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작가 보며 소설가 꿈꿔
꾸준한 필사·독서가 많은 도움 돼
신춘문예 등단, 집필에 큰 힘 될 것
희망과 위로가 되는 글 쓰고 싶어

‘2018 투데이신문 직장인 신춘문예’ 소설부문 수상자 최민하 작가 ⓒ투데이신문
‘2018 투데이신문 직장인 신춘문예’ 소설부문 수상자 최민하 작가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사람을 위로하는 글을 쓰고 싶어요”

영어 강사이자 딸을 둔 평범한 엄마였던 최민하 작가는 마흔 살이라는 나이에 등단한 박완서 작가를 보며 소설가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박 작가와 마찬가지로 뒤늦은 나이에 글쓰기에 입문한 최 작가는 최근 꿈의 결실을 맺었다.

최 작가는 ‘2018 투데이신문 직장인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카와라우’를 출품해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번지점프의 명소로 알려진 카와라우와 오랜 세월을 기다린 끝에 울음을 터뜨리는 매미의 이야기를 세련된 문장으로 엮여냈다는 평을 받았다.

다른 사람들에게 작은 위로와 희망이 되는 글을 쓰길 소망한다는 최 작가. <투데이신문>은 최 작가가 종종 찾는다는 집 근처 카페에서 소설가로서의 그의 삶에 대해 이야기해봤다.

‘2018 투데이신문 직장인 신춘문예’ 소설부문 수상자 최민하 작가가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2018 투데이신문 직장인 신춘문예’ 소설부문 수상자 최민하 작가가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Q. 신춘문예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소감이 어떤가.

행복하다. 당선 전화를 받은 순간의 기쁨은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다.

Q. 영어강사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계기로 글을 쓰게 됐나.

마흔 살에 등단한 박완서 작가님의 얘기를 듣고 소설가의 꿈을 키웠다. ‘나도 해보고 싶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와 동기부여가 됐다. 소설가로서 꿈을 꾸기 시작하고 단편 소설 위주로 많이 찾아 읽었다. 4년 정도 필사와 독서를 하고 소설강좌를 수강하기도 했다.

Q. 당선작 ‘카와라우’에 대해 소개 바란다.

뉴질랜드를 배경으로 취업과 영주권 취득을 위해 여러 고충을 겪으며 살아가는 세 젊은이의 사랑과 우정을 그렸다. 20대 때의 해외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이민생활의 녹록지 않은 현실을 보여주고자 했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한 젊은이들을 좌절과 절망을 이야기하지만 결국은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

Q. 작품 속 배경을 뉴질랜드의 카와라우로 설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소설의 소재를 주인공의 번지점프로 설정했다. 그 과정에서 세계 최초로 번지점프를 시작한 장소인 카와라우를 배경으로 채택하게 됐다.

Q. 매미의 이야기를 통한 묘사가 굉장히 인상적이다. 심사위원도 이 부분을 높이 평가했는데.

매미를 통해 세 남녀 주인공 각각의 변화 상황에 대한 심리를 표현하고 싶었다. 매미가 주인공들에게 각자의 의미로써 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또 매미의 일생이 선천적으로 비극적인 측면이 있어 이 부분을 주인공들의 삶에 투영하기에도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Q. 주요 등장인물 중 한명인 도현은 마지막 여행지로, 삶이라는 긴 여행의 마지막도 카와라우의 번지점프대를 선택했다. 그 이유는.

도현이 마지막 여행지로 카와라우를 선택한 이유는 그가 갖고 있던 로망의 장소였기 때문이다. 카와라우에서의 번지점프는 그가 꼭 해보고 싶은 것, 느끼고 싶은 것, 가지고 싶던 것이다. 그가 간절히 원했던 영주권과 동일 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도현에게 카와라우는 마지막 여행지가 될 수도 있었겠지만 어쩌면 또 다른 시작점이 될 수도 있는 곳이기도 하다.

Q. 번지점프대에서 도현의 모습에서 전해지는 자유와 슬픔, 허탈감 등 복합적인 감정이 죽음을 암시하는 복선이었나.

번지점프대에서 도현이 느낀 자유, 슬픔, 허탈감 등은 그의 심리를 묘사하기에 좋은 포인트는 맞다. 하지만 꼭 그 복선이 죽음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사소한 것이지만 하고자 했던 일을 이루는 것, 그로부터 느끼는 감정은 성취감뿐만 아니라 공허함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런 모든 복합적인 감정을 복선으로 드러내기에 번지점프대는 좋은 장치였다고 생각한다.

Q. 카와라우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나.

예기치 못한 상황에 처하며 오는 좌절과 실패가 있지만 희망과 위로가 되는 시간도 분명 도래할 거라는 걸 말하고 싶었다.

​‘2018 투데이신문 직장인 신춘문예’ 소설부문 수상자 최민하 작가 ⓒ투데이신문
​‘2018 투데이신문 직장인 신춘문예’ 소설부문 수상자 최민하 작가 ⓒ투데이신문

Q. 작품을 쓰면서 에피소드가 있다면.

매미의 이야기를 작품에 엮고 싶은데 정보가 너무나 부족했다. 그러던 중 중학생인 딸아이의 교과서에서 매미가 암컷을 유혹할 때 울기도 하지만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지 말라고 경계하거나 친구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릴 때도 운다는 정보를 얻게 됐다. 내 소설과 딱 들어맞는다고 생각했다. 교과서가 꽤 큰 도움이 됐다.(웃음)

Q. 아쉬운 점은 없나.

문장을 조금 더 매끄럽게 다듬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다.

Q. 작가가 생각하는 좋은 소설, 훌륭한 소설은 무엇인가.

단편소설만 놓고 이야기한다면 문장으로 말하는, 문장으로 주제를 일관성 있게 얘기하는 소설이다. 문장으로 알지 못했던 일상을 핀셋으로 집어내듯 꺼내어 감동을 주는 글이 훌륭한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Q. 글 쓰는 일이 자신에게 가장 큰 힘이 된 순간은 언젠가.

이번 투데이신문 직장인 신춘문예 등단이 가장 큰 힘이 되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소설가라는 꿈에 한 발짝 가까워지고 한 챕터의 마침표를 찍는 터닝포인트가 됐다. 다음 챕터의 여정이 매우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Q. 앞으로 어떤 글을 쓰고 싶나.

중년의 나이에 배낭여행을 시작했다. 그 이야기를 가지고 여행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소설만 놓고 이야기한다면 직간접적으로 사람들에게 희망과 위로가 되는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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