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김 子 김중도, 8년만의 사부곡 “이제야 아버지 마음 조금 이해”
앙드레김 子 김중도, 8년만의 사부곡 “이제야 아버지 마음 조금 이해”
  • 윤혜경 기자
  • 승인 2018.02.14 1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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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드레김, ‘화려해 부담스럽다’ 고정관념 없애고파
두 번째 라인 ‘김중도’로 실용적인 의상 선뵐 예정
아버지 앙드레김처럼 디자인부터 경영까지 도맡아
앙드레김 김중도 대표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앙드레김 김중도 대표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투데이신문 윤혜경 기자】 2010년 8월 대한민국 패션계의 거장이 별이 됐다. 새하얀 옷과 독특한 화장, 새까만 염색머리, 온화한 미소가 돋보이던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김이 향년 7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앙드레김의 타계 소식이 전해지자 그가 생전 패션에 대한 열정을 불살랐던 ‘앙드레김 아뜰리에(이하 앙드레김)’를 누가 이어갈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됐다. 그리고 같은 달 앙드레김 신임대표가 선임됐다. 바로 독신이었던 앙드레김의 하나뿐인 양아들 김중도(38)씨다.

디자이너 앙드레김은 세상을 떠났어도 앙드레김 브랜드에 대한 입지는 여전하다. 앙드레김에 대한 애정이 많은 ‘단골고객’이 꾸준히 의상실을 찾는 데다가 새로운 고객들도 늘고 있다. 또한 앙드레김 골프웨어, 앙드레김 도자기 등 디자이너 앙드레김의 이름이 들어간 브랜드 상품도 여전히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앙드레김을 김 대표가 이끌어 온 지도 어느덧 8년째. 일선에서 경영만 하던 김 대표는 최근 아버지의 발자취를 좇아 디자이너로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투데이신문은 지난 9일 아버지의 뒤를 이어 앙드레김을 이끌어 나가는 김중도 대표를 만나 앙드레김 브랜드의 현주소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앙드레김 부티크 ⓒ투데이신문
앙드레김 부티크 ⓒ투데이신문

Q. 간단하게 본인 및 앙드레김 브랜드 소개 부탁드린다.

: 디자이너 앙드레김의 아들이자, 8년째 앙드레김의 경영을 맡고 있는 김중도 대표다. 디자인 전공은 아니지만, 지난해부터 직접 작품을 내고 있다.
제가 몸 담고 있는 ‘앙드레김’은 의상뿐만이 아니라 모든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고부가가치 브랜드다. 골프웨어를 비롯해 홈패션 등 다양한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Q. 앙드레김 의상은 상당히 고가로 알려져 있다. 주요 고객층이 궁금하다.

: 자세하게 말할 순 없지만, 기본적으로 여성 스탠다드 정장은 250~300만원부터다. 저희 브랜드 드레스나 수트는 비싼 편이 아니다.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명품브랜드를 보면 저희 브랜드보다 2배 이상 비싸다. 그래서 무조건 ‘비싸다’라고 말할 순 없다. 저희 매장은 아버지 때부터 의상실을 찾으셨던 단골분들이 계속 오시는 편이다. 주로 40‧50대다. 연주회 등 각종 행사에 필요한 옷을 구매하기 위해 저희 매장을 선택하시는 분들도 많다.

Q. 아버지가 운영하셨을 때와 비교했을 때 달라진 ‘색깔’이 있다면.

: 저는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앙드레김을 맡았을 때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사실 방황도 많이 했다. 그런데 7~8년 정도 운영하다 보니까 계획이 생겼다. ‘앙드레김’이란 브랜드를 대중에게 널리 알리는 것이다. 아버지 생전에 앙드레김은 다채로운 색상이나 화려한 자수 등 럭셔리를 표방했다. 때문에 선뜻 입기에 부담스럽다라는 생각을 많이들 하셨다. 그런 ‘부담스럽다’라는 느낌을 없애고 싶다. 저는 시대가 변하고 있는 점을 반영해 대중적인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 조만간 앙드레김의 두 번째 라인인 김중도라는 브랜드를 따로 론칭할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운동을 좋아하다 보니 트레이닝복이나 캐주얼복 등을 선보일 생각하고 있다.

Q. 부친 생전 앙드레김 패션쇼의 하이라이트는 당대 최고 스타들의 ‘이마키스’다. 만약 김 대표님이 패션쇼를 연다면 이마키스 계획이 있나.

: 패션쇼 기획 및 제안이 오면 다수가 ‘이마키스’를 원하신다. 아무래도 이마키스가 앙드레김 패션쇼의 시그니처다보니 그런 것 같다. 이마키스는 제가 추구하는 대중적인 방향과는 느낌이 다르긴 하다. 하지만 시그니처를 없앨 순 없다. 아마 패션쇼가 진행된다면 1부에서는 이마키스가 있는 시그니처 쇼를, 2부에서는 평범하지만 실용적인 의상쇼를 선보일 것 같다.

앙드레김 김중도 대표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앙드레김 김중도 대표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Q. 패션쇼에 메인 모델로 세우고 싶은 스타를 꼽자면.

: 매우 많다. 그중에서 꼽자면 ‘방탄소년단’이다. 가능하다면 멤버 모두 모델로 세우고 싶다. 또 힙합 아티스트 ‘박재범’, ‘타이거JK‧윤미래’ 부부도 세워보고 싶다. 앙드레김 브랜드를 스트릿하면서도 럭셔리한 느낌으로 풀어본다면 이분들과 굉장히 잘 어울릴 것 같다.

