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투데이신문 정치부】 2017년 한해도 저물고 있다. 올해 한국 정치권은 대통령 탄핵과 그에 따른 조기 대선으로 시작했다. 이후 여소야대 국회에서는 내각구성, 탈원전 정책, 과거 정부의 적폐, 개헌·선거제도개혁 등을 두고 여야의 공방이 끊이질 않았다.

또 새 정부의 적폐청산 드라이브도 빠질 수 없다. 문재인 정부 출범 함께 시작된 적폐청산 드라이브는 과거 9년간 보수정권의 적폐들을 발굴해내며 박근혜 정부를 지나 이명박 정부까지 정조준하고 있다.

이처럼 굵직한 이슈들이 넘쳐났던 2017년을 마무리하며 <투데이신문>은 올해 한국 정치를 뒤흔든 10대 인물을 꼽아봤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2017년 5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 19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지난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사상 첫 장미대선에서 승리한 문 대통령은 여소야대 국회와 과반 이하의지지 등 불리한 조건에서 임기를 시작했다. 조각 과정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적폐청산과 국가 정상화를 통해 지지율 60대의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순항하고 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3월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심경을 전하고 있다. ⓒ뉴시스

박근혜 전 대통령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2017년 3월 21일 서울 중앙지방검찰청에 출두해서)

지난해 국정농단으로부터 시작된 역사의 물결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지난 3월 헌정사 최초로 탄핵됐다. 그간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누차 ‘추후에 소상히 말씀 드리겠다’던 그는 검찰 포토라인에서 밝힌 저 두 문장으로 ‘소상히 말씀 드린다’를 갈음했다. 그간 많은 소동에도 수사와 재판은 계속해서 진행됐고, 앞선 최순실씨에 대한 검찰의 구형 이후 다가올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형량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1월 12일 바레인 출국을 위해 인천국제공항 귀빈실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이명박 전 대통령

“지난 6개월간의 적폐청산을 보면서 이것이 과연 개혁이냐 감정풀이냐 정치보복이냐 이런 의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2017년 11월 12일 바레인 출국을 위해 찾은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적폐청산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박근혜 정권을 지나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 옮겨가고 있다. 여러 적폐청산TF, 국정감사를 통해 드러난 이 전 대통령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은 검찰 수사로 이어지며 점차 그를 옥죄고 있다. 국가정보원과 군 사이버사령부, 기무사령부를 동원한 여론조작부터 다스 실소유주 의혹까지 그동안 계속해서 그를 쫓아온 사람들의 집념에 그의 오래된 의혹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 앞에서 전당원투표 의사를 밝힌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결연한 각오로 국민의당 대표 직위를 모두 걸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위한 전당원의 의견을 묻고자 합니다.”

(2017년 12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19대 대선에서 충격의 3위를 기록한 안철수 대표는 지난 8월 국민의당 전당대회를 통해 부활했다. 그러나 극중주의 등 안 대표가 주장한 핵심 가치에 대한 혼선 등으로 지지율 반등은 어려웠다. 추석을 지나면서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을 꺼내든 그는 당내 호남계 의원들의 극심한 반발로 당이 쪼개질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당 대표 재신임과 함께 통합 찬반에 대한 전당원투표로 승부수를 걸었다. 이후 통합파와 반대파의 대립은 극으로 치닫는 가운데 31일 그 결과가 나온다.

▲ 성완종 리스트 의혹 관련 대법원 상고심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지난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폐목강심의 세월을 보내면서 검사시절의 업을 치른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모든 것을 훌훌 털고 날아오르도록 할 것입니다.”

(2017년 12월 22일 대법원에서 성완종 리스트 의혹 관련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후 페이스북에서)

2017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중앙정치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패닉에 빠진 당을 추슬러 대선에서 2위를 기록했다. 이후 당 대표로 당선되며 자유한국당 재건에 앞장서게 됐다. 그러나 친박계의 반발과 성완종 리스트 의혹 등으로 인해 제대로 힘을 쓸 수 없었지만 지난 22일, 지난 3년여간 자신의 아킬레스건이었던 성완종 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대법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으면서 당내 친박청산과 개혁 드라이브에 날개를 달았다.

