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택 “함부로 낭비되는 국민 혈세, 조세 개혁 필요”
김선택 “함부로 낭비되는 국민 혈세, 조세 개혁 필요”
  • 이경은 기자
  • 승인 2018.01.17 16: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국내 조세 시민단체 한국납세자연맹 김선택 회장
▲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한국납세자연맹, 조세전문가·노동운동가 주축 돼 설립
특수활동비 폐지·종교인과세 서명…특화된 시민운동 전개
“정부, 소중한 세금 잘못 걷고 잘못 사용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영수증 첨부도 감사도 필요 없는 특수활동비, 그건 바로 국민의 피땀인 세금이다”

헌법이 규정하는 국민의 ‘의무’라는 이름 아래 국가가 강제로 징수하는 세금, 국민들은 그 의무를 기꺼이 감수하며 살아가는 만큼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감시할 권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의무만 행할 뿐 권리는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낸 세금이 감사도 받지 않고 누가, 언제, 얼마나, 어떤 목적으로 썼는지조차 모른 채 ‘특수활동비’라는 이름으로 쓰이고 있지만 그 사실을 제대로 자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법에 의해 세금을 내고 있으면서도 세금이 잘 쓰이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적은 관심으로 피해를 보게 되는 이는 바로 우리 자신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단체가 있다. 바로 한국납세자연맹이다. 이 단체는 국민들의 무관심 속에 그동안 정부가 우리의 소중한 세금을 부당하게 걷고, 잘못 사용해왔다고 말한다. 또한 이들은 앞으로 국민의 혈세가 함부로 낭비되지 않고 꼭 필요한 곳에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피땀과도 같은 세금이 낭비되지 않고 제대로 쓰이게 하기 위해서 세금을 내고 있는 우리들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이에 대한 해답을 들어보고자 ‘한국납세자연맹’ 김선택 회장을 만나 얘기를 나눠봤다.   

▲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Q. 한국납세자연맹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 한국납세자연맹은 조세전문가, 노동운동가 등이 주축이 돼 설립한 국내 유일의 조세 시민단체다. 부당한 조세제도와 세금징수, 불필요한 예산낭비를 견제 및 방지함으로써 서민의 어깨에 지워진 무거운 조세부담을 덜어주자는 데 뜻을 모아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그동안 정부는 우리의 소중한 세금을 잘못 걷고, 잘못 사용해왔다. 이에 우리는 잘못된 관행과 제도들을 바로 잡는 여러 운동들을 펼쳐나가고 있다.

Q. 현재 한국납세자연맹에서 가장 초점을 맞추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

: 세금낭비 감시와 투명성 강화, 공정한 세금이다. 우리 연맹은 그동안 다수결의 원칙을 지키며 소수의 의견을 존중하는 민주성, 순수한 회비로 운영해서 정부 및 그 어떤 압력단체로부터 자유로운 독립성, 단체 운영과 지출 등을 언제든지 공개하고 검증 받는 투명성, 조세를 비롯해 재정과 금융 등 각 분야를 집행하는 공무원과 이를 감시하는 시민은 물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연구하고 개선해가는 전문성 등 네 가지 원칙 아래 활동해왔다. 부당한 조세제도는 앞장서서 개혁하고 세금으로 인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가 있다면 도와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불공정한 과세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다.

: 우리나라는 불공정한 과세가 많은 나라다. 소득에 대해 공정하게 과세하지 않고 종교인이라는 이유로, 부동산임대인이라서, 사업자라고 세금을 적게 내는 경우가 너무 많다. 불공정한 과세는 국민들에게 세금을 내기 싫은 마음이 들게 만든다. 누구에게는 과세하고 누구에게는 과세하지 않고, 누구에게는 세금을 많이 걷고 누구에게는 적게 걷는다면 세금을 성실히 내는 사람은 세금을 내기 싫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현대 조세국가는 유지될 수 없다. 그렇기에 공정한 과세가 중요하다. 국민이 세금을 성실히 내기 위한 조건 또는 정부가 국민에게 성실한 납세를 요구할 수 있는 전제조건이 공정한 과세다. 그렇기에 우리 연맹에서는 공정한 과세가 실현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는 것이다. 하나의 예로 지금까지 종교인과세운동을 진행해왔고, 1월 중으로 종교인과세 위헌소송도 제기하려고 한다.

Q. 세금 낭비를 막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나.

: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특수활동비 폐지운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 국정원의 4931억원을 포함해 18개 부처가 약 9000억원을 특수활동비로 사용했다. 국회 82억원, 국세청 54억원, 감사원 39억원, 대법원 3억원 등 비밀업무와 전혀 관련 없는 부처들도 국민의 피땀인 세금을 영수증 첨부도 없이 쌈짓돈처럼 마구 사용하고 있다. 영수증이 필요 없고 감사도 받지 않는 특수활동비는 제도적으로 사적인 사용을 용인하고 있는 만큼 개인의 문제보다는 시스템의 문제다. 국민의 세금이 개인의 양심에 맡겨져서는 안 되고 제도적으로 오남용 될 여지를 없애야 한다. 국가안보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극히 일부를 제외한 모든 지출은 특수활동비 대신 업무추진비 등으로 양성화해 누가, 언제, 얼마나, 어떤 목적으로 지출했는지 공개돼야 하고 당연히 영수증을 첨부해야 한다.