Q. 패션 사업에 대한 고충이 있다면.

: 고충이라면 한국 브랜드, 한국 디자이너가 수준이 높지 않다는 인식이다. 우리나라는 고가 아니면 저가로 양분화돼 있다. 명품 혹은 유니클로 등 SPA 브랜드만 선호하기에 우리 같은 한국 디자이너가 만든 브랜드는 살아남기 힘들다. 우리 것을 사랑하지 않는다고나 할까. 오히려 해외에서는 한국 브랜드, 한국 문화, K-POP이 인정받고 있다. 그게 같은 맥락이다. 제가 봤을 때 한국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한국 브랜드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Q. 해외 진출 계획은.

: 기회만 된다면 하고 싶다. 중국이나 베트남 시장도 생각 중이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싶다. 글로벌 시장은 미국이 가장 크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면 미국 진출은 필수다.

Q.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패션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을 것 같은데.

: 패션은 제 전공도 아니고, 딱히 관심 있는 분야는 아니었다. 그저 아버지일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면서 저도 생각이 달라졌다. 제가 아들이기도 하고, 주위 환경도 그렇고. 자연스럽게 물들어간 것 같다. 지금은 패션이 마치 일상생활처럼 인식된다.

Q. 아버지께서 패션 사업을 이어가길 바라셨나.

: 그렇다. 사실 저는 평범한 회사원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항상 아버지께서는 “네가 이 일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하시면서 제가 다른 직장에 들어가기를 바라지 않으셨다. 제가 군 제대할 때쯤이 아버지께서 지병으로 제일 많이 아프셨던 때다. 그래서 아버지를 옆에서 보필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첫 직장이 앙드레김이 됐다. 마치 수행비서처럼 아버지를 따라 여러 곳을 다니게 되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자연스레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됐다.

앙드레김 김중도 대표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앙드레김 김중도 대표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Q. 최근에는 경영은 물론 디자인까지 참여하면서 사업을 이끌어 가고 있다. 아버지의 발자취를 이어가는 소감은.

: 그 전에도 아버지가 대단하신 분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제가 직접 디자인을 해보니 더욱 더 아버지의 위대함을 알게 됐다. 디자인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디자인부터 경영까지 모든 것을 다 혼자서 해내셨다. 아버지처럼 모든 것을 다 해내기에는 아직 제 역량이 부족하다. 그럴 때마다 아버지가 존경스럽고 한편으로는 굉장히 힘드셨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아들된 입장에서는 그저 죄송할 따름이다. 아버지는 이 일을 좋아해서 하긴 하셨지만, 결국 사람은 다 똑같다. 좋아하는 일이지만 자식 때문에 더 열심히 하는 것이다. 저도 아버지가 되다 보니 이제야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 이해하게 됐다. 문득 아버지 생각이 나면 가슴이 아프다.

Q. 아버지 빈자리가 생각날 때는 언제인가.

: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때 아버지 생각이 가장 많이 난다. ‘아버지라면 어떻게 일을 하셨을까?’, ‘아버지라면 이럴 때 내게 어떤 가르침을 주셨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아무래도 아버지 일을 이어서 하다보니 거의 매일 아버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Q. 배우 하정우가 제작‧연출‧연기까지 모두 맡은 영화 ‘앙드레김’ 제작이 보류됐다. 기대가 큰 만큼 속상한 마음이 클 것 같다.

: 영화는 거액이 들기 때문에 투자를 받아야만 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영화 흥행 여부를 판단하고 투자를 결정할 수 밖에 없다. 근데 저는 물론 감독, 제작자가 바라는 건 예술영화다. 아들된 입장에서는 예쁘고 멋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은 게 당연하다. 자극적이거나 흥행만을 좇는 영화를 만들고 싶지 않다. 그래서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하정우씨도 흥행을 위한 영화를 만들려는 생각은 없는 것 같다.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영화사에서는 투자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더라. 지금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Q. 다양한 기부활동도 두드러진데. 이유가 있나.

: 아버지의 영향이다. 아버지께서는 살아생전 기부를 많이 하셨다. 나 역시 당연히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이 들어 계속하고 있다. 서울대학병원 의사를 미국에 교환학생으로 보내는 프로그램과 아버지가 나오신 고양중학교에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사랑의 열매에도 기부를 하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아버지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Q. 재능기부도 진행한다고.

: 최근에는 서울시 복지사업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찾동)’ 활동가들이 입게 될 유니폼을 무료로 디자인했다. 금전적인 기부 외에 다른 기부는 없나 생각하던 찰나에 기회가 생겨서 진행하고 있다. 

앙드레김 김중도 대표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앙드레김 김중도 대표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Q. 앙드레김, 어떤 브랜드로 만들고 싶나.

: 본사 부티크는 이 모습 그대로 보존할 것이다. 대신 캐주얼 브랜드를 론칭해 1020세대도 즐겨 찾는 브랜드를 만들 계획이다. SPA 브랜드 H&M이 발망 등 명품 브랜드와 협업하는 것처럼 우리나라 스파브랜드 에잇세컨즈 등과 협업해 대중적인 브랜드로 발돋움해보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아직 패션쇼 등 공식적인 활동이 없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회사 입지가 없어지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신다. 지금까지 활동이 없었던 것은 기지개를 켜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올해부터는 어떤 형태로든 활동을 시작할 거다. 앙드레김을 애정 어린 마음으로 바라봐주시고, 아껴주시고, 많이 알려질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좋겠다.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