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8일 오후 충남 홍성군 홍북읍 충청남도청에서 예정된 사과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뉴시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8일 오후 충남 홍성군 홍북읍 충청남도청에서 예정된 사과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8일 예정됐던 성폭행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오후 3시 충남도청에서 예정됐던 기자회견을 앞두고 문자메시지를 통해 “모든 분들이 신속한 검찰수사를 촉구하는 상황에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검찰에 출석해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하는 것이 국민 앞에 속죄드리는 우선적 의무라는 판단에 따라 기자회견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힌 뒤 기자회견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어 “검찰에 출석하기 전에 국민 여러분, 충남도민 여러분 앞에서 머리 숙여 사죄드리고자 했다”며 “검찰은 한시라도 빨리 저를 소환해달라”며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안 전 지사가 이날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추가 성폭행 의혹 폭로에 부담을 느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7일 <JTBC>는 안 전 지사가 자신의 싱크탱크인 ‘더 좋은 민주주의 연구소’ 소속 직원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추가로 보도한 바 있다. 해당 보도에서 이 직원은 안 전 지사에게 지난 2015년 10월~지난해 1월까지 세 차례 성폭행당했다고 밝혔다.

또한 8일 오전에는 지난 2017년 대선 과정에서 안 전 지사의 경선 캠프에 참여했던 관계자들 일부가 ‘김지은과 함께하는 사람들’이라는 이름으로 성명서를 내고 당시 캠프가 비민주적인 분위기였으며 성폭력과 물리적 폭력이 만연했다고 폭로했다.

해당 성명서는 앞서 안 전 지사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팀 스틸버드’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2017 민주당 경선 안희정 캠프’의 구성원 중 일부 멤버들의 메시지 전달을 요청받아 대신 전한다”는 설명과 함께 공개됐다.

한편 이같은 안 전 지사의 행보에 충남도공무원 노동조합은 성명서를 내고 규탄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피해자 발행 후 4일 동안 연기처럼 사라졌는데 오늘 국민과 약속한 기자회견조차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또 숨어 버렸다. 참으로 비겁하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당신을 도지사로 모신 것이 부끄럽다”며 “안희정의 비겁함과 비열함은 충남도정의 시계를 수십년 후퇴시켰다. 정의와 민주주의란 말도 오염시켰다. 대한민국과 도민과 도청 직원은 당신에게 배신을 당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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