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26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 마련된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남북정상회담 일정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26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 마련된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남북정상회담 일정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오는 27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개최될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오전 9시 30분 군사분계선에서 첫 만남을 갖는다. 김 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 여사의 동행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26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 마련된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남북정상회담 일정을 공개했다.

임 실장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T2와 T3 사이로 군사분계선을 넘는다. 문 대통령은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사이에 있는 군사분계선에서 김 위원장을 맞이한다. 이후 두 정상은 우리 전통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며 공식 환영식장으로 도보로 이동, 자유의 집과 평화의 집 사이에 위치한 판문점 광장에 도착해 의장대 사열을 포함한 공식 환영식을 갖는다.

환영식을 마친 뒤 양 정상은 회담장인 평화의 집으로 이동한다. 김 위원장은 평화의 집 1층에 준비된 방명록에 서명하고, 문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진행한다. 양 정상은 접견실로 자리를 옮겨 사전환담을 나눈 뒤, 2층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해 10시 30분부터 정상회담을 시작한다. 오전 정상회담이 종료된 후, 양측은 별도의 오찬과 휴식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오후에는 남북 정상이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며 군사분계선 위에 공동기념식수를 진행한다. 기념식수 장소는 고 정주영 회장이 소떼를 몰고 방북했던 군사분계선 인근의 ‘소떼 길’이다. 기념식수 나무는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생 소나무로, 식수에는 한라산과 백두산의 흙을 함께 섞어 사용하고, 김 위원장은 한강수를, 문 대통령은 대동강 물을 줄 예정이다. 식수 표지석에는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는 문구와 함께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서명이 담긴다.

공동식수를 마친 두 정상은 군사 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친교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눈다. 이후 양 정상은 다시 평화의 집으로 이동해 오후 일정을 이어간다. 정상회담을 모두 마친 뒤 양 정상은 합의문 서명과 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임 실장은 “가급적 정식 공동 발표를 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합의 내용의 수준에 따라서 그 형식과 장소를 결정하도록 협의했다. 현재 미정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무엇보다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이라는 핵심의제에 집중된 회담”이라며 “지난 특사단 평양 방문에서 확인한 비핵화 의지를 양 정상이 직접 어느 수준에서 합의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것을 어떤 표현으로 명문화할 수 있을지가 어려운 대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비핵화에 대한 명시적 합의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까지 정상 사이에 공감을 이룰 수 있을지, 이 역시 참모들이 결정할 수 없는 대목”이라며 “결국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내일 정상 사이의 몫으로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고 부연했다.

오후 6시 30분부터는 평화의 집 3층 식당에서 양측 수행원이 참석하는 환영만찬이 열리고, 이후 환송행사가 진행된다. 평화의 집 앞마당에서 양 정상은 판문점 평화의 집 전면을 스크린으로 활용한 3D 영상을 감상한다. 영상의 주제는 ‘하나의 봄’이다. 해당 영상에는 역사의 현장이 될 판문점 평화의 집을 배경으로 한반도의 어제와 오늘, 내일이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으로 표현된다. 이로써 모든 공식행사가 마무리된다.

이날 공개된 북측 공식 수행원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철·최휘·리수용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용호 외무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 9명이다. 또 만찬에는 김 위원장의 핵심 보좌진 25여명이 함께할 예정이다.

과거 정상회담과는 달리 이번 북측 공식수행원에 군부·외무라인 책임자들이 포함된 것에 대해 임 실장은 “처음에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라며 “군 핵심 책임자 참석은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남북 긴장완화에 대한 내용이 중요히 다뤄지기 때문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의 동행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임 실장은 “아직 배석자 협의가 완료되지 않았다”며 “오후 회담이나 만찬에 참석할 수 있길 기대하지만, 아직 확정적으로 말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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