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링스코리아 원주사무소 A 소장이 B씨에게 보낸 메시지 내용 <자료제공 = 브링스코리아 노동조합>

【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현금운송 전문업체 브링스코리아가 노동자들에게 특근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노조에 지배·개입을 시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3일 브링스코리아 노동조합(이하 노조)에 따르면, 브링스코리아 원주사무소 부소장은 노사간담회를 예고하면서 ‘간담회 시간은 특근으로 반영한다’고 지난 2월 6일 공지했다. 간담회가 예고된 시간은 다음날 오후 7시로, 근무 외 시간이었다.

그러나 간담회 당일 오후 4시경 원주사무소 A 소장이 돌연 ‘전례가 없어 간담회 시간 특근 처리는 없는 것으로 한다’고 다시 공지했다. 브링스코리아의 단체협약 제37조에는 ‘업무시간이라 함은 회사의 통제 하에 진행되는 실제 작업지시 시간, 대기시간, 조회, 교육, 각종회의를 포함하는 시간’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또 노조는 A 소장이 “오늘 자리에 모이지 않으신 분들은 개별면담을 진행토록 하겠다”고 공지하는 등 직원들에게 간담회 참석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상명하복과 같은 브링스코리아의 분위기상 A 소장의 발언은 묵시적 압박이라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브링스코리아의 단체협약 제37조는 회사의 통제 하에 진행되는 실제 작업지시 시간, 대기시간, 조회, 교육, 각종 회의시간을 업무시간으로 포함하고 있다. 노조는 “노사협의회와 서비스운영본부 팀장이 함께 참석한 간담회는 본사와 사전에 협의를 마친 것이며, 이는 사무소 관리자가 주관하는 각종회의에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A 소장의 특근반영 철회는 노조가 원주사무소 노동자들의 휴게시간이 보장되지 않는다며 진정을 제기한 데 대한 보복성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노조는 “현금·귀금속 등을 운송하는 현장 노동자들의 업무스케줄 편성 시 단체협약과 보충협약에 명시된 조항들을 준수하지 않고 휴게시간을 형식적으로 ‘중식’이라는 표기만 할 뿐, 근로기준법 제54조에 보장된 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원주 고용노동지청에 진정을 낸 바 있다.  그러자 A 소장은 원주사무소 노조 대의원 B씨가 오히려 사무소장에 대한 해임안을 건의하는 등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B씨는 사무소장 해임에 대해 말한 적이 없다”며 “A 소장의 주장은 허위사실”이라고 밝혔다.

A 소장은 노조에 지배·개입한 의혹도 받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A 소장은 “노조원 탈퇴든 신규가입이든 변동이 있을 경우 사전에 보고해달라고 그렇게 호통치고 말했는데, 이젠 보고해야 할 보고도 하지 않는 겁니까”라며 B씨를 압박했다.

지난해 브링스코리아의 ‘노조파괴 공작’을 폭로한 바 있는 정의당 이정미 의원실 측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회사의 필요에 의해 회의를 주최했다면 유급으로 처리하는 것이 맞다”며 “특근 철회에 노조의 조직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있었다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허위사실로 노조를 압박한다면 경우에 따라 지배·개입에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브링스코리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장근무를 하는 직원들의 경우 고객과의 시간을 맞추려면 정해진 시간에 휴게시간을 사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점심시간 30분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고, 그 외 시간은 자율적으로 쉬게끔 하고 있다”며 “담배, 티타임, 화장실 이용시간 등을 포함하면 휴게시간은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근수당과 관련해서는 “사측이 간담회를 주관한 것이 아니기에 회사의 통제 하에 진행된 회의시간으로 볼 수 없다”며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 A씨의 노조 지배·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현재 사실관계 파악 중”이라며 “아직은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브링스코리아는 2016년 최저임금 위반 논란, 지난해 노조에 가입한 직원들을 제외한 채팅방을 만들어 ‘노조원과 함께 근무를 하면 불편한지’를 묻는 등 노조 차별 논란이 있었다. 또 같은 해 6월에는 사측이 근로자대표 선출을 공모하는 등 근로자참여법을 위반하고 노조 대응을 위한 복수노조 설립 등 노조파괴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노사간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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