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윤혜경 기자】 국내 유명 식품전문업체 팔도가 ‘펀마케팅(Fun Marketing, 재미와 즐거움으로 소비자를 자극하는 마케팅)’의 일환으로 진행한 이벤트가 소비자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팔도는 지난달 중순부터 펀마케팅의 목적으로 ‘왕뚜껑’과 ‘김치왕뚜껑’, ‘짬뽕왕뚜껑’ 등 총 컵라면 3종의 제품 뚜껑에 “돼지냐? 먹는 것도 이쁘게”, “여친 없겠네? 빡세게 공부하느라” 등 ‘츤데레(겉으로는 퉁명스럽지만 무심한 듯 잘 챙겨주는 사람을 의미)’ 30여 개 문구를 삽입했다.

해당 문구를 통해 라면이 익는 동안의 지루함을 잠시나마 환기하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모든 소비자가 해당 마케팅이 즐겁다고 느낀 것은 아닌 듯했다. 온라인상에서 일부 소비자들이 해당 문구가 소비자를 비하하는 것처럼 느껴져 불편하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실제 온라인상에서는 “음식이 시비 걸면 망하자는 거지”, “왜 시비거냐”, “격려라고 쓴 건 아니겠지? 완전 도발인데”, “노이즈 마케팅하냐?”, “담당자 누구냐” 등 비판의 목소리가 담긴 글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팔도 측은 애초 기획의도와 다르게 오해가 생긴 것 같다는 입장이다.

팔도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왕뚜껑 주요 소비층이 젊은 세대이다 보니 유행하고 있는 츤데레를 재미있게 적용하려고 한 부분이었는데 오해가 생긴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앞으로는 좀 더 세세하게 살펴 좋은 이벤트를 진행하겠다”라고 해명했다.

해당 이벤트를 계속 진행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제품을 소진하는 대로 종료하려고 한다. 추가적인 생산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트랜드에 맞춘 마케팅이 소비자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낼 수도 있지만 이처럼 부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도 있다. 

한국마케팅연구소 박재현 소장은 “소비자한테 자극을 주기 위해 언어가 강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고객들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말했다.

박 소장은 “다만 소비자들이 지속해서 자극적인 언어를 원하는 상황이라 생산자들은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심심하고 착한 언어를 사용했을 경우, (소비자에게) 자칫 잊혀질 수 있기에 기업들이 과감한 결심을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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