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뉴시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뉴시스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일본 롯데홀딩스 공동대표에서 물러나면서 사실상 신 회장이 추진하던 한일 ‘원롯데’ 경영 체제 변화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롯데의 지주사인 일본롯데홀딩스가 21일 이사회를 열어 구속 된 신동빈 회장의 대표이사직 사임안을 승인했다. 이번 사임으로 신 회장 직함은 롯데홀딩스 이사 부회장으로 바뀌었다.

신 회장의 이사직 사임에 따라 롯데홀딩스는 현재 공동 대표인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된다.

일본에서는 대표이사가 실형을 선고받으면 이사회의 해임절차를 밟는 게 관행이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 두 롯데를 축으로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롯데그룹 특성상 신 회장의 사임이 가져오는 상징적 의미는 남다르다. 당장 한일 롯데의 수장 역할을 해온 신 회장의 일본 롯데의 장악력 약화와 이에 따른 지배구조 변화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일본롯데는 일본롯데홀딩스와 광운사를 통해 호텔롯데, 여러 한국롯데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분구조로 한국롯데를 지배하고 있다.

일본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99%를 보유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롯데케미칼과 롯데물산 등의 지분을 다량 보유하며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은 최대주주 광윤사 외에 종업원지주회(27.8%), 임원지주회(6%), 관계사(20.1%) 등으로 이뤄졌다. 신 회장의 일본롯데홀딩스의 지분율은 1.4%에 불과하다. 이에 신 회장은 그동안 정업원지주회 등 주요 주주들의 지지로 경영권을 지켜왔다.

동시에 한일 ‘원롯데’ 의지를 드러냈던 신 회장은 롯데그룹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10월 롯데지주를 출범시키고 롯데쇼핑과 롯데칠성음료 등 총 51개 계열사를 지주사 체제로 편입시키는 작업을 진행했다. 여기에 일본롯데 계열사 지분율을 낮추기 위해 호텔롯데 상장도 추진했지만 아직까지 미완의 상태에 머물러 있다.

지분구조상 일본롯데를 장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신 회장의 이사 사임은 일본 경영진과 주주들의 영향력이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한국 롯데그룹이 일본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신 회장의 사임을 계기로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발발할 가능성도 높다. 광윤사의 지분 50%+1주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자 대표인 신 전 부회장이 임시주총을 소집해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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