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⑩] 울산시장 선거, 현역 vs. 친문
[6.13 지방선거⑩] 울산시장 선거, 현역 vs. 친문
  • 홍상현 기자
  • 승인 2018.04.13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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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당과 단일화가 승패 변수
자유한국당, ‘미친개 발언’으로 경찰과 대립구도
‘보수 아성’ 무너뜨릴 숙제 안은 더불어민주당
강력한 노조 바탕으로 진보·보수 혼재된 울산
민주당-민중당의 후보 단일화가 최대 변수로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소속 김기현 시장,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후보 ⓒ뉴시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소속 김기현 시장,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후보 ⓒ뉴시스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울산광역시장 선거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김기현 현 시장의 측근 비리 의혹 수사가 세간에 화제가 되면서다. 울산시장은 지난 20년 가까이 보수 정당이 놓친 적이 없는 자리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이번에는’이라면서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보수 정당의 텃밭인 울산시장에 과연 어떤 당이 깃발을 꽂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지난달 16일 자유한국당은 발칵 뒤집어졌다. 이날 울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울산시장 부속실과 건축 관련 부서 등 울산시청 내 사무실 5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인 것. 압수수색의 이유는 울산시장 비서실장 A씨가 울산지역 한 아파트 건설 공사 과정에서 특정 레미콘 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건설사 측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혐의 때문이다. 여기에 김 시장의 동생이 울산의 또 다른 아파트 건설 현장에 부당한 압력을 가한 혐의도 있다.

이날 자유한국당은 김 시장의 공천을 확정했다. 이를 두고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공천을 확정한 날에 압수수색을 한 것은 김 시장을 죽이기 위한 것이라면서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는 논평을 냈다. 이후 ‘사냥개’, ‘똥개’ 등의 비하 발언이 쏟아지자 경찰은 반발하기 시작했다.

경찰 커뮤니티에는 ‘豕眼見惟豕 佛眼見惟佛(시안견유시 불안견유불, 돼지 눈으로 보면 돼지로 보이고, 부처 눈으로 보면 부처로 보인다는 뜻). 사냥개나 미친개가 아닙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경찰관입니다’라는 손팻말이 올라왔다. 경찰 출신의 모임인 경우회도 장 수석대변인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등 경찰의 반발이 이어지자 결국 장 수석대변인이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그 여진은 계속 남아있다.

전국 경찰 온라인 모임인 ‘폴네티앙’의 회원 20여명이 지난 3월 25일 오후 부산 사상구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 사무실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다. ⓒ뉴시스
전국 경찰 온라인 모임인 ‘폴네티앙’의 회원 20여명이 지난 3월 25일 오후 부산 사상구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 사무실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다. ⓒ뉴시스

진보와 보수 혼재된 울산

울산시장 선거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이 ‘미친개’ 논란 때문이다. 장 수석대변인의 논평에 대한 경찰의 반발은 현재 일단락됐지만, 정치권은 이 논란이 울산시장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앞서 언급한 대로 김기현 현 시장을 울산시장에 공천했다. 민주당은 친문계인 송철호 전 국민고충처리위원장을 단수추천했다. 이어 바른미래당은 이영희 울산시당 공동위원장을, 민중당은 김창현 울산시당 위원장을 공천하면서 울산시장 선거는 4파전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장은 1997년 7월 광역시로 승격된 이후 1998년 2회 지방선거부터 지난 20여년간 보수 정당이 꿰찼던 자리다. 그만큼 울산은 보수 정당의 파워가 상당히 거세다. 반면 총선에서는 울산 일부 지역은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강한 노동조합에 속한 노동자들이 많기 때문에 진보 성향의 국회의원이 배출된다. 이처럼 울산 지역 민심은 독특하다. 민심의 정체성이 극과 극을 달리기 때문이다. 때문에 민주당이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기 쉽지 않다. 실제로 지금까지 총선 등을 살펴보면 보수정당 후보나 진보 성향의 후보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케이스는 많지만 민주당 등 중도 진보 성향의 후보는 당선된 사례가 흔치 않다.

실제로 울산을 가보면 진보와 보수의 성향이 뚜렷하게 나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지역의 경계만 넘어가도 ‘진보의 땅’이 되고, 다른 한 지역의 경계만 넘어도 ‘보수의 땅’이 된다. 이 같은 울산의 독특한 지역적 특성 때문에 후보들의 선거운동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이유로 보수 정당은 지난 20여년 동안 울산시장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이번에도 자유한국당은 울산을 절대 뺏길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6년 7월 19일 현대자동차 노조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연대투쟁을 결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016년 7월 19일 현대자동차 노조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연대투쟁을 결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이번에는?

울산시장 선거는 민주당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선거가 분명하다. 오히려 부산시장이나 경남지사 선거는 ‘해볼 만하다’라는 평가지만, 울산시장 선거는 ‘사력을 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울산에서도 문재인 대통령 바람이 불고 있다. 때문에 이번에는 지난 선거보다는 해볼 만하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김 시장 측근 비리 의혹 등이 불거지고 ‘미친개’ 발언 논란으로 자유한국당이 더욱 코너에 몰린 모습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민주당이 완전히 승기를 굳힌 것은 아니다. 김 시장의 현역 프리미엄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쉽지는 않지만, 지난 선거들에 비하면 ‘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민주당-민중당 후보단일화 가능할까?

이번 울산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결국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진보정당인 민중당과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울산 지역 노조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민중당 후보와의 단일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울산이라는 독특한 지역 특색으로 인해 민주당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민중당과의 후보 단일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는 그동안 당 지도부가 선거연대를 ‘정치공학’이라면서 배제해왔다는 점이다. 그런데 선거 승리를 위해 후보 단일화 협상에 나선다면 이율배반적 행태가 되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후보 단일화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진보 표심이 분산된다면 가뜩이나 쉽지 않은 선거는 더욱 어렵게 된다. 이 때문에 진보정당인 민중당과의 후보 단일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결국 ‘키’는 민중당이 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