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윤혜경 기자】 레미콘 사업이 주력인 유진그룹이 골목상권 침해라는 논란 속에서도 내년 상반기에 건설자재 관련 마트 개장에 나설 방침이다. 유진그룹 측은 업계에서 우려하는 산업용재‧건자재 도소매업시장이 아닌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인테리어 등의 자재를 취급하는 대형 DIY(소비자가 직접 원하는 물건을 만들 수 있도록 한 상품) 마트인 만큼 영세상인 시장 침해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13일 유진기업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내년 상반기 중 인테리어 자재 DIY 마트를 오픈할 계획”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한국산업용재협회와 소상공인연합회, 한국베어링판매협회, 한국전동툴사업협동조합 등 관련단체들은 지난달 8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진기업의 대형산업용재마트 오픈은 주변 상권의 붕괴는 물론 수만 명의 동종업계 종사자를 거리로 내몰 수 있다며 강력히 주장했다.

한국산업용재협회 등에 따르면 레미콘이 주력인 유진기업은 내년 1월 금천구 독산동에 589평 크기의 산업용재 및 건자재 판매를 위한 대형마트를 연다. 이를 시작으로 유진그룹은 전국에 약 100여 개의 마트를 개장할 준비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관련 단체는 “유진기업은 대기업의 위상에 맞는 처신을 바라며 영세한 소상공인들의 생존을 위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개장을 추진할 경우 전국적인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한국산업용재협회 등의 관련 단체는 같은 달 9일 청와대에 유진기업의 산업용재 및 건자재 도소매업 진출이 영세소상공인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내용이 담긴 청원을 넣기도 했다.

이외에도 해당 단체들은 유진기업의 진출을 저지하기 위해 지난 11월 27일 중소기업중앙회에 관련 내용이 담긴 사업조정신청서를 제출했다.

한국산업용재협회 관계자는 “지난달 27일 중소기업중앙회에 사업조정신청서를 냈고, 28일에 접수 완료됐다. 해당 사안을 현재 중소기업부에서 검토하고 있어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라면서도 “그러나 유진그릅 측에서는 아무런 제스처가 없다”라고 한탄했다.

이와 관련해 유진그룹 측은 내년 상반기 중에 오픈할 예정이며, 소상공인들과 다루는 품목이 다소 다르기 때문에 골목상권 침해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중에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정확한 MD 구성은 되지 않았으나 주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DIY 제품과 공구를 취급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DIY는 새로운 시장으로, 산업용재협회 등의 단체와는 고객층이 다르다. 우리는 DIY를 시작하는 분들이 타깃이고 그분들은 전문성을 갖춘 분들이 주 고객층이다, 물론 일부 (제품)은 겹칠 수는 있으나 고객층이 다르다”라며 “‘안테나숍(파일럿숍)’을 운영을 해보고 추후에 결정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관련 단체의 반발이 심한데도 고객층이 다르기에 진출을 하겠다는 입장인 셈인 것이다.

영세상인과의 상생방안이 있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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