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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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우리는 보통 검사를 권력의 중심에 있는 힘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권력지향적이고 야망에 가득 차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상상하기도 한다.

그런데 거악의 근원혹은 정의로운모습과는 달리 스스로를 생활형 검사라고 부르는 이가 있다. 바로 인천지검 공안부장 김웅 검사다.

김 검사가 자전적 에세이 <검사내전>을 펴냈다. 검사를 꿈꿔본 적이 없다는 그는 어떤 일을 하며 밥벌이를 할까고민하던 중 그저 직업으로서 검사가 되기로 해 고시 공부를 했다고 한다.

김 검사는 거악을 일소하겠다는 정의감보다는 그저 매일 주어지는 업무를 처리해 나가는 생활형 검사다. 그는 초임 검사시절 사건 처리 통계가 좋지 않아 당청꼴찌(우리 청에서 꼴찌)’라는 별명을 달고 지냈다고 한다.

직업적 야망이 없기 때문인지 그는 검사장이나 차장검사에게도 할 말은 하는 사람이다. 굳이 자신의 고향에서 체육행사를 연 검사장에게 우리 관할 지역에서 개최해 갈비탕 한 그릇이라도 팔아줬다면 불황에 시달리는 지역 주민들이 좋아했을 텐데 그게 좀 아쉽다고 비꼬거나, 부하직원의 충성심을 겨룬다며 밤중에 검사들을 술자리로 호출한 것을 거부하고 그게 단합이면, 제가 술 마시다 차장님 불러도 나와 주느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때문에 또라이라는 별명도 얻었다고 한다.

검사생활 대부분을 형사부에서 보내며 사기 사건을 많이 다룬 김 검사는 자신을 조직에 맞지 않는 타입이라 말하면서도 검찰을 떠나지 못한다. 성실하게 살아가는 세상의 약자들에게 힘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후배들에게 생활형 검사로 살아봤는데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는 김 검사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되짚어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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