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 소유한 청담스타빌딩에 입점한 스타벅스 1000호점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제공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최근 스타벅스 1000호점이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소유한 건물에 입점하면서 오너일가의 유난스러운 청담동 부동산 사랑과 신세계 사업의 남다른 관계가 재조명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12월 14일 청담동에 위치한 청담스타빌딩에 1000번째 스타벅스 매장을 오픈했다. 지난 1999년 이화여자대학교 앞에 1호점을 낸 이후 17년만에 이뤄낸 결과다.

특히 올해 런칭한 프리미엄 컨셉 매장으로 오픈돼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다.

이명희 회장 소유 빌딩에 들어선 스타벅스 1000호점

문제는 스타벅스 1000호점이 입점한 청담스타빌딩의 주인이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라는 것이다. 스타벅스 1000호점이 들어선 스타빌딩(청담동 89-4번지, 강남구 도산대57길24)은 대지 약 548㎡(166평), 건평 약 2373㎡(718평) 규모로 이명희 회장이 지난 2010년 11월 31일 당시 시세보다 높은 평당 1억2000만원에 200억원을 주고 매입했다.

이명희 회장은 매입 이후 위드미 편의점, 술집 등 개별 임대해오다 이번 스타벅스 1000호점을 입점시키면서 처음으로 리모델링에 나섰다.

국내에서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스타벅스코리아는 다국적 기업인 스타벅스커피인터내셔널과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이마트가 각각 지분 50%씩 보유한 합작사다.

이 회장이 소유한 부동산에 신세계그룹 관계사의 사업을 입점 시킨 것이다. 스타벅스는 뛰어난 집객능력으로 부동산 상승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입점하면 인근 상권이 살고 건물의 가치가 오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게 일반적인 기대치다. 게다가 일반 매장이 아닌 1000호점이라는 상징성은 이를 더욱 극대화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혜 논란이 불거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관계자는 “스타벅스 1천호점은 부동산 감정 평가를 통해 주변 시세 임차료 비교 및 공정하고 객관적인 프로세스로 오픈한 매장”이라며 특혜 논란과 선을 그었다.

▲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과 아들 정용진 부회장ⓒ뉴시스

오너일가가 이룬 청담동 신세계 왕국

이명희 회장 등 오너일가가 보유한 청담동 일대 부동산과 신세계그룹 관련 사업이 엮인 것은 이번 스타벅스 1000호점 사례가 처음은 아니다.

청담동 일대는 오너일가 혹은 신세계 계열사가 오랜기간 청담동 일대 빌딩을 하나둘씩 매입해 왔다. 필지만 약 28개, 빌딩도 십수개에 달하면서 부동산 업계에서는 청담동 일대를 ‘신세계 스트리트’ 또는 ‘신세계 타운’으로 부를 만큼 신세계 오너일가의 청담동 부동산 사랑은 유명하다.

신세계그룹의 청담동 사랑은 1989년 지금의 ‘조르지오아르마니’ 매장이 들어서 있는 99-16번지의 부동산을 매입하면서 시작됐다.

오너일가가 직접 나선 것은 1990년대 후반부터다. 특히 청담동 명품거리의 이면도로인 압구정로 60길과 도산대로 57길에 부동산 매입이 집중됐다. 그 곳에 위치한 신세계그룹 소유 부동산(빌딩)만 해도 약 10여개에 달했다.

이명희 회장은 1995년에는 이 회장이 개인 명의로 바로 인근의 99-19번지를 매입했다. 현재 그 곳에는 ‘돌체 앤 가바나’ 매장이 위치해 있다.

또 이 회장은 지난 1996년 매입한 청담동 89-1번지와 1997년에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매입한 89-17번지 필지에는 수입품 멀티샵인 분더샵 청담점이 들어서있다. 스타벅스 1000호점이 들어선 스타빌딩과 멀지 않은 곳이다.

이곳과 멀지않은 곳에 위치한 분더샵 남성점은 이 회장의 딸인 정유경 총괄사장이 지난 2004년 매입한 79-13에 들어서 있다. 또 정용진 부회장과 정 사장이 지난 1997년 함께 사들인 청담동 89번지 일대(89-16, 89-3)에도 분더샵이 들어서있다.

현재 이 땅의 시세는 223억 원 정도로 공시가격은 매입 시점 이래 7배 이상 올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각각 2001년, 2002년도에 79-17, 18번지의 엠포리오 아르마니 매장과 79-16번지의 브루넬로 쿠치넬리 매장을 매입하면서 청담동 명품거리 대로변도 장악해갔다. ‘청담동 명품거리’는 높은 부동산 시세로 유명하다.

짙어지는 신세계 색채, 치솟는 부동산, 웃는 오너일가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이 곳의 부동산 시세는 신세계가 매입에 나선 2000년대 초반에 비해 최대 10배이상 올랐다는게 대체적인 평이다.

지난 2015년 정 부회장은 분더샵에 위치한 곳에서 다소 떨어진 89-20번지 210억원에 사들였다.

여기에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소유한 힐사이드빌딩(83-21)과 셀린느(CLELINE) 청담플레그십(82-3)이 들어서면서 ‘신세계 타운’은 더욱 공고해졌다.

이렇다보니 부동산 업계 일각에서는 청담동 일대 부동산 시세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데 신세계그룹과 오너일가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재벌일가의 부동산 매입이라는 시장 프리미엄에 관련업체 입점을 통해 부동산 가치 상승 효과까지 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따른 이익이 일대 부동산을 소유한 이명희 회장 등 오너일가에 돌아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구조다.

자칫 신세계그룹과 관련 사업이 오너일가 부동산 부양에 동원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선을 불러올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 같은 시선에 대해 신세계그룹 측은 “입장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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