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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롯데백화점 분위기가 심상치않다. 업계에서는 작년 내수부진과 중국발 사드 후폭풍으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면서 업계 1위 백화점이라는 자리도 위태롭게 됐다. 여기에 내부에서는 작년말 단행된 임원 인사를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롯데백화점 본점장을 맡았던 황규완 상무가 롯데쇼핑 계열사 롯데역사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 배경을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계열사 대표로 전출된 것임에도 실적 부진에 따른 좌천성 인사 아니냐는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그룹 인사에서도 주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본점장의 경우 유력한 엘리트 코스로 인식되고 있다. 현재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를 비롯해 이원준 롯데유통BU 부회장,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도 모두 롯데백화점 본점장을 역임했다.

롯데역사는 지난 1986년 민자역사의 건설 및 운영과 백화점업 등을 주사업목적으로 롯데그룹과 철도청 주체로 설립한 롯데영등포역사를 전신으로 한 롯데그룹 계열사다.

영등포역과 대구역 민자역사를 완공하고 역사 내 롯데백화점을 개점, 롯데쇼핑으로부터 경영관리계약을 맺고 백화점을 위탁경영하고 있다. 현재 롯데지주와 신동빈 회장 등 특수관계자가 68%, 한국철도공사가 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역사는 역사 위탁사업이라는 특성상 점용기간 만료 등 경영상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지난해 말 서울역과 영등포역 민자역사는 국가귀속이 완료되면서 향후 롯데역사의 역할은 더욱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업계에서는 황 상무가 작년 실적 부진으로 사실상 한직으로 물러난 것으로 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롯데쇼핑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작년 인사는 계열사별 역할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작년 실적 부진은 중국의 사드 보복 등 여러 요인에 따른 것인데 어떻게 책임을 한 사람에게 물을 수 있나”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인사 잡음이 롯데백화점의 위기를 드러낸 사례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그만큼 롯데백화점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반증이라는 것이다.

작년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롯데그룹은 큰 타격을 입었다.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이 대표적인 피해 기업으로 꼽혔다. 특히 사드 보복에 내수 부진 등이 겹치면서 롯데백화점 실적은 곤두박질 쳤다. 내부 분위기도 얼어붙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실적 부진을 이유로 8년만에 임금을 동결하기도 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매출 23조80억원, 영업이익 527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4.6%, 영업이익은 31.0% 감소한 수준이다. 그 중 주력 사업인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매출 7조5670억원, 영업이익 39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5.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36.1% 내려앉았다.

중국 사드 보복 영향이 컸다지만 경쟁사인 신세계백화점이 같은 기간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8721억원, 영업이익 3448억원을 기록, 매출은 31.4%, 영업이익은 37.2% 늘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현대백화점도 매출액은 0.9% 증가한 1조8481억원, 영업이익이 전년 보다 2.7% 늘어난 3937억원을 기록했다.

경쟁사들이 점포 확장 등 공격적 경영과 온라인 매출 상승 등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롯데백화점의 위기감은 더 높아지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이 성과주의 인사 기조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이번 롯데백화점 내 본점장의 계열사 전출을 둘러싼 논란이 막연한 확대해석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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