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 사야 사인회 응모 1회”…팬덤 이용한 과도한 상술 논란

▲ 한 쇼핑몰에 게재된 ‘요하이와 함께하는 워너원 팬 사인회’ 광고

【투데이신문 윤혜경 기자】1만원 이상의 과자를 구매해야만 추첨으로 당첨되는 팬 사인회에 한 번 응모할 수 있는 롯데제과의 이벤트가 인기 그룹 ‘워너원(Wanna One)’의 팬덤을 이용한 과도한 상술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지난달 9일부터 ‘요하이와 함께하는 워너원 팬 사인회’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이벤트는 롯데제과 크래커 과자인 ‘요하이’를 1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당첨된 330명에게 워너원 팬 사인회 티켓을 주는 이벤트다. 이 이벤트는 대형마트인 롯데마트부터 롯데제과 플래그십 스토어 롯데스위트월드. 이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과 11번가, 카카오톡, 현대H몰, G마켓, G9, 롯데닷컴, 옥션 등의 온라인채널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벤트에 참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요하이를 1만원 이상 구매하면 이벤트에 응모된다. 다만, 오프라인의 경우 요하이를 1만원 이상 구매했다는 내용이 담긴 영수증의 전체 사진을 찍어 문자로 보내야 한다. 이때 응모자의 이름과 사인을 받고 싶은 워너원 멤버의 이름, 개인정보활용에 동의한다는 문구도 함께 전송해야 한다. 이 사항이 모두 충족되면 응모 완료 문자 회신을 받을 수 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채널 모두에서 진행되는 해당 이벤트는 온라인에서는 오는 19일까지 진행된다. 현재 롯데마트에서는 지난달에 해당 이벤트가 종료됐으며, 이마트와 스위츠월드는 각각 오는 13일, 17일까지 진행한다. 당첨 결과는 내년 1월 3일에 발표된다.

▲ 팬 사인회 관련 유의사항 페이지에 게재된 ‘요하이와 함께하는 워너원 팬 사인회’ 참여 방법

해당 이벤트가 바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게 아니며, 1인당 응모 횟수, 응모 연령대 제한도 없다. 이는 여러 번 참여할수록 당첨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그렇다보니 청소년은 물론 연령층이 다양한 워너원 팬들은 팬 사인회에 당첨되기 위해 응모기간이 끝날때까지 경쟁적으로 참여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온라인상에서는 팬 사인회에 가기 위해 요하이를 구매하겠다는 팬들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자신이 워너원 팬이라 밝힌 한 학생은 SNS에 “학생 팬인데, 워너원을 보기 위해 엄마에게 요하이 한 상자 사달라고 부탁하려 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런 팬들의 열띤 경쟁은 롯데제과의 매출과 직결된다. 문제는 당첨 기회를 조금이나마 높이려는 팬심을 자극하는 이러한 마케팅이 과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워너원은 부모의 경제적인 지원을 받아야 하는 청소년 팬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롯데제과가 워너원 마케팅을 통해 이벤트 기간 동안 매출을 최대한으로 끌어 올리려고만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 워너원 팬 사인회 일정 <롯데제과 공식 인스타그램>

이와 관련해 롯데제과 측은 팬들의 요청이 있어서 이벤트를 마련한 것일 뿐 과도한 상술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팬 사인회는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기에 일정 등의 정보는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팬들이 지속적으로 팬 사인회를 개최해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마련한 것”이라며 “과도한 상술은 아니다. 그런 의도는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워너원 팬 사인회는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기에 인스타그램 등에 구체적인 일정 등을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다. 대신 당첨자들에게만 따로 정보를 보낼 예정이다. 일정과 장소를 공개하면 많은 팬이 모여 안전상의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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