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푸드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투데이신문 윤혜경 기자】 롯데푸드가 자사 공식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광고로 또 구설에 올랐다. ‘83년생 돼지바’ 마케팅으로 원작 조롱은 물론 페미니즘 지지자를 ‘관종’으로 표현했다는 비판을 받은 지 약 한 달 만에 또다시 광고로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푸드는 지난달 23일 인스타그램에 동그란 안경을 쓰고 자사 제품인 ‘의성마늘햄’을 한 손에 쥔 여성의 모습이 담긴 한 장의 사진과 함께 “영미~?”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하단에는 해시태그로 #의성마늘햄 #싱크로율ㅇㅈ?(싱크로율 인정?) 등의 문구가 이어졌다.

‘영미’는 이번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큰 활약을 펼친 여자 컬링팀 ‘팀 킴’의 구호다. 스킵인 김은정 선수가 스톤을 투구한 뒤 브러쉬로 얼음판을 닦는 스위퍼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 김초희 선수에게 ‘영미’로 스위핑 지시를 내렸다. 김은정 선수가 “영미야~”라고 외치는 것은 부드럽게 잘 가고 있다, “영미야!”는 빨리 닦으라는 뜻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팀 킴의 영미 구호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최고 유행어로 떠오르며, 소위 ‘영미 신드롬’을 낳고 있다.

팀 킴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롯데푸드가 구호는 물론 안경, 머리 모양, 투구하는 모습 등 팀 킴의 김은정 선수를 연상시키는 광고를 진행하는 것이다.

투구하는 김은정 선수 ⓒ뉴시스
투구하는 김은정 선수 ⓒ뉴시스

문제는 롯데푸드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후원사나 파트너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더구나 팀 킴을 후원하는 활동을 진행하지도 않았다. 올림픽 공식 후원사가 아닌 기업은 스포츠 이벤트가 열리는 기간 동안 올림픽이 연상되거나 올림픽이 연상되는 광고를 진행할 수 없다.

때문에 누리꾼들은 롯데푸드가 팀 킴 인기에 편승하는 ‘꼼수 마케팅’을 진행한다며 해당 광고가 보기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 해당 광고 하단에는 “지원해준 것도 없으면서 흉내광고 찍었다”, “숟가락 얹지 말고 선수들 후원 먼저 하세요”, “묻어가네” 등 누리꾼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롯데푸드는 단순히 선수들을 응원하려는 의도로 콘텐츠를 만든 것이라는 입장이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의성 지역과 10년 넘게 동반자적인 관계를 맺고 있으며, 그런 부분에서 선수들을 단순하게 응원하는 취지로 콘텐츠를 만든 것”이라며 “(앰부시 마케팅, 인기 편승 등) 부정적인 뜻으로 한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컬링이나 컬링 선수에 대한 후원 및 지원 활동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외부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며 “저희가 의성마늘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지기 전부터 의성마늘이라는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의성군과 협약을 맺고 의성군에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엉뚱한 답을 늘어놓았다.

앞서 롯데푸드는 지난 1월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83년생 돼지바’ 광고로 원작 조롱 및 페미니즘 지지자를 관종으로 비하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논란이 가중돼자 롯데푸드는 광고를 내리고 사과문을 올렸다.

당시 롯데푸드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인스타그램에 게재되는 광고 대해 “SNS팀에서 발제하고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한다”며 “앞으로는 본사차원에서 꼼꼼하게 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과 한달여만에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광고 게시물이 또 구설에 오른 것이다. 본사차원의 모니터링이 성실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법한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롯데푸드 관계자는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겠다”라고 답했다.

한편, 현재 롯데푸드는 팀킴을 이용해 묻어간다는 질타가 빗발친 의성마늘햄 광고를 인스타그램에서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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