행하면서 후배 경영진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경영 공백을 줄인다면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삼성전자이기에 큰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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