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학 각론] 경제대통령은 무엇을 했을까
[MB학 각론] 경제대통령은 무엇을 했을까
  • 남정호 기자
  • 승인 2017.12.24 0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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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타워 인허가 특혜·자원외교 비리·다스 실소유주 의혹
▲ 지난 2008년 2월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7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뉴시스

경제대통령 자처한 MB…뒤따르는 의혹
MB표 특혜 위에 세워진 롯데월드타워

부실 이어지는 자원외교, 무엇이 문제였나
MB 의혹의 핵심, 그는 다스 실소유주인가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은 17대 대선 과정에서부터 ‘경제대통령’을 자처했다.

4대강으로 대표되는 대규모 국책 사업과 자원외교 등을 대표적인 치적으로 홍보해왔다. 그리고 동시에 사자방(4대강, 자원외교, 방산비리) 의혹 등 경제 관련 의혹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거기다 이 전 대통령의 오래된 의혹인 다스 실소유주 의혹도 올해 국감을 계기로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는 물음과 함께 다시 전면에 떠오르고 있다.

경제대통령을 자임한 이명박 전 대통령. 경제대통령의 경제 관련 의혹들에 대해 짚어봤다.

누굴 위해 활주로는 틀어졌나

롯데그룹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는 2009년 MB정부 당시 건축인허가가 나며 건설될 수 있었다.

롯데는 지난 1994년부터 본격적으로 롯데월드타워 건축 계획을 추진했으나 계속 공군의 반대에 막혔다. 바로 서울공항(성남비행장)의 활주로 진행방향과 일직선으로, 비행안전구역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군 공항인 서울공항은 전투기 등 군용 항공기들이 수시로 뜨고 내린다. 유사시 군용기들이 이착륙할 때 장애물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 전용기도 이곳을 사용하는 상황에서 롯데월드타워가 건설될 경우, 서울공항의 활주로와 일부 시설이 노출된다.

그러나 대망의 2009년, MB정부가 들어서자 상황은 달라졌다. 서울공항 동편 활주로를 3도 틀기로 하고 롯데월드타워의 건설을 승인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끝까지 반대하던 김은기 공군참모총장은 경질됐다. 그 후 지난 정권동안 결사 반대해온 공군은 태도를 바꿨다.

그리고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롯데월드타워와 군용기가 충돌했을 때 건물 내부에 발생한 피해를 공군(국가)이 부담토록 합의한 사실이 밝혀졌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공개한 2009년 당시 롯데물산과 공군이 체결한 합의서에는 롯데물산은 제2롯데월드 건물에 항공기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할 시 건물 내부의 손해에 대한 책임을 지지만, 공군이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사고가 발생할 경우는 예외로 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박 의원은 “계기오작동이나 운전미숙, 주의태만, 기상상황에 따른 경과실, 즉 제2롯데월드가 없었다면 충돌사고를 회피할 수 있을 경우까지 국가 모든 책임을 지도록 돼 있는 건 매우 불공정한 합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에 그토록 공을 들여 롯데의 20년 숙원사업을 해결해주면서 막대한 비용절감까지 혜택을 주고 상상할 수 없는 면책 조항까지 합의서에 집어넣어 준 배경을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군의 강력한 반대로 계속 무산돼온 롯데월드타워가 공군 참모총장를 경질하면서까지 진행됐고, 또 군용기 충돌 사고의 책임까지 국가가 지게 된 합의서 내용은 사기업의 이익을 위해 국가 안보를 포기했다는 의혹을 키우기 충분한 대목이다.

현재 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는 ‘제2롯데월드 국민감사청구서’를 감사원에 제출한 상태다. 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에 따르면 이번 감사청구는 △공군의 갑작스런 ‘동편 활주로 3도 변경안’ 제시 △제2롯데월드 항공기 충돌 사고 책임에 대한 불공정 합의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공중통제공격기(KA-1) 기지 이전 △이 과정에서 자행된 조직적이고 불법적인 로비 의혹 등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이처럼 막대한 특혜를 누리며 올라선 롯데월드타워가 단지 경제대통령의 비즈니스프렌들리 정책의 일환에 불과한 것일까. 이 의혹은 이제 감사원으로 공이 넘어간 상태다.

