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화문 전경 ⓒ뉴시스

【정리/투데이신문 사회부】 지난해에 이어 2017년에도 대한민국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중·고등학생들의 끔찍한 ‘인천 초등학생 살인 사건’과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잔혹한 여중생 딸 친구 살해 등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사고들이 발생했다.

그리고 헌정 최초 대통령 탄핵과 이를 이끈 촛불 시민들의 ‘에버트 인권상’ 수상까지 대한민국 역사에 한 획을 긋기도 했다.

<투데이신문>은 2017년 대한민국을 시끌벅적하게 한 10대 뉴스를 선정해봤다.

▲ 농성 중인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들ⓒ뉴시스

스텔라데이지호 침몰…한국인 선원 8명 실종

지난 3월 31일 한국인 선원과 필리핀 선원 24명을 태운 화물선 ‘스텔라데이지호’가 남대서양 브라질 산토스 남동쪽 인근에서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필리핀 선원 2명은 무사 구조 됐으며 나머지 22명의 선원은 실종 상태로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실종자 가운데는 한국인 선원 8명이 탑승해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침몰 104일째인 7월 11일 선원 가족들에게 사실상 수색 종료를 통보했다. 이에 따라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가족대책위)를 만들어 활동하던 가족들은 광화문 4·16 세월호 광장에서 추가 수색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 최저임금위원회 어수봉 위원장 ⓒ뉴시스

최저임금 16.4%인상…2018년 최저시급 7530원

7월 15일 최저임금위원회가 2018년 최저임금을 7530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2017년 최저임금 6470원보다 16.4% 인상된 금액이다. 일급 8시간 기준 6만 240원, 월급 기준(주 40시간 기준, 주당 유급주휴 8시간 포함) 157만 2770원이다. 노동계와 경영계 양측 모두 이번 최저임금 인상 결정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사회적 요구인 최저임금 1만원에 턱 없이 모자란 결정”이라며 “3년 내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에 비춰 1년 차인 2018년에 대폭 인상해야 마땅하나 평균 수준으로 결정되면서 남은 2년 내 1만원 실현도 불투명해졌다”고 밝혔다. 반면 경영계는 “소상공인·중소기업의 생존권을 외면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율의 최저임금인상은 가뜩이나 어려운 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환경을 악화시키고 일자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5·18 전투기 출격 대기 논란…靑, 특별조사 지시

지난 8월 21일 JTBC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공군에 출격 대기 명령이 내려졌고, 전투기에 공대지 폭탄을 장착하고 이를 준비했다’고 보도했다. ‘공군전투기 출격대기’ 증언과 함께 특별조사를 지시한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은, 올 초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조사에 의해 헬리콥터에 의한 기총소사 흔적이 발견된 장소다. 이틀 후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공군 전투기 출격대기 명령이 내려졌다는 언론 보도 내용과 헬기사격에 대해 국방부에 특별조사를 지시했다. 국방부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 및 전투기 대기와 관련한 철저한 진상조사 및 진실규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뉴시스

MBC·KBS 총파업…'공영방송 정상화'

2017년 9월 4일부터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 본부(MBC 제1노조)’와 ‘한국방송공사 본부(KBS 새노조)’는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김장겸 MBC 사장, 이인호 KBS 이사장, 고대영 KBS 사장 퇴진 및 공영방송 정상화’를 목적으로 총파업에 돌입했다. 3일 뒤인 9월 7일부터는 ‘KBS 노동조합(KBS 구노조)’도 합류했다. 그렇게 파업을 이어간 끝에 11월 13일 MBC 방문진 이사회는 회의를 열어 5:1로 김장겸 사장에 대한 해임을 결의하면서 이틀 후 노조는 총파업을 종료하고 정상 출근에 돌입했다. 하지만 KBS 새노조는 “고대영의 퇴진 때까지 흔들리지 않고 총파업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인천 초등생 살해 10대들 ⓒ뉴시스

인천 초등생 유괴·살해사건

9월 22일, 인천지법 제15형사부(부장판사 허준서)는 초등학교 2학년 여아를 집으로 유인해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김모(사건 당시 만16세)양과 박모(사건 당시 만 18세)양에 대해 각각 징역 20년과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또 출소 뒤 30년간 위치추척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부착하라고 명령했다. 인터넷 ‘캐릭터 커뮤니티’를 통해 만난 박양과 김양은 지난 3월 29일 인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만난 초등학교 3학년 여아를 집으로 유인한 뒤 살해하고 아파트 물탱크 근처에 시신을 유기했다. 박양은 시신 일부를 종이봉투에 담아 김양에게 전달했다. 검찰은 박양에 대해 미성년자 약취·유인 후 살인 및 사체손괴·유기 등 혐의로, 김양에 대해서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하고 만 18세 미만 미성년자인 A양에게는 징역 20년을, B양에게는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구형을 그대로 받아들였고 김양은 1심 선고 당일, 박양은 같은 달 27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해 현재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 ‘어금니 아빠’ 이영학 ⓒ뉴시스

