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애경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올림픽 경기장이 위치한 강원도 평창과 강릉은 막바지 손님맞이 준비로 분주하다. 분주함에는 설렘과 열정이 공존한다. 올림픽 열기는 강릉과 30여분 떨어진 동해시도 예외는 아니다.

동해시는 올림픽 특수를 겨냥해 올해 관광객 1천만 명을 목표로 삼았다. 그만큼 보여줄 게 많다는 얘기다. 동트는 동해시의 보물처럼 숨겨진 명소들을 둘러보기로 했다. 먼저 문화재청이 ‘일출 명승 제1호’로 지정 예고한 동해시 추암으로 가보자.

 

애국가 첫 소절 배경화면으로 등장하는 해돋이가 바로 이곳 동해시 추암 촛대바위에서 촬영됐다. 형제바위, 촛대바위 등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동해의 일출 장면은 언제보아도 가슴 벅차게 한다. 이러한 감동은 조선시대 도체찰사(都體察使)로 있던 한명회도 예외는 아니었다. 추암의 바위군이 만들어 내는 절경에 반한 한명회는 이곳을 미인의 걸음걸이를 뜻하는 ‘능파대(凌波臺)’라고 불렀다 한다.

또한 정조 12(1778)년 단원 김홍도는 관동의 풍경을 그린 금강사군첩(金剛四郡帖)에서 현재 추암의 풍경과 매우 흡사한 능파대를 화폭 속 일부로 남겨두었다. 추암의 멋스러움은 북평 해암정이 한 몫을 한다.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63호로 지정된 해암정은 삼척 심씨 시조인 심동로가 관직에서 물러나 제자를 가르치고 생활했던 세거지이다.

눈 호강을 마친 후 다음 여정은 ‘동해무릉건강숲’에서의 힐링타임이다.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인 2월 7일부터 2월 26일까지는 자원봉사단 숙소로 운영된다.

 

동해무릉건강숲은 국가지정문화제 명승 제37호로 지정된 두타산 무릉계곡 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편백나무, 황토 등 친환경으로 지어진 숙박시설에 황토찜질방, 온열 테라피실, 건강상담실 등이 있어 휴식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잡기에 딱’이다. 직장인 워크숍이나 단체 활동에 최적화돼있다.

신선이 노닐다 간 천혜절경이라는 무릉계곡명승지는 ‘인생여행지 워너비(WANNA BE)’ 중 하나라고 해도 손색없다. 무릉도원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두타산과 청옥산을 배경으로 형성된 곳으로 수많은 기암괴석과 폭포들이 절경을 이루고 있다.

수많은 명칠가와 묵객들이 새겨놓은 크고 작은 석각들이 잔존해있는 1,500평 정도의 무릉반석을 비롯해 반석 사이로 흐르는 맑디맑은 옥류동, 화강암 절벽과 수목이 어우러진 선녀탕, 그리고 재미있는 옛이야기가 숨어있는 호암소 등 볼거리 천지이다.

어디 이뿐이겠는가? 학소대, 쌍폭포, 용추폭포, 관음폭포에서 쏟아지는 물소리는 머릿속까지 맑게 한다. 정신수양의 화룡점정은 이곳 삼화사, 금란정, 관음암이 되겠다.

 

동해 여정의 하룻밤은 망상해수욕장 송림 속에 자리 잡은 ‘동해망상해변한옥촌’에서 묵어보자. 망상오토캠핑장과 함께 완공한 이곳은 한옥의 고풍스러움과 현대적 편리함이 조화롭게 공존한다. 여행의 피로는 정갈하고 귀품 있는 한옥에서 말끔히 떨쳐내고, 창문 열면 바로 만나는 아침 해와 함께 또 하루의 여행을 이어가보자. 한옥촌 숙박예약은 망상리조트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오토캠핑장과 한옥촌이 있는 망상해변과 맞닿아 있는 묵호항은 한창 경기가 좋았을 시절에는 명태와 오징어잡이로 풍요롭고 넉넉한 동해안 중심항구였다. 그러나 어족자원이 줄어들면서 북적거렸던 묵호항과 주변의 ‘논골마을’은 썰렁하고 한적한 동네가 돼버렸다. 이때 동해문화원이 발 벗고 나섰다. 동해문화원은 마을의 온기를 되찾고자 2010년 8월부터 골목길과 담벼락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매일 새벽 명태와 오징어를 실어 나르는 어선들과 생업을 위해 목청을 높였던 어부, 싱싱한 어물을 먼저 점찍기 위해 흥정하는 상인들과 손님들의 소소한 일상이 골목길 벽화에 담겼다. 논골담길을 따라 예쁜 카페들이 하나 둘 생기면서 지중해 연안의 작은 마을처럼 따뜻함을 머금은 서정적 마을로 탈바꿈했다. 드라마 ‘상속자들’의 여주인공 ‘차은상’의 집으로 촬영된 언덕 위 빨간 지붕 집은 찾는 이들의 발걸음을 머물게 한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확 트인 동해바다와 오밀조밀한 항구를 배경삼아 나도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되어본다.

이밖에 쌀 생산과정을 알려주는 정미소 견학과 인절미 만들기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심곡약천문화마을’과 5억 년 전 자연의 신비를 경험할 수 있는 ‘천곡 천연동굴’은 가족나들이로 안성맞춤이다.

먹거리 자랑도 덧붙여야겠다. 특히 전통시장부터 야시장까지 시장에서 즐기는 정겨운 손맛은 여행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행복이다. 북평 민속5일장의 메밀전병, 옛날통닭, 소머리국밥에는 소박하지만 푸짐한 인심이 가득 들어있다. 중앙시장 구이타운에 있는 청년식당 식탁위에 앉은 생선구이에는 펄떡거리는 싱싱함이 숨어있다. 김치를 넣어 얼큰하고 시원하게 끓인 곰치국, 쫄깃담백한 감자떡, 보리떡, 기정떡 그리고 요즘 가장 ‘핫’하다는 새우만두까지... 그야말로 먹을거리가 ‘천지삐까리(강원도 사투리)’다. 이 겨울, 동해시가 숨겨놓은 보물들을 찾으러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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