▲ 지난 2009년 5월 14일 오후 중앙아시아 2개국 순방을 마친 이명박 대통령이 경기 성남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뉴시스

부실 덩어리 자원외교

MB정부 당시 이뤄졌던 자원외교는 현재 막대한 부실자산으로 돌아왔다.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등 당시 자원외교에 앞장섰던 기관들의 막대한 부실은 계속해서 이어져 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08년 MB정부 이후 진행된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지난 6월을 기준으로 43조4000억원을 투자하고 16조7000억원에 회수하는 데 그쳤다. 확정된 손실액만 13조6000억원이다. 투자비의 30% 수준이 이미 회수할 수 없는 비용이 됐다.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동안 자원개발 3사는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 광물자원공사는 자본잠식에 빠졌으며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부채비율은 각각 529%, 325%를 기록했다.

산업부는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부실 원인으로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 간과한 부정확한 시장전망 △경험·역량 부족에도 고비용·고위험 사업에 참여 △해외자원기업 인수합병 추진 시 부실한 경제성 평가 △과도한 차입과 무분별한 자회사 채무지급보증 △예비타당성 면제 등 과도한 공사의 자율권 △자산 매입 후 소홀한 사업관리 등을 꼽았다.

결국 대규모 부실로 이어진 자원외교의 실패는 준비부족과 성급한 판단이 빚어낸 예고된 참사로 볼 수 있다.

이번 국감에서도 MB정부부터 시작된 자원외교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자원개발 3사의 부실규모를 언급하며 “이 정도면 투자 실패가 아니라 투자를 빌미로 한 사기이자 국민 기만행위”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또 “이명박 정권 때 이뤄진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지분투자 형태로 자원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사업”이라며 “기업의 상태와 자원 존재 상태를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적자가 발생했다는 건 고의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한 힘들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자원외교와 관련해 리베이트 의혹을 제기했다. 송 의원은 11월 13일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서 “어떤 형태로든 리베이트를 받아 그 돈을 해외 계좌에서 움직인 단서들이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추적돼서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이 전 대통령이 비밀 해외계좌를 통해 자금 운용한 것에 대해 일부 단서를 찾고 추적하고 있다”며 “반드시 이것은 밝혀져서 사법적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MB정부 시절부터 본격화된 자원외교의 허실이 점차 드러나는 가운데 이 전 대통령의 비밀해외계좌를 통한 리베이트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자원외교를 둘러싼 의혹의 끝이 어디인지 그 향방이 주목된다.

▲ 지난 2012년 11월 1일 오후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의혹 사건 특검팀이 서울 서초구 양재동 다스 사무실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뉴시스

그래서 다스는 누구 겁니까

경북 경주시에 본사를 둔 자동차 시트제작회사 다스는 이 전 대통령의 큰형인 이상은 씨와 처남 김재정 씨가 1987년 합작·설립한 회사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정치입문 시기부터 지금까지 제기돼온 오래된 의혹의 중심이다.

이 전 대통령의 의혹은 그가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이다. 이 다스 실소유주문제가 중요한 것은 BBK 주가조작 사건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1999년 재미교포 사업가 김경준씨가 BBK를 설립한 후 LKe뱅크, 옵셔널벤처스를 차례로 설립, 인수하고 거액의 투자금을 모아 옵셔널벤처스의 주가를 조작, 384억원에 달하는 돈을 횡령한 사건이다.

당시에는 17대 대선 후보였던 이 전 대통령이 주가조작 사건에 개입됐는지 여부가 논란의 핵심이었다. 이 전 대통령은 자신도 김씨에게 사기를 당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런 가운데 이 전 대통령이 2000년 10월 17일 광운대 최고경영자과정 강연에서 “저는 요즘 다시 한국에 돌아와서 인터넷 금융회사를 창립했다”며 “금년 1월달에 BBK라는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하고 그 투자자문회사가 필요한 업무를 위해서 사이버 증권회사를 설립하기로 생각해서 지금 정부에 제출해서 이제 며칠 전에 예비허가가 나왔다”고 말한 동영상이 공개되며 파문이 일었다.

