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심판론’ vs. ‘정권안정론’ 프레임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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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박원순·박영선·우상호 3파전으로 굳혀져
자유한국당, 이석연 전 법제처장 단수 추천

바른미래당, 안철수 등판론으로 시끌시끌
선거 판세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지방선거가 이제 90일도 남지 않았다. 그동안 수많은 예비후보들만 거론됐을 뿐 안갯속을 헤매던 후보군도 점차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서울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군소정당인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아직까지 서울시장 후보를 내겠다는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서울시장 선거는 가장 중요한 선거 중 하나다. 인구 1000만명에 달하는 서울시의 수장이라는 의미와 함께 서울시장을 가져가는 쪽이 차기 대권을 석권한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여야 모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고, 후보로 누구를 내세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서울시장 후보가 난립하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지만 최근 미투 운동의 여파로 후보가 3명으로 압축되는 모양새다. 후보가 없었던 자유한국당은 최근 유력한 예비후보를 내세우면서 시동을 걸고 있다. 바른미래당 역시 곧 유력한 예비후보를 내세울 방침으로 전해지며 서울시장 선거는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박영선 의원, 우상호 의원 ⓒ뉴시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박영선 의원, 우상호 의원 ⓒ뉴시스

민주당, 3파전 양상으로

민주당은 당초 박원순 현 서울시장, 박영선·우상호·민병두 의원, 정봉주 전 의원 등 5파전 양상을 기대했다. 하지만 민병두 의원이 성추행 파문에 휩싸이며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사실상 서울시장 경선을 접었다. 정봉주 전 의원 역시 성추행 의혹에 휩싸이면서 해당 언론사와 법적 다툼까지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정 전 의원은 18일 서울시장 출마 선언하겠다고 하지만 당 지도부가 과연 정 전 의원의 복당을 허용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결국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은 박원순 시장과 박영선·우상호 의원 등 3파전 양상으로 압축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현역 프리미엄을 내세운 박 시장을 박영선·우상호 의원이 바짝 추격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경선의 가장 큰 관건은 박 시장의 현역 프리미엄을 두 의원이 어떤 식으로 공략할 것인가다. 다만 당 지도부가 경선에서 결선투표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2~3위 후보 간의 합종연횡도 가능해, 결선투표로 갈 경우 박 시장이 상당히 불리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친문 지지층이 경선 과정에서 누구를 선택할지 여부도 가장 큰 관건 중 하나다. 박 시장이나 박영선·우상호 의원 모두 문재인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친문 지지층은 이 세 사람 모두 친문 인사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문 대통령과 친분이 있느냐의 여부보다 당선 이후 앞으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어떻게 도와줄 것인지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민주당 당원의 70% 정도가 친문 지지층이라는 점을 살펴보면 세 후보 모두 친문 지지층을 어떤 식으로 잡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때문에 이들 세 후보는 친문 지지층 잡기에 상당한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장 경선이 흥행할 것인지, 후보 간의 갈등으로 인해 시끄러운 잡음이 될지도 중요한 변수 중 하나다. 아울러 경선에서 패배한 후보들이 승리한 후보의 승리를 위해 발 벗고 도와줄 것인지 여부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후보 경선이 과열 양상으로 흘러가면 안 된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는 결국 당 지도부가 경선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 최근 불거지는 미투 운동에 대해 일각에서는 당내 계파 갈등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당내 후보들 간의 과열 경쟁이 결국 미투 운동으로 폭발됐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당 지도부가 과열되는 경선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민주당의 가장 중요한 숙제다.

왼쪽부터 이석연 전 법제처장,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뉴시스
왼쪽부터 이석연 전 법제처장,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뉴시스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의 선택은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로는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유력시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당 지도부는 이 전 처장에게 서울시장 도전을 이야기했다고 알려졌다. 이 전 처장은 조만간 출마 여부를 세간에 밝히겠다는 뜻을 보였다. 그동안 자유한국당은 내세울 후보가 없어 상당히 많은 고심을 해왔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거론됐지만 ‘참신성’이 많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황교안 전 총리가 물망에 오르기도 했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총리를 했던 인물이기 때문에 배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결국 이 전 처장이 서울시장 후보로 유력시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이 전 처장을 박원순 시장과 맞붙을 사람이라면서 추켜세우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안철수 전 대표가 가장 유력시되고 있다. 현재 바른미래당은 통합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지지율이 답보 상태에 놓이면서 지방선거에서 패배할 수도 있다는 공포감이 형성되고 있다. 때문에 안 전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 바른미래당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안 전 대표는 16일 인재영입위원장직을 맡으면서 한달 만에 당무에 복귀한 상태로, 서울시장 출마 여부는 아직 고민 중이다. 그러나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는 거의 유력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당 안팎에서는 안 전 대표 이외에 서울시장 후보로 나설 인물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안 전 대표 역시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선거 캠프를 꾸렸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그만큼 현재 바른미래당은 안 전 대표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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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의 판세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처럼 3당의 서울시장 후보 윤곽이 드러나면서 4월부터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장 선거는 ‘박원순·문재인 심판론’ 대 ‘정권안정론’의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박원순 시장의 4년 시정에 대해 비판하면서 문재인 정부 역시 심판해야 한다는 주장을 들고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서울시장은 민주당 후보가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조사한 여론조사 지지율을 보면 민주당이 상당히 유리한 상황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6~8일 전국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p)에서 서울지역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 48%, 자유한국당 11%, 정의당 9%, 바른미래당 5%, 민주평화당 1%, 없음 및 의견유보는 26% 등으로 나타났다.(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 홈페이지 참조)

하지만 서울시장 선거가 반드시 민주당에게 유리하다는 것은 편견이고, 결국 투표함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는 대형 이슈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앞으로 있을 대형 이슈에 따라 서울시장 선거 판도가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결과가 선거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서울시장 후보들이 어떤 공약을 내놓느냐에 따라 또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 교육감 후보로 누가 나서느냐도 중요한 문제다. 개헌 이슈 역시 서울시장 선거 판세를 바꾸는 중요한 결정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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