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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현대중공업이 2년만에 다시 희망퇴직 칼을 꺼내들자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3일 오후 울산 본사 노동조합 사무실을 방문해 희망퇴직과 조기정년 선택제 실시 방침을 전달했다. 이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오는 16일부터 29일까지 2주간 사무직과 생산기술직 등 근속 10년 이상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이번 희망퇴직에 응하면 통상임금 최대 20개월치와 자녀 학자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사측이 내놓은 조건은 통상임금 최대 20개월치와 자녀 학자금 지급이다. 또 만 5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한 조기 정년 선택제에 참여하면 60세까지의 근속 포상금 등 정년퇴직에 준하는 금전적 보상도 이뤄진다.

사측은 일감부족에 따른 경영악화를 희망퇴직 이유로 들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수주 급감에 따른 일감 부족을 이유로 지난 2015년 1월 과장급 이상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단행한 뒤 같은해 3월 여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이어 2016년 5월에는 과장급 이상 사무직과 기장 이상 생산 기술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 두해 동안 총 350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사측은 오늘 오전 발행한 사내 소식지를 통해 “그동안 팔 수 있는 자산은 다 매각했고 인적 구조개선과 사업 분할 등 체질을 강화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쏟았다”며 “그러나 수주가 되지 않아 돈줄은 막혔고 물량은 급격히 떨어져 야드가 점점 비어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금은 모든 것을 죽느냐 사느냐의 관점에서 냉정하게 판단해야 하며 우리 스스로 결단해야 하는 현실임을 직시해야 한다”며 “노동조합도 우리 종업원과 가족, 그리고 지역사회와 국가 경제를 위해 가야할 길이 어딘지 고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사측의 희망퇴직 결정에 “무능경영은 뒤로 한 강제 희망퇴직”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성명서를 내고 “지난 2015년 당시 권오갑 사장은 담화문을 통해 회사 체질개선이 마무리 단계에 왔기 때문에 더 이상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음을 선언했다”며 “구성원을 상대로 사기 친 권 사장은 지금 그룹지주사 대표이사로 승진했고 그 말을 철떡 같이 믿었던 우리는 바보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부는 3월 27일 민주항해를 통해 ‘구조조정 술책에 맞선 총력투쟁 준비 끝’이라고 밝혔듯이 그 어떤 인적 구조조정에도 단호히 투쟁할 것임을 강조해왔다”며 “야수의 심정으로 구조조정을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노조는 지난 3일 오후 노동조합 사무실 앞에서 앞에서 ▲ 임원 삭발 투쟁 ▲ 지부장 단식 ▲ 집행부 철야농성을 진행하겠다는 투쟁선포식을 열었다.

이날 박근태 노조 지부장은 “회사가 조합원 순환휴직과 교육을 계속 진행하는 가운데 희망퇴직을 가장한 구조조정까지 시행하는 것은 노조 조직력을 훼손하려는 술수”라며 강경 투쟁을 선포했다.

한편, 노조는 4일 조선업종 노조연대 차원의 상경집회를 시작으로 5일 고용노동부 항의집회 등 희망퇴직 중단을 위한 총력투쟁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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