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용산복합문화공간’ 결국 부실 덩어리 결론…현명관 전 회장 고발되나
마사회 ‘용산복합문화공간’ 결국 부실 덩어리 결론…현명관 전 회장 고발되나
  • 최병춘 기자
  • 승인 2018.01.1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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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감사결과, 계획부터 개발·운영까지 총체적 부실…관계자 고발 조치 통보
▲ 지난 2016년 7월 경기 과천시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현명관 전 한국마사회 회장 이임식ⓒ한국마사회 제공

용산 장외발매소 폐쇄로 무용지물된 문화 공간
성급하고 부실한 사업추진으로 막대한 예산 낭비
운영 중단 및 현 전 회장 등 관계자 고발 통보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주민 반발에도 강행 추진됐던 용산복합문화공간(유니코니아) 사업이 감사결과 총체적 부실 속에서 이뤄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마사회는 서울용산장외발매소가 주민 반발로 폐쇄되면서 사실상 용도폐기된 용산복합문화공간의 계약해지는 물론 과거 이 사업을 추진했던 현명관 전 회장에 대한 고발조치 검토에 들어갔다.

최근 한국마사회의 주무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가 지난달 14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등록한 ‘2017년도 한국마사회 종합감사결과 처분요구서(2차)’에서 이 같은 조치 사항을 공개했다.

주민의견 수렴 무시하고 사업 강행

‘용산 복합문화공간 운영 및 개발’ 사업, 일명 유니코니아 사업은 용산 장외발매소 1∼7층에 어린이를 위한 문화공간으로 구축하는 것으로 마사회가 97억원 규모의 예산을 들여 지난 2015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해 온 사업이다. 

하지만 ‘청소년 출입·고용 금지 업소’인 경마 장외발매소에 어린이와 청소년 출입이 가능한 놀이시설을 갖춘 시설을 조성하겠다는 유니코니아 사업은 주민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그럼에도 마사회가 사업을 강행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번 농식품부 감사결과 용산복합문화공간 사업은 계획단계부터 본 사업자 선정, 하도급 계약 및 운영까지 총체적 부실 속에서 추진된 것으로 드러났다.

농식품부는 해당사업의 추진 자체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사항 중에 하나인 지역주민 의견수렴은 주민반발로 중단됐다. 따라서 마사회는 앞서 수립한 기본계획에 따라 용산 복합문화공간 개발도 중단여부 등을 재검토하는 것이 타당했다.

그럼에도 마사회에서는 ‘용산 복합문화공간 개발’에 대한 중단 여부 및 중단된 주민의견 수렴 절차 등에 대한 재검토도 없이 2014년 8월 경 2400만원을 들여 ‘1차CCC. 컨설팅’ 연구용역을 추진했다.

하지만 당시 현명관 전 회장은 연구 용역 내용이 적합하지 않다며 다시 연구용역을 재지시, 보름 뒤 ‘2차 CCC. 컨설팅’ 시행계획이라는 유사한 용역을 A사라는 특정업체와 예산을 전용하면서까지 수의계약으로 재추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업체는 용역추진 6개월 전에 신설된 영세업체로 과업내용을 이행할 수 있는 업체인지도 불투명한 상태에서 경쟁입찰도 아닌 수의계약으로 이루어졌다. 감사 과정에서 계약한 업체는 마사회 CCC용산추진반 B반장이 지인의 소개로 알게됐다는 진술이 나오기도 했다.

게다가 A사를 소개해 계약에 이르게 한 B반장은 A사 직원이 아님에도 해당 용역사업에 공동으로 참여, 대표한 사실도 드러났다.

또 2차 용역기간을 통해 용산 복합문화 공간 조성의 인테리어 및 시설공사, 콘텐츠 구축비용 등으로 당초 1차 용역에서 제시한 투자비 21억여원 보다 74억원 가량이 증가한 95억원을 제시했다.

결국 마사회는 1차 용역비용을 낭비한데다 총 개발 비용이 1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크게 늘어나게 되는 계기가됐다.

▲ 지난 2015년 5월 31일 서울 용산 화상경마장(마권 장외발매소) 앞에서 열린 '화상경마장 개장반대 집회' 모습ⓒ뉴시스

관계법령 무시하고 공사 전부 하도급 떠맡겨

본 계약도 허술하게 이뤄지긴 마찬가지였다. 마사회는 2차 컨설팅 용역 완료후 현 전 회장 방침에 따라 기본계획을 수립, 문화콘텐츠 제작과 설치 및 운영에 대한 사업대상자 선정 공모를 통해 2015년 2월에 당시 SK플래닛을 사업자로 선정했다.

마사회는 예정가격을 2차 컨설팅 용역결과와 조달청에서 발주한 사례 중 유사하다고 판단되는 일부 사례를 참고해 추정가격을 산출하는 등 관계법령을 준수하지 않았다. 결국 농식품부는 계약금 77억여원이 적정하게 결정됐는지도 알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계약방식도 부적정했다. 용산복합문화공간 개발 사업은 과업내용과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콘텐츠의 설계‧제작‧설치는 공사계약방식으로 추진하고 운영사업자 선정은 공사가 완료된 후에 별도로 분리 발주하여 추진하는 것이 타당했다.

