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실 직위 악용 사적만남 강요
KT “내부적으로 사실 확인 중”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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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사회 전반적으로 미투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KT도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KT의 한 남성 직원이 지위를 이용해 취업을 희망하는 여대생과 사내 직원들에게 사적 만남을 강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앱에 지난 4일 KT와 관련한 한 편의 글이 게재됐다. ‘ㅇㅇㅇ사태에 즈음한 소회(CC인재실)’이라는 제목의 글에는 KT 내부에서 한 남성 직원이 본인에게 주어진 직위를 악용해 취업을 준비하는 여대생들과 사내 젊은 여직원들에게 사적 만남을 강요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글에 따르면 남성 직원 B씨는 오랜 기간 인재실에 근무하면서 본인에게 주어진 직위를 악용해 인재채용팀장 시절에는 캠퍼스 리쿠루팅을 다니면서 여대생을 상대로 취업상담을 핑계로 사적 만남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이 뿐만 아니라 인재경영팀장 시절에는 젊은 여직원들을 대상으로 고충상담을 명목으로 1:1만남을 강요했다고 밝혔다.

글쓴이 A씨는 “술 취한 여직원들을 대상으로 쉬었다 가자고 강요했다”라며 “한두 번 만나준 여직원이 개쓰레기임을 인지하고 더 이상 만남을 거부했을 땐 집 앞까지 쫒아가 내려오라고 강요했다. 와이프가 사이가 안 좋아 이혼할거니 자기와 지속적으로 만나자는 식으로 여러 여직원에게 추근댔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마 인재실은 작년 말 상무보 승진과정에서 과거 B의 과오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라 믿는다. 지금이라도 B가 더 이상 지사장 직무를 수행하는 것을 중단케 해야한다”라며 “B의 성희롱 형태는 이미 전직원이 인지하고 있으며 그간 행태로 미뤄보아 지사장의 직위를 이용한 추가적인 성희롱의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글쓴이 A씨의 주장처럼 B씨의 행태에 대해 알고 있다는 취지의 댓글이 이어졌다. 댓글을 남긴 C씨는 “나 같은 안면 없는 직원도 알 정도면 상당히 많은 직원들 사이에서 회자된 사람인데 인재실에서 과연 몰랐을까”라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또 다른 익명의 D씨는 “터질 줄 알았다. 진짜 수많은 사람들이 아는데 왜 안 터지나 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글은 현재는 삭제된 상태로 일각에서는 B씨가 지방 지사장으로 있었으나 게시글이 올라온 이틀 뒤인 6일 해당 지방의 고객본부로 파견됐고 대기발령으로 변경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편, KT 측은 이와 관련해 현재 내부적으로 파악 중에 있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해당 글에 대해 인지했고 이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사실 확인 중에 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익명으로 올라온 글이기에 (글을 올린 사람과 내용 속의 인물이) 누구인지 파악되지 않았다. 사실로 드러날 경우에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해당 글이 게시된 이후 B씨의 보직이 변경됐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내부적인 내용이기에 외부에 알릴 수 없다”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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