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4주기] “평범한 어느 날 널 보내야 했다” 눈물로 얼룩진 안산
[세월호참사 4주기] “평범한 어느 날 널 보내야 했다” 눈물로 얼룩진 안산
  • 전소영 기자
  • 승인 2018.04.16 2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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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4주기 추모 행진 및 영결·추도식 열려
평일에도 수천명 시민들 세월호 추모 행렬 참여
‘기억하고 행동하겠습니다’,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으로 안전한 사회 한마음으로 기원
ⓒ투데이신문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추모 행진에 참석한 시민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참사가 발생한 지 어느덧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4년, 우리 국민들은 여전히 세월호를 기억하고 함께 아파하고 있다.

세월호 4주기인 16일 경기도 안산에서는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추모 행진과 4·16세월호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이 열렸다.

오후 1시로 예정된 추모 행진 시간이 가까워지자 시민들이 하나둘씩 집결지인 4호선 고잔역 앞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월요일임에도 불구하고 고잔역은 학생부터 엄마와 함께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까지 행진에 참여하기 위한 시민들로 붐볐다. 주최 측이 준비한 ‘기억하고 행동하겠습니다’,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가 적힌 손피켓과 국화꽃을 든 시민들의 얼굴에는 숙연함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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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기억교실이 있는 안산교육지원청 앞 ⓒ투데이신문

이날 추모 행진은 고잔역을 시작으로 세월호 기억교실이 있는 안산교육지원청과 단원고등학교, 생명안전공원 설립 예정인 화랑유원지 부지를 거쳐 목적지인 정부 합동분향소로 이어졌다.

고잔역을 출발한 시민들의 발길이 가장 먼저 닿은 안산교육지원청. 교실 수가 부족해 학교 운영이 어렵다며 교실을 비워달라는 다른 학부모와 학교 측의 요구에 따라 희생 학생들이 사용하던 교실을 ‘세월호 기억교실’이라는 이름으로 이곳에 옮기게 됐다. 비록 아이들이 생활하던 학교는 아니지만 이렇게나마 아이들의 마지막 남은 흔적을 간직할 수 있다는 데 위안을 삼으며 아쉬움을 달래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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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앞에서 헌화하는 시민들 ⓒ투데이신문

세월호 기억교실을 지나 다음으로 발길이 닿은 곳은 아이들이 실제 뛰놀고 공부하던 단원고 앞. 학교 앞에 도착한 시민들은 주최 측에서 나눠준 국화꽃을 헌화하며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아이들을 위한 짧은 묵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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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유원지에 바람개비를 세우는 시민들 ⓒ투데이신문

단원고 앞에서 나눠준 노란 바람개비를 받아 든 시민들은 화랑유원지로 향했다. 화랑유원지에는 오는 2020년까지 8곳에 흩어져 있는 아이들을 한곳에 모으고 안산이 생명과 안전의 도시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생명안전공원(가칭)’이라는 이름의 세월호 추모공원이 지어질 예정이다. 화랑유원지에 들어선 시민들은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마음을 담아 손에 들고 있던 노란 바람개비를 세운 후 정부 합동분향소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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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세월호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 ⓒ투데이신문

오후 3시부터는 정부 합동분향소 앞에서 ‘4·16세월호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 영결·추도식’이 진행됐다. 이날 영결·추도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유승민 대표,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참석했다.

이 총리는 “세월호참사는 대한민국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뼈아픈 교훈을 남겼다”라며 “우리 사회 전체가 생명과 안전에 대해 얼마나 박약한 의식과 체제와 역량을 가졌는지 입증했다.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이 국민들께 큰 불행을 안기고, 진실 왜곡과 거짓 주장이 얼마나 잔인한 범죄인지를 깨우치게 했다”고 정부를 대표해 추도사를 전했다.

이어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와 선체조사위원회가 진실규명에 협력해 최선을 다하길 부탁한다”며 “세월호 사건에 대한 기억과 치유, 안전을 위한 여러 사업들이 차질을 빚지 않도록 정부가 나서겠다”고 유가족과 국민에게 약속했다.

유가족을 대표해 추도사를 전한 (사)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 전명선 운영위원장은 “세월호 희생자 304명에게 죄스러운 마음뿐이다. 진실규명은 아직도 이루지 못했다. 이 자리는 희생자 304명의 완전한 명예회복을 위한, 끝이 아닌 시작이다”라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에게 “이제는 고통 없는 그곳에서 편히 쉬기를 바라며 구름이 되고 바람이 돼 귓가에 바람이 스칠 때 너희가 함께 하고 있다고 생각하겠다”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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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편지를 낭독하는 남서현씨 ⓒ뉴시스

참사 희생자인 단원고 2학년 2반 故 남지현양의 언니 남서현씨가 희생학생 형제자매를 대표해 추모편지를 낭독했다.

남씨는 “사고 이후 3년이 흐르면 괜찮아 질 거라고 했는데, 아직 준비가 안 됐나 보다. 평범한 어느 날 널 보내야 했다”라며 “화랑유원지에 생기게 될 추모시설과 0.1%의 봉안시설이 안전사회로 나아가는 시작이 되도록 만들 것이다. 세월호가 왜 침몰했는지, 왜 구조하지 않았는지 아직까지 밝혀진 게 없지만 이제 시작이다”라고 떠나간 동생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렸다.

영결·추도식 마지막에는 정부 대표와 유가족, 국민들의 헌화가 순서대로 이뤄졌다. 국화꽃을 손에 쥐고 희생자들 사진 앞에 선 유가족들은 영결·추도식 내내 꾹꾹 눌러 담았던 눈물과 슬픔을 쏟아냈다.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도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김태선(49)씨는 “그동안 세월호참사를 잊고 살았던 건 아닌지 미안한 마음이 들어 이번 4주기 추모식에는 꼭 참석하고 싶었다”면서 “아직까지 밝혀진 진실이 없기 때문에 답답하고 제대로된 국가가 맞나 싶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김씨는 “향후 화랑유원지에 들어설 추모공원을 통해 전 국민이 안전의 중요성을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두 번 다시 세월호참사와 같은 안타까운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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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추모 행진에 참석한 시민들 ⓒ투데이신문

최윤실(25·여)씨는 “세월호참사를 통해 다른 사람의 아픔을 돌아볼 줄 알게 됐다. 화나고 슬프고 우울하기도 하다”면서 “세월호참사가 마냥 슬프게만 기억되는 건 희생자들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들이 나야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사건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지연(28·여)씨는 “세월호참사 당시에는 외국에 머물렀기 때문에 그날의 비극을 실감하지 못했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분향소가 없어진다고 해 동참하게 됐다”며 “세월호참사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진상규명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을 좋은 곳으로 가길 바라는 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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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이후 4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영영 물속에 갇혀있을까 걱정스러웠던 세월호 선체가 지상으로 올라왔고 뒤늦게나마 희생자 일부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또한 그날의 진실도 조금씩 선명해지고 있다.

하지만 세월호는 아직도 현재 진행 중이다.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가 남아있으며 진실의 퍼즐 조각도 다 맞추지 못했다.

세월호참사의 마침표를 찍기 위해서는 지금도, 앞으로도 국민들의 기억과 행동 그리고 관심이 필요하다. 진실규명과 안전사회 건설, 남은 이들의 상처 치유를 위해 많은 국민들이 끝까지 유가족의 손을 놓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