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관위에서 열린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모의개표에서 모의투표용지를 분류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관위에서 열린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모의개표에서 모의투표용지를 분류하고 있다. ⓒ뉴시스

인천시장 선거, 전국선거의 바로미터 역할
유정복 vs. 與 박남춘·김교흥·홍미영 경선

친박 vs. 친문 프레임 대결로 이어져
정의당 가세하면 선거판도 무시 못 해

6.1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 중 하나가 인천시장 선거다. 인천시장 선거가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라는 이야기는 예부터 꾸준히 나왔다. 실제로 대선에서 전국 득표율과 인천 득표율이 비슷하게 나오는 사례가 많다. 이런 이유로 각 정당은 인천시장 선거를 두고 혈전에 나선다. 인천시장을 잡는 당이 결국 6.13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때문이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 선거 프레임은 본의 아니게 ‘친문 대 친박’의 대결로 치달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자유한국당 소속 유정복 현 인천시장은 과거 한나라당 시절 박근혜 당시 당 대표의 비서실장을 했고, 박근혜 정부에서 안전행정부 장관을 지낸 대표적인 친박 인사라 할 수 있다. 다른 친박들은 당에서 쫓겨나거나 검찰 수사와 재판을 받는 등 제대로 후폭풍을 치렀지만, 유 시장은 인천시장이라는 자리 때문에 당시 후폭풍을 피할 수 있었다.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유 시장을 인천시장 후보로 결정했다. 아무래도 현역 프리미엄이 상당히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남춘·김교흥·홍미영 인천시장 예비후보 ⓒ뉴시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남춘·김교흥·홍미영 인천시장 예비후보 ⓒ뉴시스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군

현재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군은 박남춘 의원, 김교흥·홍미영 예비후보 등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선대상인 만큼 그 결과를 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박 의원이 다소 앞서고, 김교흥·홍미영 예비후보가 이를 바짝 쫓는 형국이다.

박 의원의 경우, 대표적인 친문 핵심 인사라는 점 때문에 다소 유리하다는 평가가 있다. 박 의원은 노무현 정부 때 대통령비서실 인사수석과 국정상황실장 등을 지내면서 문 대통령과 상당한 친분을 쌓았다. 더욱이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를 맡고 있던 시절, 이른바 ‘문재인 흔들기’가 당 안팎에서 벌어졌을 때 박 의원은 앞장서 문재인 당시 대표를 두둔한 친문 핵심 인사다. 그런 점을 살펴보면 현재 민주당 인천시장 경선에서 박 의원이 다소 유리한 상황이다.

물론 결선투표를 도입했기 때문에 1차 투표 때 과반 이상의 득표를 하지 않으면 2차 투표로 갈 수밖에 없다. 이때 3위 후보 지지층이 2위 후보를 지지하게 된다면 박 의원으로서는 상당히 힘든 경선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박 의원이 대세이기는 하지만 김교흥·홍미영 예비후보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교흥 예비후보는 현역 의원. 즉 박 의원이 인천시장에 출마하게 되면 민주당은 원내 제1당의 지위를 상실할 수도 있고, 원내와 원외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홍미영 예비후보 역시 문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자료집에 넣는 등 이른바 ‘문재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 ⓒ뉴시스
자유한국당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 ⓒ뉴시스

인천시장 선거, 관전 포인트는

결국 이번 인천시장 선거는 ‘친문 대 친박’ 프레임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이미 박 의원은 ‘친박의 그림자를 인천에서 지워내자’는 프레임을 걸어 유 시장을 저격했다. 아직까지 본격적인 선거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유 시장에게는 과연 어떤 프레임을 짤 것인지 고민되는 대목이다.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리서치뷰가 뉴시스의 의뢰로 지난달 30~31일 인천시민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인천시장 선거 가상대결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민주당 세 후보 중 누가 나오더라도 유 시장을 20%p 안팎의 격차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이틀간 만 19세 이상 인천시민 1000명(휴대전화 가상번호 50%, RDD 유선전화 50%)을 대상으로 ARS 자동응답시스템으로 진행해 2.9% 응답률을 나타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18년 2월말 현재 행정자치부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라 성·연령·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했고,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2.9%다. 2018년 2월 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인구비(성별·연령별·지역별)에 따른 사후 가중치를 부여했다(셀 가중). 보다 자세한 내용은 리서치뷰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볼 때, 유 시장이 현역 프리미엄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민주당 다른 후보들은 본격적으로 선거에 뛰어든 데 반해 유 시장은 아직 선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않았다. 때문에 단순히 여론조사 수치가 낮다 해서 선거에 불리하다고 할 수 없다.

정의당 후보의 출마도 인천시장 선거판도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정의당에서는 인천시장 후보로 김응호 예비후보가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정의당 후보의 출마가 인천시장 선거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유는 정의당과 민주평화당이 선거연대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평화당과 정의당은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이라는 공동교섭단체를 꾸렸다. 이어 선거연대도 할 가능성이 높다. 후보가 겹쳐지지 않는 지역에 한해서 선거연대를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다시 말하면 정의당이 인천시장 후보를 낼 경우, 평화당이 선거운동 과정에서 지원 사격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개혁세력 유권자들의 표심이 분산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정의당에서 후보를 배출할 경우, 인천시장 선거판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거 바로미터 ‘인천’

여타 선거에서 인천 지역의 선거결과는 전국 선거결과와 일치하는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인천시장을 어느 정당이 갖고 가느냐에 따라 지방선거의 판도가 완전히 바뀌게 된다. 특히 인천은 지리적 특성상 서울 강서지역과 경기 서남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와도 맞물린다. 따라서 인천시장을 어느 정당이 갖고 가느냐에 따라 해당 지역의 기초단체장 선거도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이들 지역이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인천시장이 무너지게 될 경우 이들 지역도 무너지게 되는 셈이다. 따라서 각 정당은 인천시장 선거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인천시장 선거가 그야말로 전국 선거 판도를 완전히 바꿔버리는 중요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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