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2배 넘는 고리대출, 본사 배불리기?
비정상적인 매출원가율, 의도적 적자 의혹

한국지엠(GM)이 13일 가동중단을 공식 발표한 군산공장 정문 전경ⓒ뉴시스
한국지엠(GM)이 13일 가동중단을 공식 발표한 군산공장 정문 전경ⓒ뉴시스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제너럴모터스(GM)가 경영악화를 이유로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하자 오랬동안 논란이 됐던 ‘먹튀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GM은 가동률 저하, 지속된 적자에 따른 경영악화를 공장폐쇄 이유로 설명하고 있지만 고리 대출, 과도한 연구개발비, 정상적이지 않은 납품 및 수출가격 등 본사에 지급되는 과도한 비용에 따른 부실아니냐는 의혹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GM 측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한국정부에 자금 지원을 요구하고 나섰고 정부는 한국GM에 대한 실사를 통해 각종 의혹을 꼼꼼히 따지겠다고 나섰다.

현재 정부와 한국GM의 2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실사를 협의하기 위한실무 준비에 착수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을 실사할 회계법인 한 곳을 잠정 결정한 데 GM측과 실사 일정 및 절차, 범위 등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산업은행은 GM측에 한국GM 경영부실과 관련된 의혹들에 대해서 소명 자료를 제출해줄 것을 요청했다. 대표적으로 제기된 의혹은 고금리 대출 의혹과 납품 가격, 과도한 연구개발(R&D) 비용 의혹 등이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지원은 어렵다는게 정부 입장이다. 사실상 ‘한국 철수’를 내세워 자금 지원을 요구한 GM과 지원만 받고 철수하는 이른바 ‘먹튀’를 막겠다는 정부가 대치하는 모양세다.

정치권과 금융업계에서는 GM본사가 자사 이익을 위해 한국GM에 고금리 대출을 했다는 의혹이 줄곧 제기돼왔다.

한국GM은 지난 2013년에서 2016년까지 GM 관계사인 글로벌GM(GM홀딩스)로부터 2조4000억원의 자금을 대출받았다. 이자율은 5% 안팎으로 이자만 매년 1000억원 이상, 4년간 총 4620억원을 지급했다.

이는 당시 초저금리가 지속됐던 시기로 경쟁 국내 완성차가 부담한 차입금 이자율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같은 시기 경쟁사가 부담한 이자율은 기아차가 0.19%~2%, 현대차 1.49∼2.26%, 쌍용차 0.3∼3.51% 등에 불과했다.

이에 한국GM이 의도적으로 GM 본사에 비싼 이자 수익을 챙겨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수백억원에 달하는 업무지원비도 논란거리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사무지회가 감사보고서 등을 토대로 분석한 자료를 보면 2012~2016년 한국GM에서 발생한 본사 업무지원비가 1297억원에 달한다. 사측은 회계·세무·내부감사 등 본사의 공통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사용료’로 한국GM뿐 아니라 모든 글로벌관계사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항목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불투명한 항목과 높은 지출 규모로 본사 이익 챙기기란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한국GM의 과도한 납품가도 논란의 대상이다. 총매출 중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인 매출원가율이 매우 높았다는 것이다. 국내 동종 기업들의 매출원가율이 통상 80%대 인데 비해 한국GM의 매출원가율은 2016년 기준 94%에 달했다. 사실상 이익을 낼 수 없는 구조로 ‘일부러’ 적자를 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GM은 국내 경쟁사가 ‘자산’으로 처리하고 있는 연구개발비를 ‘비용’으로 분류하면서 발생한 오해라는 입장이다. 이에 금감원은 매년 5000억~6000억원의 연구개발비가 비용으로 처리된 것이 적정한지 들여다 보고 있다.

한편, 한국GM은 지난 13일 가동률 저하 등 경영악화로 오는 5월말까지 군산공장의 차량생산을 중단하고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국GM은 군산공장 직원 약 2000명(계약직 포함)의 구조조정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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