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8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 파문 등과 관련해 “그냥 가진 권력을 남용했다 정도가 아니라 타락했다”고 토로했다.

추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세계 여성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해 “참담한 심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마음이 참 무겁다. 최근 미투운동에서 예외 없이 민주당도 큰 잘못을 한 사람들이 드러나고 있고,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안주하고 안이했느냐는 것을 깊이 통찰하고 절감하는 순간”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회초리를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기성 정치권을 바라보고 있는 자라나는 어린 아이들에게 어떻게 고개를 들 수 있을까, 정치가 항상 희망을 얘기해 왔는데 같은 입으로 희망을 말할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시시때때로 제 머리를 지나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묵묵히 다시 일어서야 하겠다”며 “이 참담한 심정을 딛고 일어서서 피해자들을 손잡고, 위로해주고, ‘결코 혼자가 아니다’, ‘여러분의 희생에 우리가 응답하겠다’, ‘바꿔내겠다’는 야무진 마음을 먹어야겠다”고 했다.

더불어 “여성들이 개별적으로, 스스로의 몫으로 감내해야 했던 어두운 나날들은 아마도 가부장적인 한국 사회에서 더 쉽게 지나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우리 사회의 오래된 낡은 인식, 만연한 성차별적 구조를 당연히 인식하고 있는 것, 또 사회적 권력이 클수록 바꾸려는 변화를 기도하기보다는 더 쉽게 안주하고, 마치 그것이 권력과 권위에 비례하는 것인 양 마구 해왔던 것들을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미투운동과 함께 힘을 주고 계시는 위드유 운동으로 대한민국은 이제 변화를 시작해야 되겠다”며 “미투가 일시적으로 지나가는 한 때의 바람, 잠시 고개 숙이고 있으면 또 이런 때가 지나가겠지가 아니라 ‘포스트 미투’를 준비해 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다시는 대한민국 시계바늘이 거꾸로 가지 않도록 마치 촛불을 들었을 때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었을 때의 마음처럼 단단한 결기로 헤쳐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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