‘어금니 아빠’ 이영학 중학생 딸 친구 살해·유괴

이른바 ‘어금니 아빠’로 알려진 이영학씨가 중학생 딸 친구를 살해 및 유괴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이씨는 지난 9월 30일 중학생 딸 이모양의 친구 A양을 서울 중랑구 망우동 소재의 자택으로 불러들여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마시게 한 후 성추행하고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검찰 조사에서 범죄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으나 정확한 범행 동기는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양도 초등학교 동창 A양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하고 시신 유기를  도운 혐의로 기소됐다.

▲ ⓒ뉴시스

신고리 원전 국민참여로 결정

‘탈원전·탈석탄’ 공약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신한울 3·4호기, 천지 1·2호기 등 총 6기의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또 노후 원전인 월성 1호기는 전력 수급 안정성을 고려해 내년 상반기 중 폐쇄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다. 공사가 상당 부분 진척된 신고리 5·6호기에 대해서는 공론화방식을 통해 건설 재개 여부를 결정했다.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론화위원회에 국민대표로 선정된 471명의 시민참여단은 4차례의 공론조사를 거쳐 19%포인트 차이로 건설 재개를 권고했다. 공론화위원회는 최종 조사결과에 따른 보완조치에 대해 원전 축소, 원전 안전기준 강화,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사용 후 핵연료 해결방안 조속 마련 등의 내용을 권고안에 포함했다. 정부는 공론화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재개하기로 하고 2022년 28기가 되는 원전을 2031년 18기, 2038년 14기 등 단계적으로 감축할 계획이다.

▲ 사진제공=유엔군사령부

북한 병사 귀순…북한군 한때 군사분계선 침범

11월 13일 북한군 병사 1명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북측 초소에서 우리 측 지역으로 귀순했다. 이 병사는 귀순 과정에서 북한군의 총격에 부상을 입고 유엔사 헬기로 긴급 후송됐다. 합동참모본부는 당시 “북한군 병사 1명이 판문점 JSA 전방 북측 초소에서 우리 측 자유의 집 방향으로 귀순했다”며 “이 병사는 귀순 과정에서 북한군의 총격을 받아 팔꿈치와 어깨 등에 총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 북한군 병사는 유엔사 소속 헬기로 경기 수원의 아주대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으며, 중증외상치료 전문의 이국종 교수의 집도로 두 차례 수술 치료를 받았다. 현재는 상태가 호전돼 경기 분당의 국군수도통합병원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21일 북한군 초급병사 1명이 경기도 연천의 28사단을 통해 귀순하기도 했다.

▲ 포항 지진 현장 ⓒ뉴시스

포항서 규모 5.4 지진 발생…2018학년도 수능 연기

지난 11월 15일 오후 2시 29분 경북 포항시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주택 소파 피해를 입은 이재민 2만5000여 세대로 집계됐다. 또한 16일로 예정돼 있던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미뤄져 23일로 연기됐다. 행정안전부는 “포항 지진 이재민들에 대한 100만원 한도로 의연금을 지급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며 “지진으로 인해 포항시에서 추가 지원 요청한 사항은 전국재해구호협회와 협의해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뉴시스

촛불 시민, ‘에버트 인권상’ 수상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촛불집회에 참여한 1700만명의 시민이 독일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에서 세계 각지에서 인권 증진에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에게 수여하는 ‘에버트 인권상’을 수상했다. 12월 5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열린 시상식에는 세월호 참사 생존자인 단원고 졸업생 장애진씨가 시민대표로 참석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쿠르트 베크 에버트재단 이사장은 “대한민국의 평화적 집회와 장기간 지속된 비폭력 시위에 참여하고, 집회의 자유 행사를 통해 모범적 인권신장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된다”고 수상의 이유를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는 지난해 10월 29일 1차 집회를 시작으로 지난 4월 29일까지 총 23차의 집회가 열렸으며 주최측 추산 약 1700만명이 참여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