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커뮤니티 캡처>

【투데이신문 윤혜경 기자】 “치킨은 살 안 쪄요, 살은 내가 쪄요” 등 톡톡 튀는 카피를 배출했던 배달의민족 신춘문예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미투(Me too)’ 운동을 희화화한 창작시가 출품됐다는 것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 전문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은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11일까지 음식 주제 창작시 공모전 ‘제4회 배민신춘문예’ 이벤트를 개최했다. 공모된 시 중 우수작은 배달의민족 측에서 경품을 지급하고 마케팅에 활용한다.

이벤트 참여 방법은 간단했다. 배민신춘문예 홈페이지에 접속해 20자 이내의 짧은 시를 써서 게재하면 자동으로 응모가 됐다.

시의 주제는 음식과 다이어트였다. ‘풋’하게 웃거나 ‘아~’하고 공감되는 내용이 시에 담겨 있으면 됐다. 출품된 시는 배달의민족 이벤트 응모 현황이나 인스타그램 등 SNS에 노출됐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들이 주제와 기획 취지와 달리 미투운동을 유머로 희화화한 시를 출품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논란이 된 시에는 “저도 당했어요-미트(meat)운동/그 맛에 당했어요”, “제 다리를 보더니 침을 삼키면서…-치킨 미투운동-”, “#Meat too-운동지지”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뿐만 아니라 “반죽을 탁 치니 억 수로 맛있다-수타피자”라며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을 패러디한 시도 발견돼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해당 시는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에 대해 강민창 치안본부장이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라고 발언했던 것을 희화화한 것이다.

최근 여성 스스로 자신의 성폭력 피해사실을 고백하면서 성범죄 심각성을 알리는 미투운동이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해당 시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를 비롯한 SNS에서는 “미투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미투를 놀려서는 안 된다. 당신의 아픔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당신을 조롱하고 웃으면 좋겠냐”, “미투운동의 의미를 저속한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저 유머로 소비하고 있다” 등 미투를 희화한 시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우아한형제들 측은 내부적으로도 인지하고 있으며 즉각 삭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우아한형제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올해 4년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해마다 이벤트를 진행할 때 취지에 맞지 않거나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글은 즉각 삭제조치 한다고 공지하고 있다. 공지에 따라 몰지각한 언행이 담긴 글은 삭제하고 있다”라며 “글쓴이가 개인 SNS에 공개한 글에 대해서도 삭제 요청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