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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삼성전자가 연간 최대 실적을 발표하면서 동시에 액면분할 소식을 전격적으로 전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1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239조5800억 원, 영업이익 53조65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50조 원대를 돌파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8.7%, 83.5%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만해도 매출액 65조9800억 원, 영업이익 15조1500억원 을 기록하며 모두 분기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이 또한 매출은 약 24% 증가한 것이고,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5조 9000억원이 증가하며 영업이익율도 23%를 기록했다.

IM부문이 중저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메모리 시황 호조 지속과 플렉서블 OLED 패널 판매가 확대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의 수익성이 대폭 개선되면서 반도체 사업부는 전체 영업익에 65%를 차지했다. 반면 한 때 전체 영업이익의 70%에 육박했던 IM부분은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8700억원이 감소한 2조4200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이날 삼성전자의 역대 최대 실적보다 주목받은 것은 액면분할 시행 소식이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50:1의 주식 액면분할 시행을 결의했다.

이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으로 249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삼성전자 주가는 50분의 1인 약 5만원 선으로 떨어지고 주식 수는 1주가 50주로 늘어나 보통주 기준으로 기존 1억2838만6494주에서 64억1932만4700주로 늘어난다.

하지만 액면분할 가능성에 대해 1년 전만해도 “계획이 없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데다 이번 결정이 극소수 인사들만 참여한 가운데 철통보안 속에 결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결정 배경을 놓고 이런저런 추측도 나오고 있다.

당장 시점상 다음달 이재용 부회장의 2심 선고 재판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내부적으로 이번 액면분할 결정 과정에 최고위급 임원들이 이를 구속수감 중인 이재용 부회장에게 변호사를 통해 보고하고, 최종 승인을 받았다는 후문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여러가지 추측 중 하나”라며 “사실관계를 확인해 주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이번 결정이 이재용 부회장 재판과 무관하다는 입장은 분명히 했다.

삼성전자는 주주가치 제고 조치 차원에서 이번 액면분할 결정했다게 공식입장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던 주가가 높아 주식을 매입하기에 부담이 된다는 의견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주가가 250만원대를 넘어서면서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액면분할을 실시할 경우 더 많은 사람들이 주식을 보유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고 나아가 이번 결정으로 주주들은 올해부터 대폭 증대되는 배당 혜택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간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고, 배당 확대로 주주 환원을 실행하는 데이어 액면분할로 주주가치 제고 조치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년간 총 4회차에 걸쳐 보통주 330만 2000주, 우선주 82만 6000주를 매입해 소각 완료했고, 총 9조2000억원이 집행됐다.

또 삼성전자로서는 액면분할에 따른 지분 참여 확대로 유동성 증가 효과도 있을 것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액면분할은 오는 3월23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안건으로 상정돼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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