당시 17대 대선 과정에서 파문은 계속 커졌고,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은 “‘BBK를 설립했다’고만 언급돼 있지 ‘내가’ 설립했다고 돼 있지 않다”며 “이를 ‘내가 설립했다’라고 하는 건 명백히 허위 사실”이라고 말해 이른바 ‘주어가 없다‘는 희대의 해명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다시 돌아가 2000년 다스는 당시 신생투자자문회사인 BBK에 190억원을 투자한다. 당시 유동자산 480억, 유동부채 785억, 순자산 127억원을 기록한 다스가 말이다. 그래서 당시에도 이 투자금 중 상당 부분이 이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 의혹이 있었던 도곡동 땅 매각 대금에서 나왔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실소유주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당시 수사를 벌였던 검찰과 정호영 특검은 이 전 대통령과 다스는 무관하며 김씨와 주가조작을 공모하지 않았다고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해당 사건은 마무리됐다.

<시사인> 등에 따르면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김씨는 384억원을 횡령해 미국으로 도피, 미국 검찰에 체포되기 직전 1500만달러가 넘는 돈을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은행에 예치했다. 물론 이 자금은 미 검찰에 의해 범죄수익으로 인식, 동결됐고 미국 내 김씨의 자산 역시 압류됐다.

이 돈을 두고 김씨와 옵셔널벤처스 주주, 다스는 미국에서 법적 공방을 벌였다. 그리고 2010년 미연방법원은 김씨의 압류자산이 옵셔널벤처스의 돈이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이 같은 판결에도 김씨는 오로지 다스에만 140억원을 돌려줬다. 이 과정에서 MB정부가 개입했는지도 다스 실소유주 의혹에서 핵심적인 의혹이다.

<시사인>은 당시 LA 총영사였던 김재수씨가 다스 관계자 등과 140억 소송 관련 대책회의를 한 자료 등을 공개하며 MB정부 시절 청와대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대통령의 형의 회사에서 벌어진 일이라고는 하나, 일개회사의 송사에 국가기관이 개입했고 소송이 진행됐던 미 법원의 판결도 무시한 일이었기 때문에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외에도 MB정부 들어 급성장한 다스가 당시 수출입은행의 ‘히든 챔피언 선정과정’ 등에서 각종 특혜를 등에 업었고, 대출 과정에서도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이 국감을 통해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2010년 다스에 입사한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씨는 4년 만에 전무로 승진하고 2016년부터 올해 초까지 다스 해외 법인 중 4곳의 법정대표로 선임된 반면 다스의 최대주주인 이상은 회장의 아들 이동형씨는 지난해 총괄부사장에서 부사장으로 강등됐다는 점, 이시형씨가 2011년 서울 내곡동 땅을 구매할 때 다스 자금 6억원이 유입됐다는 의혹 등도 실소유주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지난 18일 친이계와의 만찬 겸 송년회에 앞서 그가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일축하는 도중에도 그의 뒤에는 10여명의 시민들이 ‘이명박 구속’을 외치고 있었다. 적폐청산 수사에 나선 검찰도 다스 실소유주 문제에 대해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이 같은 의혹들에서 뚜렷하게 그를 지목하고 있는 부분은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여러 정황들이 나오면서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는 단계다.

그러나 ‘플랜 다스의 계’ 같이 자본주의의 방식으로 다스의 실소유주 문제를 파헤쳐보려는 시민사회의 움직임과 2008년 검찰과 특검이 집중했던 다스의 지분관계가 아닌 비자금 의혹에 대한 수사에 나선 검찰의 칼날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가장 오래된 의혹에서 그가 남긴 작은 틈을 통해 드러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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