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의민족 공식 페이스북 캡처>

【투데이신문 윤혜경 기자】 배달음식 전문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수수료 폐지 대신 선택한 ‘베팅식 광고 방식’이 과도한 경쟁을 유발해 소상공인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소상공인연합회는 업계 1위 배민의 베팅식 광고 방식이 전반적인 배달앱 시장에 확산됨에 따라 광고단가가 급격히 올라 소상공인들은 광고비로만 한 달에 50만원 이상을 지출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소상공인연합회는 배민의 이러한 배팅식 광고 방식은 포털 네이버의 광고기법이 이식된 것이라 꼬집으며 배민이 사실상 네이버의 자회사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이에 배민을 운영하는 (주)우아한형제들 측은 소상공인연합회의 주장은 침소봉대라는 입장이다. 입찰 광고 상품에 월 50만원 이상 지출하는 업체는 배민 전체 광고주 약 5만명 중 4%에 불과하다고 적극 부인했다. 아울러 네이버 등 성장하는 기업과의 갈등에 배민을 끌어들이지 말아달라고 반박하는 등 양측의 신경전이 심화되고 있다.

한 달 광고비만 50만원?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달음식 시장규모는 약 15조원에 이르며, 배달앱을 활용한 거래는 전체의 30%에 해당하는 약 4조 5천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국내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배민’과 ‘요기요’, ‘배달통’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배민’이 51%, ‘요기요’가 35%, ‘배달통’이 14%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특히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배민은 한 달에 한 번 지역별, 업종별로 경매를 통해 최고금액을 제시한 업체 순으로 광고를 배정하는 방식인 ‘슈퍼리스트’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최종입찰된 3개 업체는 한 달간 배달 앱 상단에 노출된다.

문제는 배달 앱 상단 노출이 매출과 직결된다는 점이다. 이에 각 배달업체는 사활을 걸고 높은 금액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달 29일 논평을 통해 배민의 베팅식 광고 방식이 배달앱 시장에 확산되면서 광고 단가가 급격히 올라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배달 앱의) 높은 수수료로 인한 업체들의 불만을 베팅식 광고로 교묘히 유도하고 있다”며 “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한 달에 50만원 이상의 광고비를 지출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 경매를 통해 최고금액을 제시한 업체 순으로 광고를 배정하는 방식인 ‘슈퍼리스트’ 상품 ⓒ투데이신문

배민, 네이버 자회사 논란

앞서 지난 4월 네이버 김상헌 전 대표는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사외이사로 임명된 바 있다. 그로부터 약 6개월이 흐른 지난 10월 우아한형제들은 네이버로부터 35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포털 네이버의 자회사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우아한형제들 사외이사로 김 전 대표가 임명된 후에 네이버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는 점이 의혹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 측도 광고기법을 문제 삼으며 배민이 네이버의 자회사가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배민의 베팅식 광고 기법은 시장지배적 포털인 네이버의 광고기법이 그대로 이식된 것”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는 명백한 조사를 통해 네이버와 우아한형제들의 자회사 논란을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상공인들을 교묘하게 빨아먹는 ‘빨대 기법’을 배달시장에까지 그대로 이식하고 있는 시장지배적 포털과 배달앱의 베팅식 광고기법을 근절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정비를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배민 “소상공인연합회 측의 근거 없는 공격”

배민의 베팅식 광고기법으로 인해 소상공인의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는 것과 관련,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측은 소상공인연합회가 명확한 근거도 없이 비난에 가까운 공격을 가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약 5만 명의 배민 광고주를 전수 조사한 결과 슈퍼리스트 광고 상품에 월 50만원 이상 지출하는 업체는 4%에 불과했다”며 “월 200만원 이상을 들여 입찰 방식 광고를 활용하는 업주도 평균 연간 매출이 7억원에 육박하는 ‘준 기업형’ 배달업소”라고 소상공인연합회 측의 주장을 적극 반박했다.

억대 연봉을 올리는 극소수 자영업자의 사례가 하루하루를 힘들게 버티고 있는 영세 소상공인의 사례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네이버 자회사 논란과 관련해 우아한형제들 측은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되려고 노력을 하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되레 소상공인연합회에 공세를 가했다.

이 관계자는 “네이버와의 협업에 따라 향후 자영업자 부담이 가중될 것 같다는 우려가 있는데, 우리는 이미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혜택은 확대되겠지만, 이를 통해 양사가 추가적인 과금을 하는 등 자영업자의 부담을 가중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상공인연합회가 오래도록 네이버와 같은 기업을 대상으로 ‘소상공인 상생 협력’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거액의 기부금을 받아내고도, 계속 불화와 갈등을 이어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싸움에 배민을 끌어들이지 말라”며 “소상공인을 위해 일한다는 소상공인연합회가 실제 소상공인을 위해 말이 아닌 실천으로 어떤 일을 해 왔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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