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지난달 은행의 가계 대출금리가 3년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예금금리는 떨어지면서 은행의 수익과 직결되는 예대마진은 더 확대됐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1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가계 대출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3.71%로 전월(3.61%) 대비 0.1%p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4년 9월(3.76%) 이후 3년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가계 대출금리는 지난해 기준금리가 인상되기 두 달 전인 9월부터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넉 달 동안 0.3%p 상승했다.

가계 대출금리가 오른 것은 지표로 활용되는 장기 시장금리가 지속적으로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은행채 AAA(5년물) 금리가 지난해 12월 2.53%에서 지난달 2.67%로 0.14%p 상승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집단대출, 보증대출 금리까지 줄줄이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전월 대비 0.05%p 오른 연 3.47%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4년 9월(3.5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집단대출 금리도 0.02%p 상승한 3.45%로 나타났고 전세보증금 대출 등 보증대출 금리는 3.62%로 0.13%p나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신용대출 금리는 4.47%로 전월 대비 0.02%p 하락했다. 이는 일부 은행이 저금리의 단체협약대출 등을 취급한 영향 탓으로 풀이된다.

기업 대출금리도 대기업 대출(3.33%)과 중소기업 대출(3.92%)이 모두 상승하면서 전월 대비 0.04%p 상승한 3.68%를 나타냈다. 비은행금융기관에서는 상호저축은행의 대출금리가 전월 대비 0.92%p 상승해 4.75%를 기록, 이는 고금리인 신용대출 취급이 늘어나면서 금리가 상승한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예금금리는 하락하면서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저축성수신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1.80%로 전월 대비 0.01%p 하락했다. 정기예금 등 순수저축성예금금리는 전월 대비 0.02%p 하락한 1.76%,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시장형금융상품 금리는 1.74%로 0.03%p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기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단기 예금상품을 중심으로 금리가 떨어진 영향이란 분석이다. 지난달 은행채 AAA(3월물) 금리를 보면 전월보다 0.06%p 하락했다. 앞으로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중 자금이 일종의 대기성인 단기 상품 쪽으로 더 몰린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은행들의 수익성은 개선됐다. 수신금리와 대출금리차(신규 취급액 기준)는 1.89%로 한 달 만에 0.08%p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잔액 기준으로는 총 수신금리와 총 대출금리차를 나타내는 예대마진은 0.02%p 오른 2.32%을 기록, 2014년 11월(2.26%)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