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윤혜경 기자】롯데제과가 영업직원에게 무리한 실적압박과 이를 위한 선매입을 조장한다는 주장을 적극 반박한 가운데 롯데제과가 과거부터 영업직원에게 강도 높은 실적 압박을 해왔다는 분석이 나왔다.

23일 기업리뷰 및 기업분석 사이트 잡플래닛이 기업 위기 징후 모니터링 시스템인 ‘알리’를 이용해 지난 2014년부터 쌓인 롯데제과 기업 평가 분석에 따르면 롯데제과 영업 직군 종사자가 작성한 150여 건의 리뷰 중 130여 건이 영업압박에 대한 고충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려 86.7%가 영업압박에 대한 토로 글인 것이다.

영업직군 재직자들은 “국내 매출은 이미 한계점에 도달해 성장정체기에 접어들었으나, 본사에서의 매출 압박이 심하다”, “판매목표가 비현실적이다”, “과도한 푸쉬성 매출이 반품증가로 이어져 결국 이익이 감소한다”며 영업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논란이 됐던 ‘선매입’을 언급한 리뷰도 상당 있었다. 선매입은 판매되지 않은 물건을 실제로 판매한 것처럼 매출 장부를 조작하라는 뜻으로, 사실상 영업직원에게 불법을 조장하는 셈이다.

이달 초에 올라온 리뷰에는 영업직원 개인의 카드 한도가 중요하며, 한도가 자신의 매출을 결정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영업직원의 사비로 매출을 만들어야 하는 실정임을 털어놓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매출 때문에 가매(가짜 매출)을 잡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영업사원에게 밀어내기를 하는 회사다. 월말에 실적 마주려고 가매출 잡거나 점포에 대량으로 매출 잡은 뒤 다음 달에 반품하는 행위가 빈번하다” 등 선매입을 잡는 행위가 직접적으로 언급되는 내용이 다수 있었다.

하지만 롯데제과 측은 회사 차원의 조직적인 강요는 없었다며 적극 반박한 바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사측에서 목표를 강제해 개인이 사금융을 쓰면서 수억원에 가까운 피해를 본다는 게 사실이라면 현재 2000명이 넘는 롯데제과 영업사원들이 왜 아직 남아 있겠냐”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제과 영업 직군 근무자들이 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성장할 것’이라고 판단한 비율은 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직군에서 성장 가능성 비율이 20%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저조한 수치인 것이다. 이는 선매입 등 영업실적 압박이 회사의 장기적인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잡플래닛 관계자는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본사와 물리적으로 떨어진 영업소가 많은 산업에서는 영업 사원의 위법 행위를 개인의 문제로 간주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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