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피감기관장으로 참석한 방송문화진흥회 고영주 이사장이 질의에 답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27일 방송문화진흥회 등에 대한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방문진 고영주 이사장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앞서 지난 26일 방문진 보궐이사 선임을 이유로 국감 보이콧을 선언한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신경민 의원이 진행한 이날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은 고 이사장에 대해 집중 질의를 퍼부었다.

김성수 “고영주 언행 이해 안 돼…과대망상이 답”

먼저 정의당 추혜선 의원은 “국감에 앞서 위원들과 참석한 기관 증인 책상에 자료를 놨다”며 “이 자료는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 당선부터 MBC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시간순으로 정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추 의원은 “이걸 정리한 이유는 오늘 자유한국당에서 국감을 보이콧하고 있는데 방송 장악은 이렇게 하는 것이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다. 적반하장을 좀 깨달아보시라는 취지도 있다”며 “아까 보니 고 이사장도 이걸 꼼꼼히 보고 있더라. 본인의 흔적도 찾아보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은 “그동안 고 이사장의 언행을 지켜보면서 매우 혼란스러웠다. 저만큼 배우고 사회적 지위에 오를 만큼 오른 사람이 어떻게 저토록 황당한 주장을 저토록 확신에 차서 말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라며 “과대망상이 그 답”이라고 질타했다.

같은 당 박홍근 의원은 “’문재인이 공산주의자고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는 적화되는 게 시간문제’라고 얘기했는데 대통령이 됐으니까 지금 적화되는 과정인가”라며 “방문진이라는 기관의 이사장이 정말 무책임한, ‘아니면 말고’라는 생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문제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고 이사장은 “문 대통령이 평소 소신대로 했으면 적화되는 길을 갔겠다”라며 “대통령이 되면 미국보다 북한을 먼저 방문을 하겠다, 또 사드 배치 안 하겠다 했는데 지금 다 바뀌고 있지 않나”라고 응수했다.

▲ 27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소속 신상진 과방위원장과 의원들이 국감 보이콧을 선언하고 불참했다. ⓒ투데이신문

또 박 의원이 “방문진 이사장직에 계시면서 국정원장을 만났나”라고 묻자 고 이사장은 “국정원장은 전에도 애국활동을 하시던 분이라 잘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박 의원은 “세상을 애국과 매국으로 구분하고 본인의 뜻과 맞지 않으면 다 매국하는 사람인가. 정말 간편하게 사는 분”이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MBC가 이제 라디오에서 음악만 나오니까 좋다더라. 이런 얘기를 국민들에게 들어야겠나. 거기에 하등 책임이 없다고 보는 게 말이 되나”라고 박 의원이 묻자 고 이사장은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의 취지는 MBC가 그동안 좌편향적인 언급을 한 것을 안 들어서 좋다는 취지”라고 강변했고 국감장에는 실소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고 이사장이 말하는 걸 보니 이사장이 존경하실 거라고 생각되는 박근혜 전 대통령, 자유한국당, 새누리당한테도 크게 부담이 됐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대통령과 국민 간의 간극을 벌리는 역할을 해주신 것 아닌가”라고 지적을 이어갔다.

이어 “하고 싶은 얘기, 듣고 싶은 것만 들어서 그것만이 진실인 것처럼 (보도)하면 그것만 보고 믿는 대통령은 그게 진실인 줄 알고 엉뚱한 짓 하다가 임기도 못 채우고 탄핵당하고 재판 받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고 이사장은 충성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게 오히려 박 전 대통령과 새누리당 정권의 몰락을 재촉하는 길이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은 “어쨌든 이 정도 상황이면 이사장이 자발적으로 사퇴하고 MBC 사장도 물러나도록 권고하는 게 타당하지 않나”라며 “지금 진보진영 쪽에서는 고 이사장이 재직하는 동안 상당히 언론이 한편으로 기울어졌고 장악돼 왔다, MBC가 잘못 운영돼 왔다는 비판들이 수없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고 이사장은 “조금 견해가 다르다. 지난번에 민주당에서 언론장악 문건이라는 게 발견됐지 않나. 상당히 인위적인 작용이 있는 거 아니냐는 생각이 들고, 거기에 그대로 순응하는 것은 바람직한 게 아니라고 생각된다”고 맞받았다.

▲ 27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간사 신경민 의원이 국감을 개시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고영주 “증인한테 그런 식의 말투 어디 있나”

이날 국감에서 고영주 이사장은 민주당 신경민 의원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국감 보이콧으로 자리를 비운 자유한국당 신상진 과방위원장을 대신해 국감을 진행한 민주당 간사인 신경민 의원은 오후 국감에 앞서 고 이사장이 점심시간에 국감을 보이콧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것에 대해 지적했다.

그러자 고 이사장은 “가면 안 되는 건가. 쉬는 시간에 갔다”며 “그게 지금 무슨 문제가 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답했다.

신 의원이 “오늘 국감의 기관증인으로서 제대로 된 처신이냐”라고 되묻자 고 이사장은 “증인은 거기 가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나. 미리 주의를 주셨나”라고 반박했다.

이에 “그런 걸 미리 주의 줘서 안가고 그러냐”며 “지금 어디다 대고 항의하나”라고 지적하자 고 이사장은 “증인한테 그런 식으로 말해도 되는 거냐. 뭐가 잘못됐다는 건가”라며 되물었다.

이후 신 의원이 “똑바로 하라”고 주의를 주자 “똑바로 하세요 진짜로. 지금 증인한테 그런 식의 말투가 어디 있나. 나보고 똑바로 하라니까 같이 똑바로 합시다”라고 거듭 반발했다.

이 같은 고 이사장의 발언에 격분한 신 의원은 잠시 정회를 선포하고 증인석으로 가 고 이사장과의 설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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