▲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지난 4월 27일 오후 서울 성북구 맥도날드 성신여대점 앞에서 성소수자 대학생을 안아주고 있다. ⓒ뉴시스

정의당 심상정 전 대표

“정의당은 이번 대선을 계기로 집권을 꿈꾸는 대안세력으로 힘차게 발돋움해 나갈 것입니다.”

(2017년 7월 10일 정의당 대표 퇴임 기자회견에서)

장미대선의 최대 수혜자 중 한명으로, 201만7458표(6.2%)를 얻어 역대 대선에서 진보정당 후보 가운데 최다 득표를 기록했다. 특히 문재인-홍준표 당시 후보간의 ‘동성애 반대’ 토론 이후 말하는 도중 발언시간이 다됐다는 사회자의 말에 외쳤던 ‘1분 더 쓰겠습니다’는 심크러쉬의 정점이었다.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지난 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오로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한 초석을 놓는데 저 자신을 바치겠습니다.”

(2017년 8월 27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국정농단의 혼란을 원내 제1당의 수장으로서 헤쳐 나왔다. 문재인 정부 초기 몇차례 불협화음을 보이기도 했지만, 지지율 50%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민주당의 역대 최전성기를 잘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전례 없을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당의 대표로서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을지는 내년 4월 지방선거에서 결정된다.

▲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후보가 지난 4월 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후보자 수도권 ·강원 ·제주 선출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안희정 충남지사

“우리는 이 시대에 새로운 화두를 던졌고 민주주의를 한 발 더 전진시켰습니다.”

(2017년 4월 4일 19대 대선 더불어민주당 경선 감사인사에서)

이번 장미대선 정국을 통해 변방의 지사에서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내년 지방선거·재보궐 선거에서 충남지사 3선 도전이냐 국회 진입이냐를 두고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렸지만 결국 불출마를 선언하고 남은 충남지사 임기를 잘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8월 치러질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 무렵의 횡보를 일찌감치 점치는 가운데 그는 일단 잠룡이 되기로 했다.

▲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및 정책위원회의장 선출 의원 총회에서 당선 소감을 전하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제1야당을 의도적으로 패싱하고 손쉬운 국민의당과 소위 뒷거래를 통해 끌고 가고자 한다면 거센 모래벌판, 엄동설한에 내버려진 들개처럼 문재인 정권과 맞서 싸울 수밖에 없다.”

(2017년 12월 14일 원내대표 취임 후 첫 원내대책회의에서)

올해 내내 논란에 시달렸던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12월에야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국정조사와 당시 새누리당 탈당으로 주가를 높이던 김 원내대표는 지난 5월 2일 대선을 앞두고 바른정당을 탈당하고 자유한국당으로 옮기며 철새 비판에 시달렸다. 또 자신의 지역구인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논란으로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12월 원내대표로 선출되며 들개를 자처하고 나섰다. 우선 들개는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무산시키며 그 시작을 알렸다.

▲ 이정미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이 지난 3월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선고하고 있다. ⓒ뉴시스

예외. 이정미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2017년 3월 10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문을 낭독하며)

정치인은 아니지만 올해의 정치인으로 위의 인물들을 선정할 수 있도록 만든 인물이다. 1979년 10월 26일 대통령 시해로 인한 혼란으로 수학 교사에서 법률가로 꿈을 바꾼 한 학생은 2017년 3월 10일 그 대통령의 딸을 파면시켰다. 선고 당일 출근길에 머리에 꽂혀있던 헤어롤로 많은 여성들의 공감을 얻었던 이 전 권한대행은 선고 3일 후 짧은 퇴임식으로 공직생활을 매듭짓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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