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녘

【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강남역 살인사건에서 비롯된 여성혐오 범죄, 에이즈를 확산시킨다는 공포심을 이유로 확산된 성소수자 혐오까지 최근 수년간 ‘혐오’라는 정서가 대한민국을 뒤덮었다. 

한국 사회가 ‘혐오’에 뒤덮인 이유는 무엇일까. 공포와 혐오가 만연한 한국 사회를 날카롭게 분석한 <공포의 철학>(유서연 지음)이 출간됐다.

저자는 ‘공포에 대한 근원적 천착을 통해 현재 우리의 행태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공포, 혐오, 악에 대해 분석한다.

저자는 혐오의 내면에는 공포가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고 말한다. 무한 경쟁이 가속화된 사회에서 낙오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은 나보다 약한 타인에 대한 혐오를 낳는다. 그리고 이것이 극대화돼 악이 탄생한다. 타자를 상처 입히는 악행으로 공포와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끝없는 불안감과 공포를 갖고 살아가는 이 시대, 공포와 혐오가 극대화돼 악으로 전환되는 사회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타자에게 접근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범람하는 공포와 혐오 속에서 인간의 성별화된 조건과 신체성, 그리고 타자의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살핀다. 저자는 책을 통해 “여전히 공포 속에서 전율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작은 위안이 되길 소망한다”고 말한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공포와 혐오를 꿰뚫는 <공포의 철학>을 통해 누구나 공포와 혐오를 갖고 있는 가해자임과 동시에 희생자임을 자각하고 성찰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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