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대형 매장 등 판매망 확대 본격화…“시장 달라” 우려 일축

▲ 동원홈푸드의 서울 신공장 DSCK(Dongwon Standard Central Kitchen)센터ⓒ뉴시스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스타트업으로 출발 큰 반향을 일으켰던 가정간편식(HMR) 유통업체 ‘더반찬’이 동원그룹에 인수된 후 온라인에 이어 오프라인까지 사업을 확대해 나가기로 하면서 골목상권 침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동원홈푸드는 올해 더반찬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를 비롯해 편의점 등 다양한 채널을 확보해 판매망을 넓힐 방침이다.

또 모바일 전문점과 연결해 고객이 원할 때, 원하는 곳에서, 필요하다면 즉시 배달해주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도 강화하고 판매하는 메뉴도 현재 300여 종에서 480여 종까지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더반찬은 지난해 4월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면적 7272m²의 신공장 DSCK(Dongwon Standard Central Kitchen)센터를 오픈했다. 단품 기준으로 하루 최대 2만5000개, 연매출 1000억 원 규모가 생산 가능한 체계화된 첨단 설비를 갖추게 됐다.

동원 인수 후 급성장, 오프라인 까지 넘본다 

동원그룹은 지난 2016년 7월, 온라인 신선 HMR 1위 스타트업 기업 ‘더반찬’을 약 300억원 에 인수했다. 더반찬은 회원 수 30만 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가정간편식 전문 온라인몰로 대형마트에서 주로 판매하는 레토르트 형태의 ‘가공 HMR’가 아닌, 신선함을 강조한 반찬을 비롯해 각종 요리 등 300종 이상 다양한 제품을 제조해 판매하며 ‘신선 HMR’ 시장을 선점한 기업으로 주목받았다.

지난 2016년 동원홈푸드에 합병 이후 더반찬은 설비투자와 공정 개선을 바탕으로 실적 또한 크게 늘었다. 인수 직전 220억 원 규모였던 연매출은 인수 1년만에 400억원 수준으로 올라 섰다.

동원그룹은 이 같은 투자를 통해 더반찬 매출을 2021년까지 2000억원 규모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더반찬의 급격한 성장과 매출 신장과 함께 대기업 진출에 따른 반찬가게와 같은 생계형 골목상권의 침해 논란도 불가피하다. 동원그룹은 올해 9월 공정위로부터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 사실상 대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동원 인수 후 더반찬이 오프라인 매장으로 영역을 확대키로 하면서 중소영세 시장 침해 우려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생계형 골목상권 침해 우려 상존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급성장한 HMR(가정간편식) 시장에 대기업 진출이 이어지면서 골목상권 침해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최근 더반찬처럼 서울 시내에 반찬 공장을 만들거나 중소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반찬 시장에 진입하는 대형식품업체나 배달 전문업체들이 늘면서 이 같은 논란을 키우고 있다. 

현대백화점, CJ제일제당 등이 레토르트 형태의 간편식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배달 서비스까지 겸한 신선 HMR 시장에서는 동원그룹 더반찬을 선두로 한국야쿠르트 ‘잇츠온’, 풀무원은 ‘프레시 킷’ 등 대형 식품업체들의 진출이 크게 늘고 있다.

문제는 압도적인 자금력을 앞세운 대기업의 진출이 결국 영세상인 중심의 반찬가게나 외식 자영업, 나아가 식품 중소기업의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더반찬의 경우 집밥에 가까운 품질과 직접 배달이라는 유통방식으로 기존 전통시장이나 아파트 상가에서 운영되는 소규모 반찬 가게들은 물론 식품 회사 및 식당 등 중소 자영업 시장과 직접적으로 부딪힐 요소가 많다. 동원홈푸드의 자본력과 식사재 유통망 등 막대한 지원 아래 성장하고 있는 더반찬을 비롯해 여타 대형 식품업체의 HMR 시장 진출을 중소시장에서 불편하게 보는 이유다.

또한 더반찬은 중소 창업 벤처 온라인 배달시장의 대기업 진출이라는 불편한 시선도 고려해야할 요인이다.

동원 “아직 규모 작고 시장 달라”

이 같은 우려에 대해 동원그룹 측은 “시장이 다르다”며 더반찬이 골목상권 침해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일반 반찬가게 시장과) 다른 시장으로 보고 있다. 더반찬이 신선 HMR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보니 많은 고객이 찾아 생긴 우려 같다”며 “하지만 아직 더반찬 규모가 작아 골목상권 침해가 우려되는 시장과 겹칠 정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인식은 앞서 동원홈푸드 관계자가 내놓은 입장과는 사뭇 달랐다.

윤정호 동원홈푸드 사업부장은 지난해 더반찬 인수 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오프라인 매장 진출과 계획과 관련해 “수익성이 보장 된다면 직영을 넘어 가맹형태로 확대할 가능성도 있지만, 대기업이 책임지는 모습이 전제가 되야 한다”며 “반찬가게가 대부분 자영업자 위주다 보니 골목상권 이슈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더반찬의 골목상권 차원의 특별한 상생 움직임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본지와이 통화에서 “더반찬 차원의 별도의 상생 프로그램은 없지만 동원홈푸드 차원에서 자영업자 교육 등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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