Q. 납세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서도 힘쓰고 있다고 하던데.

: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부패가 자라고 특권은 유지되고 세금은 낭비된다. 한국은 공무원 평균연봉을 직급별·호봉별로 공개하지 않는 나라다. 스웨덴, 영국, 캐나다 등은 공무원의 개별 연봉을 한국보다 자세히 공개하고 있다. 정부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스웨덴처럼 한국의 정보공개법을 좀 더 자세히 개정해 공무원 정보공개법을 악용해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정말 필요한 부분은 빼고 공개하는 것을 막아야한다. 또한 한국도 스웨덴처럼 중·고등학교 때부터 정보공개 필요성 등에 대해 학교에서 가르쳐서 투명성 확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Q. 세금이 낭비되지 않는 세상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 국민들이 세금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나아가 납세자주권의식을 갖는 게 중요하다. 국민 모두 세금이 무엇인지, 세금이 어떻게 사용돼야 하고 왜 투명하게 공개돼야 하는지, 자신이 어떤 종류의 세금을 얼마나 내고 있는지 알려고 노력해야 하고 세금의 쓰임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스웨덴, 독일처럼 공무원이 단돈 몇 십 만원이라도 세금을 낭비하면 공직을 사퇴시키는 납세자주권의식을 가져야 한다.

▲ 지난해 11월 28일에 열린 특수활동비폐지 촉구 기자회견 현장ⓒ한국납세자연맹

Q. 조세라는 특수한 분야에 대해 시민들이 잘못된 부분이 있는 지 파악하는 일이 쉽지 않다. 이를 해결할 방법이 있다면.

: 세금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내용이다. 시민들이 조세와 관련해 전문성 및 지식이 결여돼있는 것과 관련해 지금 당장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지름길은 없다. 그렇기에 복잡한 세법을 쉽게 바꾸는 작업을 실시해서 국민들이 세법에 대해 쉽게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일반 국민들의 세금에 대한 지적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어렸을 때부터 학교에서 세금과 관련한 교육을 해야 한다. 납세자연맹과 같은 NGO에서도 세금 교육에 대한 좋은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 널리 알리는 작업도 해야 한다.

Q. 연말정산과 관련한 시민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하던데.

: 2001년부터 ‘연말정산 환급도우미 서비스’ 시민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연말정산 과정에서 누락한 소득공제에 대해 환급 신청을 통해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다. 지난 5년간 세법을 몰라 놓친 소득공제가 있다면 연말정산 추가 환급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장애인 공제’ 부분을 많이 놓친다. 장애인공제 제도 자체를 모르는 사람도 있고 부모님이 장애인 급수(6급)이 있는 줄은 알고 있었으나 장애가 심한 중증 장애인만 장애인공제대상에 해당되는 줄 알고 신청하지 않아 누락되는 등 사람들이 연말정산과 관련해 놓치는 부분이 많다. 한국납세자연맹에서는 이런 부분을 알려주고 환급을 도와준다. 2003년부터 지금까지 약 3만8622명이 한국납세자연맹의 환급대행 서비스를 통해 329억원을 환급받았다.

Q. 지금껏 진행해 온 또 다른 운동이 있다면 말씀해 달라.

: 2015년부터 종교인 과세운동을 시작해 진행하고 있다. 국정기획자문위원장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지난해 8월 종교인 과세 유예 법안을 발의하면서 논란이 됐고 이에 연맹을 포함한 범시민사회단체가 종교인 과세의 즉각적인 시행을 주장하면서 유예 방침이 철회됐다. 그러나 종교인에게 많은 혜택을 주는 시행령이 통과됨에 따라 우리 단체는 종교인 과세운동을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다. 또한 물이용부담금 폐지운동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물 1톤(㎥)당 170원의 물이용부담금이 수도요금에 포함돼 청구되고 있다. 국민건강증진기금은 담뱃값에,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은 전기요금에, 석유에 붙는 수입·판매부과금은 석유가격에, 물이용부담금은 수도요금에 포함돼 징수하는데 부담금 종류가 95개이고 한해 징수액만 20억이나 된다. 부담금의 실질은 세금인데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런 세금이 있는 지조차 모르고 있다. 그러나 부담금징수액은 2013년 16조, 2014년 17조, 2015년 19조, 2016년 20조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에 우리 연맹은 부담금 폐지운동을 전개하기로 결정하고 첫 번째로 물이용부담금 폐지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Q. 최근 정부가 세제개편안을 내놨는데 이에 대한 평가를 해주신다면.