그럼에도 마사회에서는 일반공사 사업과 운영사업자 선정을 묶어서 일반용역계약으로 일괄 추진했다. 마사회는 그 이유로 ‘용산복합문화공간’ 개발보다는 운영사를 선정하는 것이 주 목적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계약방식은 공사계약 낙찰률을 고려할 때 약 96억7000만원의 손해를 끼치는 결과를 초래했다.

사업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도 의혹 투성이다. 마사회의 ‘용산 복합문화공간 개발 및 운영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문에는 공동도급은 불가하다고 돼 있다. 본 공사 추진 능력이 있는 한 개의 업체를 선정해 부실공사를 방지하고 관리를 수월하게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마사회에서 선정한 사업자의 사업제안서 상의 수행인력 현황을 보면 개발에 대한 인력은 구성되지 있지 않고 ‘용산 복합문화공간 개발’이 아닌 ‘운영’ 위주의 인력만 구성됐다.

우선협상 시 대상자가 아닌 여러 설계업체의 임직원이 참여하는가 하면 제안서의 기본설계도 다른 설계업체 직원이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본 사업자 측은 임시 고용 형태로 인력을 운영해왔다고 주장했지만 이에 대한 관련 자료는 제출하지 않았다.

우선협상 자료와 제출된 착수계에도 운영은 본사업자가, 설계와 콘텐츠 제작‧설치는 모두 다른 사업체가 하는 것으로 분담이 되어 있었다. 사실상 공사 전부를 하도급으로 계약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감사보고서에서는 “이는 명백한 공동도급으로 현 전 회장이 평가위원을 선정해 진행된 사업대상자 선정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본계약 체결 이후 사업 추진도 문제점 투성이였다. 감사보고서는 사업계획 추진 단계에서와 마찬가지로 인근주민 의견이 수렴되지 않았고 관련규정도 절차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 용산복합문화공간 내 부실 시공 사례 ⓒ농림수산식품부 제공

농식품부 “회장 지시 따라 성급하고 무리하게 사업 추진”

용산복합문화공간 사업이 시민들의 반발에 부딪히자 용산구청은 지난 2015년 7월 해당 개발사업에 불허가를 통보했다. 그럼에도 마사회는 사업의 중단이나 계획변경 등에 대한 재검토 없이 ‘용산 복합문화공간 개발’을 당시 현 전 회장의 지시에 따라 당초 계획대로 성급하고 무리하게 추진했다는게 농식품부 감사원의 판단이다.

마사회는 공사 추진 과정에서도 콘텐츠 제작‧설치의 경우 영수증, 세금계산서 등을 받아 원가 확인을 해야 했음에도 이에 대한 확인도 없이 계약금액 77억원 중 기성금 76억원을 업체에서 요구한대로 지급했다.

결국 용산복합문화공간은 건설공사 포함 총 88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했음에도 1년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활용되지 못하고 있고 일부 콘텐츠는 설치조차 못하고 방치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현 마사회에서는 용산구청의 불허가 처분에 대해 작년 1월 최종심(3심)에서 승소했으나 민원 등으로 아직까지 용도변경 및 인허가 재신청 등의 행위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현재 준공도 되지 않은 상태다.

게다가 작년 12월 용산 장외발매소가 폐쇄 결정 됨에 따라 앞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낮다. 이에 지금까지 투입한 88억원은 물론 추가로 철거비용 등을 추가로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게 주무부처의 판단이다.

여기에 SK플래닛은 하도급업체에 사무실을 제공해 주소까지 용산복합문화공간 7층으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무실 사용료를 징수하지 않았았다.

무리한 사업벌인 현명관 회장, 배임죄 고발 조치 통보

이에 농식품부는 마사회 회장에게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해 마사회에 일부 손해를 끼치거나 손해를 끼칠 위험성을 초래하게 한 당시 회장인 현명관 전 회장 대해 수사기관에 업무상 배임죄로 고발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사업자에게도 건설산업기본법 규정 위반 여부를 검토해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다만 사업계약과 추진 당시 사업자였던 SK플래닛이 최근 해당 사업을 맡았던 광고사업부문이 SM C&C로 합병되면서 법적조치와 책임이 어디로 향할지 아직 불투명하다.

이와 함께 계약 해지 요청 검토를 포함해 지금까지 방치돼 있는 ‘용산 복합문화공간’ 운영여부를 조속한 시일내에 결정할 것을 통보했다.

이와 함께 현재 상태에서 콘텐츠 제작‧설치비용에 대해 전문가와 영수증, 세금계산서 등을 통한 원가를 확인하여 과다지급액이 발생했을 경우 회수조치하고 용역기간과 관련한 지체상금 납부와 사무실 사용료 징수 여부도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이와 관련해 마사회 측은 이번 감사결과에 대해 재심의 요청 없이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현 전 회장과 본 사업 계약자였던 SK플래닛 또는 현 SM C&C에 대한 검찰 고발 가능성도 높아졌다.

‘용산복합문화공간’의 계약해지와 현 전 회장 등 당사자 고발 조치 등에 대한 마사회의 결정은 2월 초 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마사회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처분요구서에 대한 답변을 2월 초까지 제출하게 되어 있어서 조치사항에 해당하는 고발조치 등은 관련 부서(법 관련 부서)에 법률 자문을 구하고 있다”며 “따라서 아직은 어떻게 할 것이라는 확답을 드리기는 어렵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