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남초불매운동/여성차별기업고발 계정 캡쳐
사진=남초불매운동/여성차별기업고발 계정 캡쳐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두통약 게보린으로 유명한 삼진제약이 여성차별기업으로 지목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불매운동이 벌어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여성고용차별 기업을 고발하고 불매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남초불매운동/여성차별기업고발’ 계정이 삼진제약을 여성차별기업으로 지목하고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일 해당 트위터 계정에는 “두번째 불매기업은 ‘삼진제약’입니다. 삼진제약 불매에 동참하실 분들께서는 3월 25일 해시태그 운동에 동참해주시길 바랍니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트윗은 28일 기준으로 3982번 리트윗됐다.

해당 계정은 삼진제약이 남성에 비해 늦은 여성 직원의 진급과 급여 등 인사 차별이 심하다며 불매운동기업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여성직원의 승진이 같은 학력의 남성보다 평균적으로 2년 정도 늦게 이뤄진다. 입사호봉과 진급의 속도, 급여에서도 남성과 여성의 차이가 존재했다”는 과거 언론 보도를 인용해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실제로 약사출신이 아니면서 경영진의 친인척이 아닌 주임이상 직급의 여자는 극히 드물다”는 취업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삼진제약 직원이 남긴 기업평가를 인용키도 했다.

삼진제약의 여성임원은 2명에 불과하다. 그 중 1명은 공동 창업주 최승주 회장의 딸인 최지현 이사다.

남성과 여성 직원 간의 급여 차이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2016 회계연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남성 1인당 평균급여는 6428만원인데 반해 여성은 4752만원에 불과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한국릴리의 60%에 달하는 여성임원 비율, 50%대의 영업부 전체를 포함한 전체 관리자급 여성비율 등을 강조하며 다국적 제약사와 한국 제약사와의 여성직원 지위와 복지 수준을 비교키도 했다.

그러나 삼진제약 측은 자신들이 여성차별기업으로 불매운동 대상으로 지목된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며 제기된 문제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여성을 특별히 승진에서 누락한다거나 차별한 적 없다”고 밝혔다.

우선 여성의 승진이 남성보다 평균적으로 2년 정도 늦게 이뤄지는 것에 대해서는 남성의 군 복무 기간을 반영한 것으로 일반적인 인사 기준을 적용했다는 입장이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남자의 경우 입사시 군 생활 2년을 호봉에 적용해 승진 시점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일부러 여성을 늦게 승진시키는 것 아니다”라며 “이는 저희만 그런 것이 아니라 대부분 국내 제약사들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이어 “여성과 남성의 진급이 수년 이상 차이가 난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며 여성의 주임이상 직급이 드문 것도 아니다. 여성 주임이나 과장, 팀장 다 있다”고 답했다.

남녀 급여 차이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도 “여성 직원의 경우 공장 근무자 비중이 높아 급여 평균에서 차이를 보일 뿐, 동일 업무 대한 남성과 여성의 급여 차이를 두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또 국내 제약사와 상황이 다른 다국적 제약사와 전체 직원 수나 근속연수 등 근무환경을 감안하지 않고 직접 비교하는 것도 무리라는 입장이다.

내부 직원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게시물의 내용에 대해서도 삼진제약 관계자는 “객관적 사실이나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 한 것으로 보기 힘들다”며 “다수가 같은 목소리로 같은 의견을 낸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일부 몇 명의 의견을 가지고 여성고용차별기업으로 모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남초불매운동/여성차별기업고발’ 계정은 여성복지우수기업을 소개하는 동시에 여성고용차별 기업을 고발하고 이에 대한 불매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의 불매운동은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지목된 여성고용차별 기업의 실명을 공개하고 ‘#여성차별_○○○○_불매’ 해시태그를 퍼뜨리는 이른바 ‘해시태그 총공격’을 주로 한다. SNS에서 많은 이용자가 같은 해시태그를 한 번에 많이 올리는 방식의 불매운동을 통해 여성고용차별 기업 실태를 공론화하겠다는 취지다.

해당 계정은 앞서 지난 24일 오후 8시를 기점으로 채용과정에서 성차별 사실이 들어나 해당 인사팀장이 구속된 ‘국민은행’에 대한 불매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또 오리온에 대한 불매 운동도 검토했지만 오리온 측으로부터 관련 연락을 받고 잠정 연기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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