: 아직은 평가하기 이르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들이 눈에 보이기는 한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복지를 강조하고 있는데 복지는 한 번 늘어나면 후퇴가 안 된다. 복지국가로 가기 위한 핵심은 공정성이라고 생각한다. 세금이 낭비되지 않고 세금을 공정하게 걷는 기초를 다지고 그 위에 복지라는 집을 지어야 하는데 진보든 보수든 할 것 없이 기초는 안 다지고 집만 지으려고 한다. 집을 지을 때 기초를 안 다지고 집을 지으면 집이 붕괴된다. 복지도 똑같다. 기초는 안 다지고 계속 늘리기만 하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먼저 세금을 공정하게 걷을 수 있는 기초를 다지는 게 중요하다. 과세 체계와 행정 체계를 바꿔 세금 낭비를 막고 공무원 임금체계도 개혁해서 비용을 절감하는 등 기초를 마련하고 복지라는 집을 지어야 한다.

Q. 법인세와 관련해서는 어떤 의견을 갖고 있나.

: 개인적으로 법인세는 말하기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우리나라에서 법인세를 어떻게 계산하는지에 대해 아는 사람이 거의 없을 거다. 그만큼 법인세는 어려운 부분이다. 그래도 한 가지를 말하자면 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법인세를 우리나라에서는 상상 못할 정도로 내렸는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법인세는 궁극적으로 개인이 부담하는 세금이다. 법인이라는 건 실체가 없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존재가 아니지 않나. 트럼프 대통령이 법인세를 그렇게 많이 내릴 수 있었던 건 이론적인 철학을 밑바탕으로 뒀기 때문이다. 법인세를 깎아줘서 회사가 잘되고 고용이 창출되고 외국에 나갔던 다국적 기업이 국내로 들어오게 돼 실직자가 줄어든다고 하면 결국 나라가 좋아지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그런 철학 말이다. 우리나라도 법인세와 관련해 이런 철학이 필요하다.

▲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Q. 현재 정부에게 앞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

: 세금을 공정하게 걷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줬으면 좋겠다. 지하경제를 예로 들면 우리나라의 지하경제비중은 2012년 기준 26.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6위다. 미국의 3배 정도, 그리스와는 비슷한 수준이다. 지하경제 비중이 높은 것은 부패가 많기 때문이다. 부패는 공정한 경쟁을 해치는 해악도 있지만 세금 측면에서 공평한 세금인 소득세위주의 증세를 하지 못하게 하고 간접세 특히 담뱃세 등 죄악세 위주의 증세를 할 수 밖에 없도록 한다. 지하경제는 소득과 재산이 많은 사람에게서 세금을 더 걷어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는 ‘소득재분배’를 막는다. 그렇기에 지하경제 비중이 축소돼야 한다. 지하경제를 축소한다고 하면 노점상들의 반발이 많을 수 있다. 지금 세금을 안 내고 장사하는 노점상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 사람들한테 똑바로 세금을 잘 내라고 하면 반발하겠지만 그런 부분을 철저히 바꿔가야 한다. 처음엔 반발이 많겠지만 공정하게 집행하면 나중엔 다 수긍할 거라 생각한다. 부당하게 특권을 누리는 세력에게는 쓴 소리를 하는 정부가 됐으면 좋겠다.

Q. 한국납세자연맹의 스탠스가 불분명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 우리 연맹은 지난 18년간 정부한테 1원 한 푼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해왔다. 부당한 조세제도와 세금징수와 관련해 목소리는 내는 등 정부를 견제하는 역할을 하다 보니 정부와 항상 반대편에 있었다. 그렇기에 진보인지 보수인지 헷갈린다고 말할 때가 있는데 우리는 누구의 편도 아니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국세청 개혁 운동과 관련해서는 어떻게 보면 같은 편이라고 할 수 있고 특수활동비와 같은 부분에서는 반대편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Q. 한국납세자연맹에서 이루고자하는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 개인적으로는 한국납세자연맹이 전문적인 시민단체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지금보다 더욱 성장해서 ‘정부 돈을 받지 않고 활동하는 전문적인 시민단체인데 참 괜찮다, 직원들도 어느 정도 급여를 받으면서 일하는 괜찮은 직장이다’라는 얘기를 듣고 싶다. 아직까지는 시민단체라고 하면 대외적으로 급여를 적게 받고 일하는 봉사직이라고 생각하는 시선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 인식을 바꾸고 전문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정당한 보수를 받고 오랫동안 근무하는 회사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 우리 사회가 진보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지식의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 우리 단체에서 공정한 세금에 대한 기초개념을 국민들에게 심어줄 수 있도록 질 높은 콘텐츠를 생산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왜 세금의 투명성이 중요한 것인지, 왜 공무원들이 영수증 없이 돈을 쓰는 특수활동비가 폐지돼야 하는지 이런 것에 대해 국민들이 잘 모른다. 그렇기에 분발해서 세금과 관련한 고급 콘텐츠를 생산해서 사회에 알리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63로 32 (콤비빌딩) 1014·1024호
  • 대표전화 : 02)739-2711
  • 팩스 : 02)739-2702
  • 법인명 : (주)투데이신문사
  • 제호 : 투데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2077
  • 등록일 : 2012-04-18
  • 발행일 : 2012-05-28
  • 발행·편집인 : 박애경
  • 전무 : 이정수
  • 이사 광고국장·문화사업국장 : 장현당
  • 편집국장 : 강지혜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애경
  • 투데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8 투데이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odaynews@ntoday.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