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카드 김창권 대표ⓒ뉴시스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롯데그룹이 최근 단행한 승진 인사에서 롯데카드 김창권 대표가 제외되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로 부사장 7년차에 접어든 김 대표가 취임 이후 실적 악화가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롯데카드 매각설도 거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롯데그룹은 계열금융사를 포한한 임원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 이에 따라 롯데손해보험 김현수 대표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롯데캐피탈 박송완 대표는 전문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러나 롯데카드 김창권 대표는 이번에도 승진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부사장 7년차를 맞게 됐다. 앞서 김현수 대표가 2014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이번 인사를 통해 사장으로 승진한 것과 비교했을 때 김창권 대표의 승진은 다소 늦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의 승진 무산이 롯데카드 실적 하락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취임한 김 대표는 소상공인 카드수수료 인하정책, 카드론 규제, 인터넷전문은행 등장 등 업계 불황에 직면, 2002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분기 단위 순손실을 기록했다.

결국 롯데카드는 지난해 2분기 순이익이 611억원을 기록한 반면 3분기 순이익은 344억원으로 감소하면서 3분기 기준 약 26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1958년생 대구 출신의 김 대표는 산업은행 출신으로 모건스탤리프로퍼티즈 부동산투자담당 상무, 삼성 KPMG 부동산본부본부장, 롯데자산개발 대표이사를 거쳐 지난해 3월 롯데카드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이처럼 김 대표는 금융 관련 이력이 상당하나 대부분 부동산관련 업무를 맡아와 결제금융사업에 대한 이해력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롯데카드는 유통그룹 계열사인 만큼 빅데이터 사업을 진행하기에 알맞은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신한, 삼성, KB 등 경쟁사들이 공격적으로 빅데이터 연구소를 개발하는 것과 반대로 관련 투자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도 적지 않다.

김 대표가 올해로 취임 2년차를 맞은 만큼 본격적인 경영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끊이지 않는 매각설도 김 대표의 입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롯데카드 등 금융계열사의 지분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금융지주가 금융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는 게 금지돼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은 금융계열사의 주식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캐피탈 등의 지분을 호텔롯데가 매입하면서 지배구조 정리에 돌입했으나 롯데카드는 이 움직임에서 제외되면서 지분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9월 베트남 금융회사 테크콤파이낸스를 인수하면서 매각설이 잠잠해지긴 했으나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은 상태다.

한편, 롯데카드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승진 관련해서는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알 수 없는 부분”이라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1년은 준비기간인 만큼 (김창권 대표가) 올해 준비하고 있는 게 많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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