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기순익 등 실적 개선 불구 올해 성과급 없어
주주 배당금 60%↑, 박 회장 등 오너일가 수혜
사측 홍보팀 성과급 미지급 이유 “우리도 몰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뉴시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뉴시스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금호산업이 실적개선 등을 이유로 박삼구 회장 등 오너일가에게 큰 수혜를 안기는 통큰 배당에 나선 반면 정작 임직원에게는 올해 성과급 지급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10일 금호산업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올해 임직원에게 성과급이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금호산업은 그동안 적게는 100만원에서 임원의 경우 많게는 2000만원까지 성과급을 지급했다.  지난해 3월에는 일반 직원은 200~300만원 사이, 팀장이나 소장급은 평균 500만원 이상, 임원은 평균 2500만원의 성과급이 지급됐다. 지난 2016년 3월에도 일반직원은 평균 100만원, 임원은 평균 2000만원의 성과급이 지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올해는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았다. 사측에서 이번 성과급 미지급에 대해 직원들에게 별도의 설명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금호산업의 경우 성과급에 대해 협상할 노동조합도 없다.

금호산업의 지난해 성적이 나쁜 것도 아니었다. 금호산업은 지난해 매출 1조2979억원, 영업이익은 311억원, 당기순이익 86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3.9%, 24.6%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은 자회사의 영업 개선으로 전년 대비 140.9%로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재무구조도 큰 폭으로 개선돼 부채비율이 전년 말 대비 79.7%포인트 하락한 229.7%를 나타냈고, 차입금도 전년 말 대비 517억원 줄어든 2172억원으로 감소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의 몫은 고스란히 주주 배당금으로 옮겨갔다.

금호산업은 지난달 30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보통주 1주당 500원, 종류주(우선주) 1주당 550원을 현금배당하기로 결정했다. 배당금총액만 176억8503만원으로 전년 106억2283만2600원(보통주 1주당 300원, 종류주 1주당 350원) 보다 60%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금호산업은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금호홀딩스(현 금호고속)가 45.54%로 최대주주로 올라서있다. 박삼구 회장은 0.03% 수준이다. 하지만 금호산업을 지배하고 있는 금호홀딩스는 박삼구 회장 일가가 지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1일 기준으로 금호홀딩스는 박 회장이 29.7%, 아들인 박세창 사장이 21.0%%, 딸 박세진씨 1.7%%, 부인 이경열씨 3.1% 등 친족지분이 50%가 넘는다.

이번에 실시되는 통큰 배당의 상당 몫이 고스란히 박 회장 일가에게 돌아가는 구조다. 박 회장은 지난해 금호산업으로부터 상여금 없이 급여만 6억7200만 원을 보수로 받았다. 아시아나항공 급여(7억 3000만원)까지 포함하면 14억1100만 원을 그룹으로부터 받았다. 이는 지난 2016년보다 보수가 8억원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박 회장 보수에도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았다. 하지만 금호산업의 통큰 배당으로 얻은 수익은 이를 상쇄할만큼 더 크다. 단순계산만으로도 82억원 상당이 박 회장 등 친족에게 돌아갔다. 배당수익만 전년보다 30억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결국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으면서 실적 개선의 몫은 직원이 아닌 박삼구 회장 등 오너일가에게만 수혜가 돌아간 꼴이 됐다.

금호산업은 임직원에게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은 것에 대해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금호산업 홍보팀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성과급 미지급 배경에 대해 “우리도 잘 모른다. 경영상 판단일 것”이라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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