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 오비맥주 브루노 코센티노 신임 사장 (우) 오비맥주 카스 ⓒ뉴시스

【투데이신문 윤혜경 기자】 맥주 제조 및 판매 전문 업체 오비맥주가 신임사장이 부임하자 마자 희망퇴직을 추진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이달 1일부로 기존 김도훈(Frederico Freire,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사장 대신 AB인베브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 마케팅 담당 브루노 코센티노 부사장이 오비맥주 사장으로 임명, 새롭게 오비맥주를 이끌어가고 있다. AB인베브는 지난 2014년 오비맥주를 인수한 글로벌 주류업체다.

오비맥주는 AB인베브에 인수된 후 2016년 4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150여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진행한 바 있다. 1년 2개월여 만에 또다시 희망퇴직 협상을 실시하는 것이다.

이번 희망퇴직 대상은 근속 15년 이상 차‧부장급과 물류‧생산 등 만 45세 이상 비노조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브루노 사장 취임 이후 희망퇴직이 거론되는 만큼 신임 사장의 공식적인 첫 업무 지시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맥주 성수기를 앞두고 노조가 총파업을 진행해 카스 생산에 차질이 생긴 바 있다. 더구나 현재 맥주 시장은 수입 맥주 관세 철폐로 수입 맥주가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으며 수제 맥주가 각광받는 등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한국인 술 소비량이 감소하는 추세다. 이런 상황을 브루노 사장이 반영, 구조조정을 통해 조직 슬림화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오비맥주가 AB인베브에 인수, 외국계 기업으로 변모되면서 업무능력에 ‘영어’가 필수가 된 가운데 환경 변화에 적응이 더딘 연차 쌓인 직원을 정리해고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오비맥주 측은 올해 임단협(임금과 단체협약)으로 희망퇴직 안건이 올라온 것일 뿐 브루노 사장의 지시는 절대 아니라고 반박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올해는 임단협을 하는 해로, 이달 초 노조와 협의할 안건으로 희망퇴직이 나왔다”라며 “브루노 사장이 실제로 출근하고 업무를 파악한 것은 지난 8일부터다. 비용이 많이 드는 이런 큰일은 하루 만에 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이번 희망퇴직 안건은 사장의 지시와 무관하다고 부인했다.

이어 구조조정을 통한 인력 감축 및 퇴직의 기준이 영어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석을 충원할 계획이며, 영어실력이 희망퇴직의 기준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희망퇴직으로 생긴 공석은 신규 인력으로 충원한다. 인원수가 주는 게 아니”라며 “조직문화가 바뀌면서 업무에서 영어가 자주 쓰이긴 하지만, 영어 실력이 (희망퇴직) 기준은 아니다. 영어 외 본인 업무 능력이 뛰어난 직원이 신청을 하면 회사에서는 받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희망퇴직은 임단협 안건으로 나온 것으로, 노조와 협의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 협의 진행이 잘 되지 않아 무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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